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1일 금요일

日 또 물가하락, 인플레 율 1% 달성 못할 것. 고물가 한국은?

 

日 또 물가하락, 인플레율 1% 달성 못 할 것.

고물가 한국은?

Japan’s Consumer Prices Fall a Third Month; Jobless Rate at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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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거의 물가가 오르지 않아 디플레이션에 빠져있다고 자평하는 일본의 소비자 물가가 7월까지 3개월간 또다시 유가 하락을 이유로 0.3% 하락해 인플레이션율 1%대로 높이기 위해 정책을 펴는 일본중앙은행을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일본의 소비지출이 올 들어 처음으로 하락해 내수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는데 맥을 같이 하는 소식입니다.

GDP의 60~80%를 차지하는 일본 내수의 성장부진은 지속적인 물가하락을 가져오고 있으며 이는 어찌 보면 침체 속에서도 일본 국민이 어찌어찌 살아가는 힘이 되고 있는데 반해,

임금상승 등 정상적인 가계소득증가를 통한 내수부양엔 별 관심 없는 정부가 물가만 폭등시켜 놓은 한국은 국민들이 살아가기 정말 어려운 나라가 되어가고 있는 게 최근 수년간의 모습입니다. 취업 등 모든 사정이 하등 일본보다 나을 게 별로 없으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럴 바엔 디플레가 오히려 살기 낫다고 생각하는 게 무리가 아닙니다.

이건 여담입니다만 어제 한나라당 유력인사 이야기가 신문에 나왔습니다.

여러 이야기 중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이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수년간 언론을 통해 나왔던 이야기라 사실 같지만 그렇게 믿게 하려고 했을 뿐, 사실 같은 근로자 간 윗돌 빼 아랫돌 메우는 식으로는 절대 비정규직 문제 등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전체적인 소득 하향화를 불러 내수침체를 가속할 뿐입니다.

한국에서 왜곡되어 버린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 등 차별은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이 분명합니다. 또 양당이 서로 치고받는 건 그렇다 쳐도 상대 후보 법인설립 시 가족을 이사 감사로 올렸던 것에 대해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하는 건 정말 중소기업 법인 설립의 현실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게 아닌가 합니다.

최근 감사선임 의무조항은 없어졌지만, 만약 이런 어리석은 주장을 현실화하겠다고 이사선임에서 가족을 배제하면 법인설립기업의 어려움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실제 현실에 별로 관심 없는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추진하는 경제정책은 결국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 크게 기대할 게 없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Japan’s Consumer Prices Fall a Third Month; Jobless Rate at 4.3%

 

inLN6l6aM53cJapan’s consumer prices fell for a third month in July, underscoring concern that the central bank is too optimistic about the outlook for achieving its 1 percent inflation goal.

Consumer prices excluding fresh food dropped 0.3 percent from a year earlier, the statistics bureau said in Tokyo today. That matched the median estimate in a Bloomberg News survey of economists. The jobless rate stayed at 4.3 percent, a government report showed.

Today’s data may reinforce doubts over the central bank’s efforts to reverse more than a decade of deflation as the European debt crisis hurts Japan’s economy by dragging down exports. Central bank Governor Masaaki Shirakawa last week said that it’s likely the inflation goal will be realized after the end of fiscal 2013.

“Japan is still in a deflationary phase,” Masayuki Kichikawa, Tokyo-based chief economist at Bank of America Merrill Lynch, said before today’s release. “The bad news is that the global slowdown has been prolonged so the BOJ will probably have to delay its time line to achieve the inflation goal.”

Oil prices decreased 8.2 percent from a year earlier in July, according to data compiled by Bloomberg. The drop was the main reason for the decline in consumer prices, Yoshiki Shinke, chief economist at Dai-Ichi Life Research Institute in Tokyo, wrote in a report before the release.

The central bank forecasts a 0.7 percent gain in consumer prices for the year starting in April 2013. The average forecast of 40 economists was a 0.18 percent increase for the same period, according to an August report by the Japan Center for Economic Research.

To contact the reporter on this story: Toru Fujioka in Tokyo at tfujioka1@bloomberg.net

 


 

Japan’s Consumer Prices Fall a Third Month; Jobless Rate at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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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7월 소비자물가가 3개월째 하락했는데 이는 일본중앙은행이 1% 인플레이션 목표가 대해 너무 낙관적인 게 아니냐는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

통계청은 오늘 도쿄에서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0.3% 하락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측 중앙값 결과와 동일했다. 정부보고서에서 실업률은 4.3%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 자료는 유럽의 부채위기로 일본의 수출이 하락하고 이로 인해 일본경제를 악화시켜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것을 막으려는 일본중앙은행의 노력에 의구심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중앙은행장인 마사키 시라가와는 지난주에 인플레이션 목표는 2013년 회계년도 이후에 실현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BOA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사유키는 일본은 여전히 디플레이션 상황이며 안 좋은 소식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일본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년도를 계속 연기하려 한다는 점이라고 보고서 발표 전에 말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7월 유가는 전년대비 8.2%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은 소비자물가 하락이 주요한 요인이라고 다이이치 생명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인 요시키 신케가 오늘 발표 전 보고서에 썼다.

중앙은행은 회계연도 시작일인 2013년 4월까지 소비자물가가 0.7% 오를 것을 예상하고 있는데 JCER의 8월 보고서에 따르면 40명의 이코노미스트의 평균 예상은 같은 기간 0.18% 오르는 것이다.

작성자 청년사자

日 소비 올 첫 하락 및 차 보조금 고갈. 울고 싶은데 뺨 때린 독도.

 

日 소비 올 첫 하락 및 차 보조금 고갈.

울고 싶은데 뺨 때린 독도.

Japan Retail Sales Slide With End of Car Subsidies Lo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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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를 살리기 위해 4월부터 시작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일본정부의 보조금이 8월 말 현재 겨우 10% 정도 남은 것으로 알려지자 향후 소비위축이 본격화될 것이며 이번 분기 1% 수준인 경제성장이 연말에 오히려 (-)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동차 판매가 주도해온 7월 일본 소비는 전년 비 0.8% 하락해 8개월 만에 처음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수출둔화와 내수부진이 겹쳐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 보조금 지급 같은 부양을 더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상황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부양정책의 1단계가 마무리되던 2009년부터 결국 인센티브라는 게 미래소비를 끌어다 쓰기 때문에 몰핀 효과 뿐이라는 설명을 자주 했는데 일본뿐 아니라 거의 대다수의 나라가 대규모부양 능력을 상실한 채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부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결국, 효과가 없을 겁니다.

