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금통위 금리동결, 한은총재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금통위 금리동결, 한은총재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오늘 금통위에서는 2%기준금리를 9개월째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치적고려든 자의적 판단이든 어쨌거나 저금리 효과에 매달리는 게 현재로선 낫다는 결정을 내린 듯 하며, 지금의 초저금리의 부작용 보다는 인상시의 불안감이 이를 압도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소개한 것처럼 이성태 한은총재 개인은 시장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오늘 결과와 상관없이 굉장히 균형 잡힌 시각을 보유한 그의 모두발언을 천천히 읽는 것만으로 많은 도움이 될 듯 싶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저하고야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이성태 총재의 발언 곳곳에서 그간 제가 주장해온 내용들과 흡사한 부분들을 찾을 수 있어 반갑기도 합니다.

내용을 간추려 보면,

'4분기 성장은 높지 않은 플러스 예상, 내년 흑자규모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 큼'

'통화정책이 구조조정을 할 수는 없지만 기여는 가능, 면민히 살피고 있다'

'기준금리 2%는 역사적으로 상당히 낮음, 항상 혜택과 손해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일본 사례를 통한 기준금리인상 반대론은 정답 아님, 그저 단편적인 면일 뿐'

'통화정책결정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다.' 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오늘이 아니더라도 금리인상이야 어느 때건 시행되겠지만, 문제는 정치권이 통화확대든 부양을 위한 재정확대든 계속해서 생색내기 좋은 인플레이션 유발책을 쏟아내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데 있어 보입니다.






금통위, 한은총재 모두발언 및 질의응답
(매일경제)


■ 한은총재 모두발언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 2%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경기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상황이 나아지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고 내수 쪽에서도 다소 호전이 됐다. 이것이 제조업, 서비스업 생산에 반영돼 전체적으로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 수출은 중국, 동남아 수출이 잘되고 있고 소비는 승용차 판매 등이 호조를 보였다. 9월 숫자로는 설비투자, 건설투자도 증가했다. 이런 것들이 제조업 쪽에 반영되면서 제조업 가동률이 80%수준으로 올라왔다.

물가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 상승했다. 통화정책의 목표가 2.5%에서 3% 사이인데 그보다 밑에 있다. 그 동안 오른 유가가 시차로 인해 충분히 반영 안된 점이 있고 지난 몇 달간 원화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세가격은 수급 상황을 반영해 높은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쪽에서는 주식가격이나 채권금리가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 몇 달간 계속 오른 주식가격이 최근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금융기관의 여신활동은 총부채 상환비율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이 둔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경기는 재정정책의 경기진작 효과가 4분기 이후에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분기부터 민간부문이 살아나고 있고 수출도 당분간 괜찮을 것으로 보여 경기 회복세는 4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유럽, 미국과 같은 주요 선진국의 회복이 본격화 됐다고 볼 수 없고 은행의 기업에 대한 여신활동도 활발하지 못하다. 이런 점에서 세계 경제 전망이 탄탄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국내도 4분기 이후 재정부분이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민간부문의 소비가 이것을 얼만큼 잘 받쳐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4분기 성장률 자체는 2분기나 3분기처럼 높은 수준을 보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동안은 1분기 침체로 인한 반사효과가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컸었지만 4분기 이후에는 정상화 과정을 밟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4분기 이후 플러스 성장은 할 수 있을 것이다.

물가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2%까지 떨어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2%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는 앞으로 상당기간 흑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흑자 폭은 점점 작아질 것이다. 올해 연간으로 흑자가 40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내년에는 흑자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이다.

통화정책은 당분간 국내 경기의 확대 속도와 세계경제의 회복을 고려해 당분간 현재 상황을 유지할 계획이다.




■ 질의 응답


▲ 주택가격이 선진국에 비해 조정을 덜 받았고 기업구조조정의 필요성에 의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나?

-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 우선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지난 3월 이후 9월 중순까지 주택가격 상승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민들한테 알리고 관계당국과 협의를 할 때도 그런 얘기를 했다. 그런 것들이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바로 잡는데 도움이 됐고 금융당국이 지나친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데도 효과를 냈다. 이로 인해 주택가격 상승세도 확산이 진정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통화 정책이 여러 가지 측면을 균형 있게 봐야 되는 것이라서 주택가격 움직임이 지난 9월 하순 이후 조금은 걱정을 덜어 줬다.

- 개개 기업으로 볼 때는 경쟁력이 강한 기업은 살아 남아야 하고 경쟁력이 약한 기업은 퇴출이 돼야 할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경제 시스템 전체가 너무 큰 위험에 노출돼선 안 된다. 병 고치려다 환자가 위험지경에 이르러선 안될 것이다. 통화정책만 가지고 구조조정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통화정책이 주택가격이나 구조조정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경제가 적당한 정도의 긴장을 유지하기 위한 수준을 염두 해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통화정책에 반영돼 있다. 지금까지의 정책판단은 아직은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켜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쨌든 기준금리 2%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상당히 낮은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혜택과 손해를 항상 저울질 하고 있다.


▲ 윤증현 장관이 금통위에서 현명한 판단을 하기 바란다고 한 것은 어떻게 보시는지?

- 통화정책의 최종 결정은 금통위가 하지만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은 사회 전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은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비단 정부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의 발언이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 통화정책 결정에서 이례적으로 환율 하락에 대해 언급했는데 환율의 추가 하락이 경제에 부작용을 일으킬 지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 우리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상당히 큰 나라이다. 수출입뿐만 아니라 대외 개방 정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해외여행, 유학연수도 많아졌다. 결과적으로 환율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물가와 주가, 시장금리에도 환율이 미치는 영향도 크다.

