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2일 일요일

미국경제, 멀어지고 있는 출구전략


미국경제, 멀어지고 있는 출구전략 (DERI)


높은 실업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미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



미 연준은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 부양 효과로 주택경기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활동의 회복세는 나타내고 있으나, 지속되는 실업률 및 소득 정체로 인해 기준금리를 제로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

▶ 연내 두 자릿수 실업률이 현실화됨에 따라 재정 및 통화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이 조기에 실행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으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빨라야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





미 연준, 상당기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 고수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11월 FOMC에서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제로금리(0~0.25%) 수준으로 동결하며 시장의 기대에 부합했다.

앞서 미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연율 3.5%를 기록하며 2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소비지출은 5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반전하는 등 경제지표가 엇갈린 신호를 보여주고 있어 미 연준의 고민이 깊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 연준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예외적으로 낮은 기준금리 수준을 상당 기간에 걸쳐 유지할 필요가 있다(economic conditions are likely to warrant exceptionally low levels of the federal funds rate for an extended period)”는 기존의 문구를 유지하였으며, 이는 확장적 정책의 기간과 강도가 약해질 수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금융시장의 여건은 9월 회의 이후 지금까지 대체로 변화가 없었으나 주택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이전 9월 성명서에서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Household spending seems to be stabilizing)고 밝혔던 가계소비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appears to expand)’이라는 표현으로 선회했다는 점이다.


 

 

자료 : Bloomberg, 대신경제연구소(DERI)



실제로 신규주택판매는 정부의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8,000달러)으로 1월 연32만 9천 호에서 8월 41만 7천 호로 증가했으며, 신규주택건설착공 건수 역시 4월 연 49만 9천 호에서 7월 59만 3천 호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일 발표된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가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기준선인 50을 상회한 55.7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확장국면을 지속한 점도 경기 회복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억제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FRB의 관리수준(2% 내외)을 단기간 내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초저금리 기조 유지 및 경기회복 따른 인플레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FOMC 성명에서도 여러 차례 밝혔듯이 상당한 정도에 이르는 수요 부진은 비용상승 압력을 계속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안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산가격의 버블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와 출구전략의 조기 집행이 필요하다는 견해에 맞서 제로금리 정책의 당위성을 지지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한편,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규모(1조 2,500억 달러)는 동결하고 기관채권 매입 규모를 당초
최대 2,000억 달러에서 1,750억 달러로 변경하였으나, 이는 정책 기조가 변화했다라기보다는 Fannie Mae와 Freddie Mac에 의해 공급되는 증권 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데 따른 제한적인 수량 변동에 불과하며 이를 출구전략의 시그널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고용상황 악화로 인한 소비 부진은 여전히 염려되는 바


미 10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전월 미 실업률이 시장 컨센서스(9.9%)를 상회하는 10.2%를 기록하며 26년 만에 두 자릿수 실업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용이 대표적인 경기 후행성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과 어느 정도의 실업률 상승은 이미 예견되었다는 점에서 시장에 가해진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또한 실업률 상승과는 달리 고용 감소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점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는데, 전월 고용 감소 규모는 지난 1월 74만 1천명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으며 고용시장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신규실업보험 청구건수 역시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용시장의 악화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 연준이 우려했던 지속되는 실업과 소득 증가의 정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시간당 평균 임금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고용 불안에 따른 소비심리의 회복은 최근 정체 현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장 역시 미국의 실업률이 2011년 일정 시점까지 9%대의 고 실업률 상태가 장기화될 것이고 그에 따른 소비지출 역시 장기간 미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


결론적으로 연내 두 자릿수 실업률이 현실화됨에 따라 재정 및 통화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이 조기에 실행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고용 감소 속도는 둔화되는 가운데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패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 연준은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MBS(모기지담보부증권)과 공사채 매입이 마무리된 이후 금리 인상 시점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로서는 빨라야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Source
: DERI  Economist 채 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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