사면초가인 일본경제는 현재 답이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는데, 이번 독도 사태는 국내외 수십중고를 겪고 있어 울고 싶은 일본의 뺨을 때린 격으로 밖에 안 보입니다. 독도문제를 포함해 이 정부 들어 벌어진 수많은 부담은 적어도 수년간은 계속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Japan Retail Sales Slide With End of Car Subsidies Looming

 

Japan’s retail sales fell more than economists forecast in July as a winding down of government subsidies for car purchases threatens to further damp consumer spending in coming months.

The 0.8 percent decline from a year earlier was the first drop in eight months and compared with the median estimate of a 0.1 percent fall in a Bloomberg News survey of 13 economists. From a month earlier, sales slid 1.5 percent, according to data released by the trade ministry in Tokyo today.

Weakness in consumer spending and declining exports may make it harder for the government to prevent the economic contraction forecast for this quarter by Bank of America Merrill Lynch and Credit Suisse Group AG. Most of 274.7 billion yen ($3.5 billion) of subsidies for purchases of fuel-efficient cars is spent, with RBS Securities Japan Ltd. saying the program may run out of money next month.

“We can expect a plunge in spending in the fourth quarter because of the end of eco-car subsidies,” Masamichi Adachi, a senior economist at JPMorgan Securities in Tokyo and a former central bank official, said before today’s report.

The yen traded at 78.72 per dollar as of 9:07 a.m. in Tokyo, little changed from before the release.

Smaller summer bonuses for workers this year may have contributed to the sales decline. Payouts by large companies, often equivalent to several months’ pay, fell 2.5 percent after rising in the previous two years, according to the Japan Business Federation, also known as Nippon Keidanren.

Weaker Outlook

The Cabinet Office downgraded its assessment of the domestic economy for the first time in 10 months on Aug. 28 after shipments to the European Union fell 25 percent in July from a year earlier. Private consumption accounts for about 60 percent of Japan’s gross domestic product.

The Japanese economy, the world’s third-biggest, will grow 1 percent this quarter on an annualized basis after a 1.4 percent expansion in the previous three months, according to the median estimate of analysts surveyed by Bloomberg News. A minority of analysts forecast a contraction.

Japan passenger vehicle sales will drop as much as one- fifth in the next quarter from a year earlier, after growing about 53 percent in the first seven months, according to analysts at BNP Paribas and IHS Automotive. Only about 10 percent of the money allocated for car subsidies rolled out from April remained unspent as of Aug. 27, according to the trade ministry.

Carmakers such as Nissan Motor Co. (7201) are calling for additional stimulus as they lose state aid of as much as 100,000 yen per vehicle.

To contact the reporters on this story: Andy Sharp in Tokyo at asharp5@bloomberg.net; Keiko Ujikane in Tokyo at kujikane@bloomberg.net

 


 

Japan Retail Sales Slide With End of Car Subsidies Looming

 

7월 일본의 소매판매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는데 자동차 구매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감소는 향후 수개월간 소비지출을 둔화시킬 위험이 있다.

전년비 0.8%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8개월 내 처음 하락한 것이며 지난달 블룸버그가 13명의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조사한 예측중앙값은 0.1% 하락이었다. 판매는 1.5% 하락했다고 오늘 발간된 무역부 자료에 나타났다.

소비지출 약세와 수출 감소는 정부로 하여금 메릴린치와 크레딧스위스가 발표한 이번 분기 경기위축 예상을 막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고연비 자동차 구매를 위한 2,747억 엔 상당의 보조금의 대부분을 사용했으며 RBS증권은 다음달이면 이 돈이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사미치 아다시는 우리는 친환경차 보조금의 만료 때문에 4분기에 지출이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어제 보고서 발표 전에 말했다.

엔화는 오전 9:07현재 달러당 78.72엔에 거래되고 있으며 보고서 발표전과 거의 차이가 없다.

올해 줄어든 여름 보너스도 소매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기업들의 보너스는 종종 몇 달치 급여에 맞먹을 만큼 많은데 지난 2년간 증가한 이후 2.5% 하락했다고 일본의 게이단렌으로 알려진 JBF가 말했다.

Weaker Outlook

정부는 7월 EU로의 수출이 25%줄어든 이후 8월 28일 열달 만에 처음으로 내수경제평가를 낮추었다. 민간소비는 일본의 GDP의 약 60%를 담당하고 있다.

세계3위 경제국인 일본의 경제는 전분기 1.4% 증가한 이후 이번 분기 연 1% 증가수준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측중앙값결과 나타났다. 애널리스트 중 소수는 성장위축을 예상했다.

일본 승용차판매는 다음분기에 전년에 비해 1/5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BNP파리바스와 IHS 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들에 의하면 올해 7월까지는 약 53% 늘어났다. 무역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작해 8월 27일까지 남아있는 자동차 보조금은 약 10% 가량이라고 말했다.

닛산자동차 같은 자동차 회사들은 차마다 10만 엔 이상을 보조해주는 정부보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추가부양을 요구하고 있다.

작성자 청년사자

2012년 8월 28일 화요일

닛산, `경쟁사 제품도 구매할 것'. 한국에선 불가능한 일일까?

 

닛산, `경쟁사 제품도 구매할 것'.

한국에선 불가능한 일일까?

 

2012082783691_2012082777063지난 2000년, 자동차 강판의 계열사 공급방침을 깨고 입찰을 시행하면서 철강업계 구조조정을 불러일으켰던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의 이름을 딴 `곤 쇼크'라는 게 이번에는 원가를 낮추기 위해 경쟁사의 리튬이온 전지도 구매하겠다고 나서면서 `제2의 곤 쇼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출부진에 전력위기까지 겹쳐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기업들은 그래도 꾸준한 혁신과 지속경영을 통해 마켓쉐어를 상당 부분 회복한 상태입니다.

미국에서의 자동차 판매대수에서 현대기아차와 다투고 있는 닛산만 한 대기업이 계열사 구매를 포기하고 경쟁입찰에 나서는 건 큰 혁신이며 이는 도요타나 다른 대기업이 뒤를 이을 겁니다.

마치 한국의 현대기아차가 모비스나 기타 계열사를 통해 부품을 독점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 깨지는 것이나 삼성이 사내 IT를 LG CNS에 맡기는 상황과 비슷한데 비상장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편법증여와 횡령에 가까운 일들이 계속 반복되는 한국에선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름이 지나면서 공정위에서 대기업들로 하여금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아닌 외부 입찰을 활성화하도록 할 것 같더니 어느새 또 잠잠한 걸 보면 그런 구도를 깨는 게 쉽고 정치권에서도 강력한 의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너도나도 비정상이 정상을 구축해 스스로 자정도 안 될 만큼 혼탁해져 있는 게 현재 한국의 상황인데 조금만 이를 정상화하려는 시도가 보이면 당장 한국이 망할 것처럼 반발하는 정치인들과 언론, 기업단체들은 결국 사주가 밥그릇 뺏기지 않겠다는 명분을 대변할 뿐입니다.