환율의 변동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요한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환율이 안정돼 있으면 관심도가 떨어지겠지만 변동성이 커지면 관심이 높아진다. 환율의 변동폭이 지난 1년간 상당히 컸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결정하면서 상당한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달의 물가변동의 원인으로 원 달러 환율이 언급됐다고 하는 것은 최근에 갑자기 관심을 받았다기 보다는 최근 환율 하락의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을 의식한 것이다.

따라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는 정책결정에 영향을 준다


▲ 금융완화기조의 부작용과 위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 이자가 낮다는 것은 경제 의사결정을 하는데 좀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기를 유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가 늘어나고 성장과 고용이 좋아지길 바라는 것이다.

반대로 너무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게 되면 물가와 자산가격 상승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고 경상수지 적자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원화가치 하락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지금의 금리수준이 적정한가 따질 때는 이득은 뭐고 부담이 뭔지 생각해 결정한다.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어느 부분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낮은 금리가 물가수지, 경상수지악화,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자산가격 상승이 문제가 되는 것은 나중에 그것이 원위치로 되돌아 가면서 문제가 될 수 있고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오르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로써는 저금리 기조를 끌고 가면 그것으로 인한 이득이 손실보다는 크다고 볼 수 있다.


▲ 금리인상 시기는 언제쯤?

- 지난 2분기와 3분기는 예상했던 것보다 성장률이 훨씬 더 높았다. 작년 4분기와 연초에 기업들이 좋지 않은 상황을 예상하고 몸집을 최대한 줄였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수출을 늘리면서 재고조정이 상당히 컸다. 작년 4분기와 올해 초에는 실제 위기보다 기업들이 생산을 더 줄였던 것이다. 2분기와 3분기는 줄이는 속도를 늦춰 감속시켰다. 이런걸 조정하는 것이 기업의 몫이다.

그런 과정에서 성장률이 너무 떨어지고 너무 올랐다. 이건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한국은 작년 4분기부터 상당히 강력한 경기 진작책을 썼던 것이고 2분기와 3분기에 이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4분기에는 이러한 일과성 요인들이 사라질 것이다.재정이 무한정 적자를 내면서 부양을 할 수는 없으니까 4분기 이후에는 속도가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에도 성장률은 플러스가 되겠지만 큰 폭은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비 플러스가 되긴 할 것 같은데 재정에서 경기 부양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4분기 이후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하는 가는 관찰해야 할 일

한국은 선진국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다. 경기대책을 빨리 썼고 규모도 컸다. 그리고 우리의 주력 수출 종목이 상당히 좋은 환경을 맞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가전 등이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경제는 재정에서 오는 효과를 상당히 빨리 봤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기 효과는 우리와 달리 내년에도 많이 걸쳐 있다. 한국은 내년에는 경기 효과가 약해질 것이다.

금리 인상 시기는 연내에 있을지 내년에 있을지는 말할 수 없다. 재정 효과가 약화되면서 민간부문이 얼마나 잘 받쳐 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당분간 금리는 인하를 생각하지 않고 있고 언젠가는 정상화 시키는 쪽으로 가긴 가야 하는데 그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것은 말하기 어렵다. 물가는 안정될 것인가? 자산가격은 갑자기 상승할 염려는 없는가를 고려하면서 결정할 것이다.


▲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논리 중 하나로 일본의 장기 침체를 들 수 있다. 현재 한국 상황과 과거 일본의 자산 버블 상황을 비교하면?

- 통화정책이 너무 느슨해도 곤란하고 너무 긴축적이라도 곤란하다. 지금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적합한 수준이냐 하는 것이 고민이다. 중앙은행이 강조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시각이다. 정책을 결정할 때 최소한 앞으로 1년 이후 세계경제 환경과 우리경제 상황을 예상한다. 정책이 1년이 한계가 아닌 연속된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순환주기로 생각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생각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1년, 길게는 3년 이상을 생각하고 정책을 하는 것이다. 나중에 봤을 때 경제구조를 더 나쁘게 만들어서 장기적으로 저성장 구조로 간다 던지 너무 고금리로 가서 장기적인 투자를 억제하지는 않을 지 생각해야 한다.

저금리만 나쁜 게 아니라 고금리도 나쁠 수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중장기 적으로 날렵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설명이 많이 있지만 정답이 나와있는 것 같지는 않다. 너무 단편적인 사실만 집어내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서 어떤 시기의 금리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상당한 수준의 유동성이 거둬 들여지고 있다. 그것까지 포함해서 출구전략이라 하면 이미 전략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도 어떤 의미에서는 출구전략이 시작 됐다.

출구전략을 끊어서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을 출구전략이라 한다면 앞으로 3~5년 이후 한국경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튼튼한 구조가 될 것인가를 생각해 결정하고 있다. 너무 빨리 올려서 민간에서 살아나는 경기를 짓밟지는 않을 지 걱정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것을 우리가 매달 하고 있다. 오늘 금통위가 내린 답은 동결이고 한 달에 한번씩 매번 답안지를 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 올해 연간으로도 플러스 성장으로 볼 수 있을지?

- 긍정하기도 부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 G20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금리인상의 시기도 각자 다를 수 밖에 없다. 금리를 올린 나라들도 있었지만 크게 관심을 받지는 않았다.


▲ 신종플루의 영향력은 어떻게 보시는지?

- 신종플루 확산 속도와 지속기간에 따라 다른데 상당히 강한 가정을 세우면 1% 이하의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충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석남식 기자 / 성원경 기자]

 

 

작성자 청년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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