기업의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닛산의 노력이 한국에 비하면 왜 이렇게 특별하게 느껴져야 하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日 `제2 곤 쇼크`…닛산, 경쟁사 제품 구매 (한국경제)

 

"리튬이온전지 계열사 독점공급 관행 깨라"

계열사 대신 히타치 선택

2000년엔 경쟁입찰 도입…철강업계 구조조정 불러

 

일본 닛산자동차가 내년 중 미국에서 판매할 예정인 친환경차에 히타치제작소의 리튬이온전지를 장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닛산이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전지를 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구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열사 위주의 경직된 부품 공급 체계로는 수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닛산자동차는 일본 전자업체 NEC와의 합병회사 오토모티브에너지를 통해서만 리튬이온전지를 공급받아왔다.

○품질 좋고 값싼 곳에 주문 몰아줘

2012082783691_2012082777071카를로스 곤 닛산 사장(사진)은 2000년 취임하자마자 철강제품 구입체계부터 뜯어고쳤다. 당시 일본 내 5개 철강사에 일정 비율씩 골고루 부여했던 구매비율을 깨고 경쟁입찰제도를 도입했다. 입찰에서 가장 싼 가격을 부른 신일본제철에만 발주물량을 몰아줬다. 도요타 등 경쟁 자동차회사들도 잇따라 닛산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철강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철강사는 점점 더 설 땅이 좁아졌다. 결국 가와사키제철과 NKK 등 중소 제철소들은 합병을 통해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자연스레 일본 전체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언론에서는 이를 ‘곤 쇼크’라고 불렀다.

리튬이온전지업계는 닛산의 이번 리튬이온전지 구입선 변경 결정을 ‘제2의 곤 쇼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국 등 외국 경쟁 업체들의 급성장으로 가뜩이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판에 닛산까지 나서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리튬이온전지 세계 시장점유율은 한국이 39%로 일본(35%)보다 앞서 있다. 닛산은 내년부터 미국 시장 주력 브랜드인 알티마와 패스파인더 등 두 종류의 친환경 차량에 히타치의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할 계획이다.

○리튬이온전지 가격 파괴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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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본 자동차메이커와 전자업체는 리튬이온전지 분야에서 공생관계를 유지해왔다.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독점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했다. 닛산자동차는 NEC와 51 대 49의 지분 비율로 오토모티브에너지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공동으로 리튬이온전지 생산회사를 만들었다. 혼다와 미쓰비시자동차는 GS유아사라는 배터리업체와 손을 잡았다. 자동차업체는 친환경차 핵심 기술 유출을 막을 수 있고, 전자업체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윈윈 전략’이었다.

그러나 2008년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수출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계열사 제품을 사주던 관행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구조가 된 것이다. 리튬이온전지의 품질이 어느 곳이나 비슷해진 것도 계열사 중심의 독점 공급체계를 깨뜨린 요인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BMW 등은 한국 등으로 리튬이온전지 공급선을 다변화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 저가 친환경차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부품 구입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닛산의 이번 결정으로 리튬이온전지 시장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대했던 것에 비해 친환경차 판매가 늘지 않고 있는 것도 가격 하락을 점치게 한다. 닛산의 전기자동차 브랜드인 리프의 작년 판매 대수는 2만여대로 당초 목표치인 5만대의 40%에 그쳤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리튬이온전지업계는 지금 공급과잉 상태”라며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일본재생전략에서 리튬이온전지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작성자 청년사자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구글, `애플특허 침해 평결. 모바일시장 발전 막아선 안 돼'

 

구글, `애플특허 침해 평결.

모바일시장 발전 막아선 안 돼'

Google Says Most Claims in Samsung Case Not Related to Android

 

apple-samsung-trial이번 미국 법원 배심원단의 삼성의 완전한 애플특허 침해 평결에 대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마음 편하게 승리를 만끽하긴 어려운 처지임엔 틀림없습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만들어 공급하는 구글이 그들의 가장 큰 고객인 삼성의 이번 판결에 대해 안드로이드 운영체계가 입을 타격은 미미하다고 발표하면서도 지금까지의 모바일 산업발전이 수많은 기술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만큼 이번 특허 위반 판결로 다양한 혁신활동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아무리 이번 특허 위반이 안드로이드 운영체계가 핵심이 아니긴 하지만 운영체계라는 게 사용해주는 디바이스가 있어야 힘을 쓰는 만큼 안드로이드의 핵심 파트너인 삼성의 타격은 곧 구글의 타격이기도 합니다.

작년부터 격화된 애플과 삼성 간의 지재권 소송을 다루면서 어차피 애플의 창조 사례도 과거 기술의 조합으로 나온 것인 만큼 지적재산권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이 오히려 신기술 창조에 대한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2011. 04 애플, 삼성 갤럭시에 특허침해 소송 제기. 격화되는 지재권 분쟁

이번 평결로 특허권 소송이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닐 수 있다고 자각하는 분들이 국내외에 많아지리라 보며, 지재권에 대한 주의 환기라는 순작용 외에 그렇잖아도 비대 해져가는 특허괴물들이 더욱 활개를 치는 부작용도 커져 중견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Google Says Most Claims in Samsung Case Not Related to Android

 

iPhone-Samsung-GalaxyGoogle Inc. (GOOG), responding to a jury verdict that found its partner Samsung Electronics Co. infringed Apple Inc. (AAPL) patents, said most of the claims “don’t relate to the core Android” software used in mobile devices.

“The court of appeals will review both infringement and the validity of the patent claims,” Mountain View, California- based Google said in a statement sent yesterday via e-mail. “Most of these don’t relate to the core Android operating system, and several are being re-examined by the U.S. Patent Office.”

Google, owner of the world’s largest Web-search engine, lets mobile-phone manufacturers weave its Android operating system into their handsets at no charge. It suffered a setback on Aug. 24, when a California jury said Samsung, the biggest user of Android, infringed Apple patents.

“The mobile mobile industry is moving fast and all players -- including newcomers -- are building upon ideas that have been around for decades,” Google said in the statement. “We work with our partners to give consumers innovative and affordable products, and we don’t want anything to limit that.”

To contact the reporter on this story: Tom Giles in San Francisco at tgiles5@bloomberg.net

 


 

Google Says Most Claims in Samsung Case Not Related to Andr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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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그들의 파트인인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배심원 평결에 대해 그들이 제기한 문제의 대부분이 안드로이드를 쓰는 모바일 기기의 핵심적인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다.

구글은 어제 관계자의 메일을 통해 앞으로 있을 항소심에서 특허침해에 대한 위반여부를 재검토하게 될 것이며 그들 중 대부분이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의 핵심사항과는 관계가 없으며 몇 가지는 미국 특허청에 의해 재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최대 웹서치 엔진을 보유하고 있는 구글은 모바일 폰 제조사들로 하여금 그들의 안드로이드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기기의 운영시스템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월 24일 캘리포니아 배심원단은 안드로이드의 최대 유저인 삼성에 대해 애플의 특허권을 위반했다고 평결해 타격을 입었다.

모바일 산업은 새로운 진입자를 포함해 모든 시장참가자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수십 년 동안 생성 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구글 관계자는 말했다.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제품들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의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활동들이 제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성자 청년사자

2012년 8월 25일 토요일

美 중산층과 부유층소득 비중 역전, 중산층 소득 감소 심각.

 

美 중산층과 부유층소득 비중 역전,

중산층 소득 감소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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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조사기관인 Pew Research Center가 소득을 중심으로 미국 중산층의 비중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나름 이코노미스트 인터넷 판에서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어 가지고 왔습니다.

밑에 해석도 했지만 간단히 보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전체 소득의 중앙값을 기준으로 2/3~2배까지의 소득을 버는 중산층의 소득 비중이 2000년 이후 급격히 줄어 최근 부유층 가계소득의 비중과 역전되었다는 게 주요내용입니다.

오른쪽 그래프인 소득계층별 중간소득수준은 2007년 부유층과 중산층 모두 최고를 기록한 이후 하락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의 소득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유층 소득은 상대적으로 덜 줄어드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저소득층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중산층이 가장 크게 소득이 감소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실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중간임금이 계속 하락되어 왔다고 연구소는 밝히고 있는데 결국 지난 10년간 양극화가 확대되어 온 것이 사실이며,

단지 경기가 나아지면 이런 구조가 개선될 수 있느냐에 대해선 부동산 붕괴로 심각한 손실을 입은 계층이 바로 중산층이기 때문에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그간 양극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던 미국 사회가 계층간 소득격차에 점점 더 민감해 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2010. 05 美, 소득ㆍ일자리 불평등 심화로 중산층 분노

 


 

Daily c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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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from the Pew Research Center suggest America's middle class is glum

 

MOST people like to describe themselves as middle class, which makes it a bit of a useless category. But the Pew Research Centre's most recent polling suggests that the proportion of Americans that place themselves in it has shrunk since 2008. This seems not to be because more people have suddenly decided that they are upper class. Instead it reflects the effects of a bad decade for America's middle men and women. The share of total household income going to all middle-income Americans (defined as those who earn between two-thirds and double the median) has been overtaken by those in the upper income group. This is not a case of a rising median pushing people out of the middle-income category, as the median wage actually declined between 2000 and 2010. There are two ways to interpret this. The first is that America's middle will bounce back when the economy eventually recovers from the aftershocks of the financial crisis. The second, gloomier, thesis is that more of the same can be expected as America's economy continues its decline relative to Chi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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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자신들을 설명하길 좋아하지만 the Pew Research Centre의 최근 조사결과에는 2008년 이후 중산층 비율이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부유층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

대신에 미국의 중산층 남녀들에게 최악의 시기에 처한 효과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전체 중산층 미국인(소득이 중앙값의 2/3에서 2배 사이에 있는 계층)이 버는 소득이 총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부유층소득에 의해 추월 당했다. 이것은 소득중앙값이 증가함으로 인해 중산층이 밀려나고 있다는 뜻이 아니며 실제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중간임금은 하락했다.

이것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경제가 회복되면 미국의 중산층이 다시 회복될 여지가 있다는 긍정적인 면과 둘째로 미국경제가 계속해서 중국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기대될 수 있다는 기존의 부정적인 이론이다.

작성자 청년사자

2012년 8월 23일 목요일

최대불황에도 폭스바겐은 승승장구, 7월 매출 12% 증가

 

최대불황에도 폭스바겐은 승승장구,

7월 매출 12%증가

VW Brand Sales Climb 12% in July as China Offsets Europe Sl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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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속에서도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의 7월 매출이 중국 수요확대로 12%나 늘어났다고 발표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같은 업종이라도 여전히 잘 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안 되는 곳은 구조조정으로 기업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양극화가 심해지는 건 비단 가계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업 간 양극화는 물론 유럽 내에선 국가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이미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2010. 06 유로 존 국가간 양극화, 결국 심해지나?

피아트나 푸조와는 다르게 꾸준 M&A를 통해 고급브랜드로의 인식전환에 성공하고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했던 폭스바겐은 현재 유럽 최대 자동차 그룹인 동시에 컴팩트카부터 고급 스포츠카까지 대부분 자동차를 생산하는 글로벌 거대기업이 되었습니다.

폭스바겐은 7월까지 독일의 저환율 정책 없이도 유럽을 제외한 중국과 미국의 매출이 수십%씩 늘어나고 있는 진정한 수출글로벌기업으로 보시면 되는데 이 불황에 잘 나가고 있는 기업들을 분석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VW Brand Sales Climb 12% in July as China Offsets Europe Slump

 

Volkswagen AG (VOW), Europe’s biggest carmaker, said sales at its namesake brand rose 12 percent in July as stronger demand in China made up for a decline in western Europe.

VW-brand deliveries increased to 468,300 cars and sport- utility vehicles from 418,600 autos a year earlier, the Wolfsburg, Germany-based manufacturer said today in a statement. Seven-month sales rose 10 percent to 3.26 million vehicles, accelerating from a 9.5 percent first-half gain.

“The Volkswagen Passenger Cars brand has grown global deliveries further, despite the continued difficult market situation, above all in western Europe,” Christian Klingler, the company’s sales chief, said in the statement.

The VW brand has offset a contraction in western European economies by expanding in the U.S. and China while volume manufacturers that are more dependent on the region, such as PSA Peugeot Citroen (UG) and Fiat SpA (F), eliminate jobs and cut capacity. Car sales in the European Union are forecast to drop 7 percent this year to 12.2 million vehicles, according to the ACEA auto- industry group.

In the first seven months of 2012, VW’s sales in western Europe, excluding Germany, fell 5 percent to 528,200 vehicles. The brand’s deliveries rose 2.5 percent to 361,400 cars and SUVs in its home country in the period.

Demand for VW vehicles in China rose 15 percent to 1.14 million vehicles through July. The brand’s U.S. sales surged 34 percent to 245,700 autos.

A new generation of the Golf hatchback is scheduled to be unveiled on Sept. 4 and enter showrooms in the fourth quarter. The compact accounted for 17 percent of VW-brand sales in 2011.

To contact the reporter on this story: Christian Wuestner in Berlin at cwuestner@bloomberg.net

 


 

VW Brand Sales Climb 12% in July as China Offsets Europe Slump

 

유럽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은 7월 서유럽의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의 수요가 커지며 폭스바겐 브랜드의 매출이 12% 늘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오늘 폭스바겐 브랜드로의 판매가 전년 418,600대에서 승용과 SUV부문 468,300대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7개월 판매는 10% 늘어난 326만대로써 1분기 9.5%보다 늘어난 것이다.

회사의 판매책임자인 크리스티앙은 폭스바겐의 승용차 브랜드는 시장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더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브랜드는 푸조 시트로엥이나 피아트 등이 일자리와 생산능력을 줄이는 사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시장을 확대하고 생산능력을 키워 서유럽의 경기침체에 영향을 상쇄하고 있다. EU의 자동차 판매는 올해 7% 하락한 1,220만 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ACEA 자동차 산업 그룹이 말했다.

올 들어 7월까지 폭스바겐의 독일을 제외한 서유럽 판매는 5% 하락한 528,200대였다. 이 기간 독일 내에서의 폭스바겐의 판매는 2.5% 늘어난 361,400대를 기록했다.

중국 내 폭스바겐에 대한 수요는 7월까지 15% 늘어난 114만 대에 이르며 미국에서의 판매는 34% 늘어난 245,700대이다.

골프 해치백의 새로운 세대 모델은 9월 4일 발표될 예정이며 4분기부터 판매가 시작될 것이다. 지난 2011년 폭스바겐브랜드 매출의 17%가 소형자동차였다.

작성자 청년사자

7월 日 수출감소와 에너지수입 증가로 무역적자 큰 폭 확대

 

7월 日 수출감소와 에너지수입 증가로 무역적자 큰 폭 확대

Japan Swings to Trade Deficit as Europe Drags Down Ex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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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반짝 흑자를 기록했던 일본의 무역수지가 7월 들어 다시 적자 폭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 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엔화강세와 유럽과 미국의 수요감소, 중국의 경기침체로 말미암아 수출이 8% 넘게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부를 제외한 전체 원전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에서 전력생산을 위한 대체에너지원의 수입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수요감소로 8월 초 1950년 이후 처음으로 5,000명 감원을 발표한 샤프나 연이어 이익 예상을 낮추고 있는 소니 등 굴지의 기업들이 어려움과 함께 고질적인 문제가 되어버린 일본의 전력부족 사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현재 한국행을 생각하는 일본 기업이 많아지는 것도 이와 관련된 부분이 많으며 실제 일본기업의 한국투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대기업들이야 자가발전으로 전력부족을 충당한다손 쳐도 중소기업들은 방법이 없는 겁니다.

일본 전문가 중에는 최근 일본의 대응도 소비세 인상에 따른 노다 총리의 정치적 부담, 경기침체 등 각종 이슈를 해외로 돌리기 위한 것이며 MB의 독도 관련 발언들은 울고 싶은 사람 뺨 때린 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Japan Swings to Trade Deficit as Europe Drags Down Exports

 

i7OliZxhXAk8Japan reported a wider-than-expected trade deficit in July as Europe’s sovereign debt crisis and a slowdown in China dragged down exports and higher oil prices boosted imports.

The shortfall was 517.4 billion yen ($6.5 billion), after a revised 60.3 billion yen surplus in June, the Finance Ministry said in Tokyo today. The median forecast in a Bloomberg News survey of 28 analysts was for a 270 billion yen deficit. Exports fell 8.1 percent from a year earlier, compared with an estimated 2.9 percent decline. Imports rose 2.1 percent.

Strength in the yen and weakness in global demand threaten to curb exports over the rest of this year, undermining the economy’s recovery after a contraction in 2011. Japan’s ninth deficit in 12 months underscores the country’s reliance on energy imports after atomic plants were shut down following last year’s earthquake and nuclear disaster.

“It’s unavoidable that Japan’s economic growth will lose steam this quarter,” said Kohei Okazaki, an economist at Nomura Securities Co. in Tokyo. “Global demand is looking stagnant as China’s economy is slowing while the advanced nations’ economies remain weak.”

The yen traded at 79.21 per dollar as of 9:02 a.m. in Tokyo, up more than 5 percent since mid-March. A stronger currency erodes export sales and profits. Today’s level compares with a post-World War II high of 75.35 in October.

Shipments to the European Union fell 25 percent in July from a year earlier, the biggest decline since October 2009, while those to China slipped 12 percent, the ministry said.

Struggle for Momentum

Japan’s gross domestic product advanced an annualized 1.4 percent in the three months through June, down from 5.5 percent in the first quarter.

“Japan has been struggling to regain export momentum as the global economy cools,” Junko Nishioka, chief economist at RBS Securities Japan Ltd. in Tokyo and a former central bank official, said before the report. “The trade deficit is likely to remain for the time being.”

Sony Corp. (6758), Japan’s biggest consumer electronics exporter, cut its full-year profit forecast on Aug. 2. Sharp Corp., the nation’s largest maker of liquid-crystal display panels, announced the same day it would eliminate 5,000 jobs worldwide in its first job cuts since 1950.

Japan has augmented its energy requirements through increased imports after shutting nuclear reactors for safety tests after last year’s meltdown in Fukushima.

“It’s totally unrealistic to expect a swift recovery in nuclear plant operations,” Masaaki Kanno, chief economist at JPMorgan Securities Japan Co. in Tokyo, said before the report. “We should assume an elevated level of energy imports.”

To contact the reporters on this story: Andy Sharp in Tokyo at asharp5@bloomberg.net; Keiko Ujikane in Tokyo at kujikane@bloomberg.net

To contact the editor responsible for this story: Paul Panckhurst at ppanckhurst@bloomberg.net

 


 

Japan Swings to Trade Deficit as Europe Drags Down Ex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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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부채위기와 중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감소, 유가상승으로 인한 수입증가로 일본의 7월 무역수지적자가 기대보다 더 커졌다.

오늘 도쿄에서 재무성 장관은 지난 6월 무역수지가 603억 엔 흑자로 돌아선 이후 다시 5,174억 엔 적자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28명의 애널리스트를 통해 조사한 예측 중앙값은 2,700억 엔 적자였었다. 수출은 2.9% 감소로 예측되었지만 전년비 8.1% 하락했고 수입은 2.1% 증가했다.

엔화강세와 글로벌 수요 약세는 올해 하반기에도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2011년 경기위축 이후 경기회복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1년 중 9번째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지진과 원자력재앙으로 발전소가 멈춘 이후 해외로부터의 에너지 의존비율이 커졌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코에이는 일본의 경제성장은 이번 분기에도 어려워지는 상황을 피할 수 없으며 선진국 경제가 어려운 동안에는 중국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수요의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엔화는 오늘 오전 9:02현재 도쿄 시장에서 달러당 79.21엔에 거래되고 있으며 3월 중순 이후 5% 이상 오른 것이다. 엔화강세는 수출판매와 이익을 줄이고 잇다. 오늘수준은 지난 10월 세계2차 대전 이후 고점을 기록했던 75.35엔과 비교되는 수준이다.

7월 유럽으로의 수출은 전년비 25% 감소해 2009년 10월 이래 가장 큰 감소를 보였으며 중국으로의 수출도 12% 감소되었다고 장관은 말했다.

Struggle for Momentum

일본의 GDP는 6월까지 3개월간 연 1.4% 수준으로 성장했는데 이것은 1분기 5.5%에서 하락한 것이다.

RBS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준코는 오늘 보고서 발표 전 일본은 글로벌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 수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무역적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전자제품 수출업체인 소니는 8월 2일 올해 예상이익을 줄였으며 일본최대 LCD패널 생산업체인 샤프도 같은 날 전세계 5,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1950년이래 처음 감원이었다.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의 융해 이후 안전을 문제로 발전소 문을 닫은 이후 에너지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수입이 늘었다는 것에 대해 말이 많다.

JP모건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사키는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이 신속히 회복되리란 기대는 완전히 비현실적이며 우리는 에너지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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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년사자

2012년 8월 21일 화요일

WSJ, 한국 소비 줄어든다. 실업률 못 믿어.

 

WSJ, 한국 소비 줄어든다.

실업률 못 믿어.

 

전세계가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릿 저널이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로 이들 국가들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지난 금융위기 초반에도 앞으로 합리적 소비가 더 늘어날 것이란 경향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2009. 04 경기침체 이후, 소비트렌드 변화

그때 당시만 해도 여전히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오른다 내린다 전문가 사이에 말들이 많았고 향후 소비가 감소할 것이란 예상에도 일부 전문가 및 언론들이 이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던 시기였었는데 참 많은 것이 변했고 또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월 스트릿저널은 한국의 소비가 거의 빈사상태이며 자동차와 백화점 매출이 줄고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자동차의 판매도 수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한국의 소비위축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더욱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내수를 위주로 하는 업종에 중소영세기업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정부가 말로는 내수진작 한다면서 가계 소득은 줄이는 정책을 써가며 수출기업 규제완화에만 매달리는 상황에서 이들 중소기업들이 살아남기 더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WSJ "한국인 '車', 중국인 '옷' 덜 산다" (머니투데이)

 

"한국 낮은 실업률, 현실 반영 못해"...수출 둔화가 亞 경기에 직격탄

"한국인들은 차를 덜 살고, 중국인들은 의류 구매를 줄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유럽, 미국 등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의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한국과 중국의 소비 동향을 소개했다.

20일(현지시간) WSJ은 쇼핑의 도시로 일컬어지는 홍콩에 있는 루이뷔통 매장을 찾는 쇼핑객이 줄어들고 있으며 싱가포르, 마카오 등의 카지노를 찾는 방문객 증가세도 이전 3년 동안에 비해 둔화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몇 개월 동안 높은 실적을 기록했던 아시아의 소비 부문이 얼어붙고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업계 종사자들은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더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이탈리안 식당들을 운영하고 있는 쇼캣 이므란은 "소비가 예전에 비해 줄었다"며 "손님들이 음식을 나눠 먹거나 와인을 주문하는 대신 물을 마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객들의 숫자가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고객 당 지출하는 액수는 20% 가량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비 둔화가 스페인이나 그리스에서 나타난 것처럼 급격하게 악화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소비가 최고점 대비 하락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6.6%(연율)로 지난해 7.2%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래 최고로 둔화된 수준이다. 저조한 수출 실적이 이 같은 성장둔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경제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지난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며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몇 년 동안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둔화됐음을 알 수 있다.

WSJ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소비는 거의 "빈사 상태(downright moribund)"라고 묘사했다. 또 백화점 매출과 자동차 판매가 줄었으며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대차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판매는 수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소비자들은 그 동안 튼튼한 고용시장과 높은 임금상승률에 의한 혜택을 받아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수출 둔화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한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의 실업률은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고용전망은 밝지 않다. 싱가포르의 인력 전문 업체 어치브그룹이 아시아 45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이들의 3분의 2가 내년 고용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의 낮은 실업률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업을 찾을 수 없어 개인 사업을 해야 하는 구직자들도 취업자에 포함돼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머니투데이 김지민기자 dandi@

작성자 청년사자

2012년 8월 20일 월요일

‘개정 안전인증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7월 1일부터 시행 중인

‘개정 안전인증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안전인증과 전자파인증 분리 … 번거롭고 시험비용만 대폭 증가”

 

2012081404276077국내 조명기구 및 부품 제조업체들은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개정 안전인증 제도에 따라 급증한 시험 및 인증 비용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전자파적합등록을 위한 시험 비용이 대폭 늘면서 조명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사진은 4월에 열렸던 MBC조명전시회에 참가한 조명업체의 부스 모습.(사진=취재부 윤영준 기자)

 

7월 1일부터 개정된 안전인증제도가 시행에 들어갔다. 그 동안 하나로 통합돼 있던 전기용품안전인증제도와 전자파시험을 분리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 안전인증제도’가 시행되면서 기술표준원과 방송통신위원회로 규제기관이 2로 늘어난데다가 전자파시험 비용마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게 돼 가뜩이나 영세한 조명업체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남발된 인증을 통합하고 없애서 업체들의 인증 취득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부의 방침과 거꾸로 나간 ‘개정 안전인증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통합됐던 안전인증과 전자파인증을 분리 시행

전자파적합등록 시험비용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2개 시험비용 대폭 줄여 업체 부담 덜어줘야 

지난 7월 19일 열렸던 한 조명기구제조업체 단체의 월례회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유는 새로 개정된 안전인증제도가 7월 1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정된 안전인증제도의 핵심내용은 지금까지 기존 전기용품안전인증 제도에 따라서 안전인증 취득을 할 때 안전인증기관에서 함께 받았던 전자파시험을 분리 시행한다는 것이다. 즉, 전기용품안전인증 취득을 위한 안전시험은 기존과 같이 기술표준원 산하 3개 안전인증기관에서 받되, 전자파적합등록 시험 및 인증은 방송통신위원회 국립전파연구원 산하 지정시험기관에서 시험을 실시하고,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등록 또는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명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들로서는 과거 기술표준원 1개 뿐이던 인증 규제 기관이 기술표준원 1개에서 기술표준원과 방송통신위원회 국립전파연구원 등 2개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인증 관련 규제기관이 2개로 늘어난 것보다 더 심각한 일은 조명기구를 비롯해서 조명 제품을 새로 만들 때마다 의무적으로 취득해야 하는 인증의 수가 안전인증 1개에서 안전인증과 전자파적합인증 등 2개로 늘어났다는 데 있다.

이것은 조명기구나 조명 부품을 만드는 업체 입장에서 볼 때 단순히 받아야 하는 인증의 종류가 2종류로 늘어나고, 그만큼 인증을 받는데 소요되는 번거로움이 증가한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쉽게 말해서 인증을 취득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더 늘어나게 됐다는 뜻이다.

이것이 뜻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정된 안전인증 제도에 따라서 앞으로 인증을 받을 때마다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나 어떻게 증가하게 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우선 개정된 안전인증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조명 제품을 새로 개발하는 경우 해당 조명업체가 받아야 했던 인증의 종류와 그에 따르는 비용을 알아보자. 전기용품안전관리법에 의하면 전기용품을 생산 또는 유통하려는 자는 의무적으로 안전인증을 취득하도록 되어 있었다. 안전인증을 관장하는 정부부처는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이었고, 실제로 안전인증 시험 및 인증을 부여했던 것은 기술표준원 산하의 3개 안전인증기관들이었다. 조명업체는 이 3개 안전인증기관 가운데 하나를 임의로 선정해서 안전인증 시험을 받고 이 시험을 통과하면 안전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안전인증 시험의 내용은 크게 안전시험과 전자파적합시험 등 2개로 나눠졌고, 1개 안전인증기관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했다. 조명업체가 시험을 받으려면 해당 인증기관에 시험비용을 납부해야 했다. 시험비용은 기본시험(안전인증시험)비용 65만3,000원과 전자파시험비용 25만6,000원을 합쳐서 총 88만9,000원이 들었다.

조명 제품의 경우에는 1개 기본모델에 여러 가지 유사한 제품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기본모델에서 파생된 모델(제품)이라고 해서 파생모델이라고 부르는데, 파생모델은 별도의 안전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접수비 1만원을 내는 것으로 안전인증 취득이 가능했다. 안전시험을 하기 위해서는 시험에 사용할 제품(시료) 1개를 제출해야 했다. 그러나 시험용 제품은 실물을 제출하는 대신 사진으로 대신 제출할 수도 있었다.

이런 설명은 단순하게 기존 안전인증 제도의 규정을 말로 풀어서 정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의 안전인증 제도 아래서 어떤 조명업체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을 때 안전인증을 취득하는데 실제로 얼마의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가 일반인들로서는 언뜻 감이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 일반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에서 실제로 1개의 기본모델과 여러 종류의 파생모델을 개발해서 새로 안전인증을 취득하는 경우를 가정해 시험에 들어가는 비용을 산출해 보자.

그러면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조명기구를 개발하면 동시에 몇 종류의 제품을 만들어야 할까? 우선 사용되는 장소에 따라 살펴보기로 하자. 부부와 초등학생 남녀 자녀 2명이 함께 사는 4인용 가정의 아파트를 예로 들면, 출입구에 다는 현관등 1개, 거실 중앙에 다는 거실등 1개, 식탁에 다는 식탁등 1개, 주방에 다는 주방등 1개, 침실(부부침실)에 다는 침실등 1개, 자녀방에 다는 어린이방등 2개, 다용도실에 다는 다용도실등 1개, 발코니에 다는 발코니등 1개, 부부침실 침대맡에 놓는 작은(短) 스탠드 1개, 거실 바닥에 놓는 큰(長) 스탠드 1개, 자녀 책상 위에 놓는 학습용 스탠드 2개, 화장실 천장에 다는 욕실등 1개 등 최소한 14개의 조명기구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같은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아파트 면적에 따라서 거실이나 침실, 식탁, 주방의 크기가 각각 다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서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에서는 사용하는 방의 크기에 따라서 다양한 크기와 램프 수의 조명기구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말하자면, 거실등이라면 직관형 형광등 1등용, 3등용, 5등용, 다등용(5등 이상) 하는 식으로 3~4종류를 만들게 된다. 식탁등 역시 1등용, 2등용, 3등용, 5등용 하는 식으로 여러 종류의 제품을 만든다. 스탠드 역시 사용하는 램프의 수에 따라서 1등용, 2등용, 3등용, 4등용 등 몇 가지 종류의 제품을 만든다. 여기에 조명기구를 사용할 소비자의 취향을 감안해서 조명기구의 디자인을 원형과 4각형 등 2개 타입으로 만드는 일이 흔하다.  이런 식으로 제품을 만들다보면 주택용 조명기구 1개 모델을 갖고 최소한 14개에서 수 십 개에 이르는 모델(제품)이 만들어진다.

제도 개정으로 시험 비용 갑자기 증가

여기서는 계산상 편의를 위해 아파트 1세대에 기본적으로 설치되는 조명기구 14개마다 사용하는 램프에 따라 1등, 3등, 5등, 다등(5등 이상) 등 4개 모델을 만들고, 사용하는 사람의 취향을 감안해서 각각 원형 타입 1개와 사각형 타입 1개 등 모두 2개의 디자인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을 가정해 보자. 이렇게 하면 모두 112개(설치장소에 따른 조명기구 14개*사용램프 수에 따른 조명기구 종류 4개*원형 및 사각형 타입 2개=112개)의 서로 다른 제품이 나온다. 이것은 설치장소 14곳마다 모두 8개의 서로 다른 조명기구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장소별로 만들어진 8개 조명기구 가운데 1개를 기본모델, 나머지 7개를 파생모델이라고 하면 안전인증을 받아야 하는 기본모델은 14개, 파생모델은 98개가 된다. 이에 대해 안전인증을 신청하려면 기본모델 시험비용 1,244만6,000원(기본모델 14종*1종 당 기본시험비용 88만9,000원)과 파생모델 시험비용 98만원(기본모델 14종*파생모델 7종*시험비용 1만원) 등 1,342만6,000원이 소요된다. 기본모델과 파생모델을 합쳐 제품 1개 당 평균 11만9,875원의 비용이 든 셈이다.

이것을 보면 안전인증 제도가 개정되기 전에도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가 1개 신제품을 새로 만들려면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안전인증 시험비용으로 지출해야 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동안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안전인증 취득비용 때문에 조명기구 제조사업을 못해먹겠다”고 말했던 데는 이런 이유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럼 여기서 7월 1일부터 개정된 안전인증 제도가 시행되면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게 됐는가를 따져보기로 하자.

개정된 안전인증 제도는 기존의 안전인증 제도와 새로 도입된 전자파적합등록 제도를 분리해서 시행하기로 했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즉, 안전인증 시험은 기존 했던 대로 기술표준원이 시행하고, 전자파적합등록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국립전파연구원이 시행하는 것으로 나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안전인증 시험 및 등록 업무와 전자파적합등록을 위한 시험 및 등록 업무가 완전히 분리됐다.

문제는 전자파적합등록 시험 및 인증 비용이 늘어났다는 데 있다. 즉 안전인증 시험 및 인증 비용은 기본시험 65만3,000원에 파생모델 접수비 1만원으로 변동이 없다. 다만 시험에 필요한 재료를 꼭 실물 제품으로 내야 한다는 점이 달라졌다.

그러나 전자파적합등록의 경우 기본시험 비용이 개정 전 23만6,000원에서 개정 후 60만원으로 늘었다. 기본시험 비용이 금액으로는 36만4,000원, 증가비율로는 154% 증가한 것이다. 더욱이 심각한 부분은 파생모델 시험 비용이다. 개정 전에는 파생모델의 전자파적합 시험 비용은 전혀 들지 않았었다. 그러나 개정 후에는 파생모델에 대해서도 1개 모델마다 전자파시험을 받아야 하고, 시험 비용으로 60만원씩을 내야 한다.

결국 안전인증과 전자파시험을 합쳐서 기본모델 시험비용은 개정 전 88만9,000원에서 개정 후 125만3,000원으로 금액 상 36만4,000원, 비율 상 40% 증가하고, 파생모델 시험비용이 개정 전 1만원에서 개정 후 금액상 61만원, 비율상 6,100%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증가한 금액을 앞에서 살펴본 주택용 조명기구의 경우에 대입시켜보면 기본모델 14종 시험 및 인증 비용이 1,754만2,000원(기본모델 14종*시험비용 125만3,000원=1,754만2,000원), 파생모델 시험 및 인증 비용이 5,978만원(기본모델 14종*기본모델 당 파생모델 7종*시험비용 61만원=5,978만원)합계 7,732만2,000원(기본모델 시험 및 인증비용 1,754만2,000원+파생모델 시험 및 인증비용 5,978만원=7,732만2,000원)으로 집계된다.

기본모델 14종과 파생모델 98종, 합계 112종의 주택용 조명기구를 새로 만들어서 안전인증을 받고 전자파적합등록을 하는 데만 무려 7,732만2,000원이란 비용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1개 제품 당 평균 69만375원이 소요되는 것을 의미한다. 개정 전에 1개 제품 당 평균 11만9,875원이 소요되던 것과 비교하면 575% 이상 비용이 증가한 셈이다. 이 내용을 간단하게 표로 정리하면 <표.1>과 같다.

사업해도 인증시험비를 못 건질 판

만일 이런 식으로 신제품 3가지(모델)을 만들려면 안전인증 및 전자파적합 시험과 인증(등록)에만 2억3,000만원(7,732만2,000원*3개 모델=2억3,196만6,000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가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계산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것이다. 왜냐 하면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가 1개 시즌 당 새로 내놓는 신제품 시리즈가 3개에 불과한 경우는 거의 없는 까닭이다.

국내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은 대체로 1년을 2개 시즌으로 나누어서 제품을 개발한다. 그것은 봄/여름시즌(SS시즌 : Spring & Summer)과 가을/겨울시즌(AW시즌 : Autumn & Winter)이 바로 그것이다. 쉽게 말해 봄과 가을 장사를 한다는 뜻이다. 봄과 가을 사이에 있는 여름은 하한기로 가을 장사를 준비하는 시기, 가을과 봄 사이에 있는 겨울은 소위 동한기로 내년 봄 장사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이렇듯 1년의 사업이 봄과 가을 2개 계절에 집중돼 있는 까닭에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은 봄 장사와 가을 장사에 승부를 걸게 된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가급적 많은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려는 경쟁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1개 업체가 봄이나 가을을 대비해서 내놓는 신제품 시리즈는 적게는 5개, 많게는 10개를 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경향을 안전인증 제도가 바뀐 올해 7월 1일 이후에도 계속 지켜나간다면 올 가을에 5개 신제품 시리즈를 준비 중인 업체는 3억8,661만원(신제품 시리즈 5개* 1개 신제품 시리즈 당 시험 및 인증비용 7,732만2,000원=3억8,661만원)을, 10개 신제품 시리즈를 준비 중인 업체는 7억7,322만원(신제품 시리즈 10개*1개 신제품 시리즈 당 시험 및 인증비용 7,732만2,000원=7억7,322만원)을 오로지 안전인증을 취득하고 전자파적합 등록을 하기 위한 시험 및 인증 또는 등록비용으로 지출해야 한다. 여기에는 제품을 개발하고 완성품을 만들어서 시장에 출하하기까지 드는 개발비, 자재비, 인건비 등은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다. 이런 비용까지 포함을 시킨다면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가 신제품 시리즈 5종 내지 10종을 만들어서 안전인증 등을 취득하고 시제품을 생산, 시장에 내놓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은 5억원에서 10억원을 상회한다고 보아도 결코 과장된 말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개정 전과 개정 후에 들어가야 하는 안전인증 및 전자파적합 시험과 인증(등록) 비용을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결론이 있다. 그것은 이런 식의 안전인증 내지 전자파적합등록 제도가 국내 조명업체들의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안전인증 제도의 대상이 되는 국내 조명업체들의 현실과 현재의 조명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더욱 그러하다.

국내에서 조명기구 및 부품 제조사업을 하는 업체는 대략 800개 정도로 나타나 있다. 이것은 조합과 협회, 연구소 등 각종 조명 관련 단체에 등록돼 있는 업체들을 모두 합쳤을 때 나오는 수치이다. 그러나 각종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가 가입된 업체보다 많다는 것이 국내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국내 조명기구 및 부품 제조업체는 약 1,600개 내지 2,000개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 상당수는 채용인원이 10명 미만의 업체인 것이 현실이다. 또한 조명업계에서 최대의 매출을 올리는 업체라고 해도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겨우 오르내리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중견 조명업체라고 해도 연간 매출액이 300억원에서 500억원 사이를 오갈 정도이다. 그나마 그 정도 업체마저도 업종별로 몇 개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업체가 연간 매출액 100억원 미만이고, 그 가운데서도 50억원 내지 100억원에 걸쳐 있는 업종별 상위권 업체를 제외한 보통 업체들은 연간 매출액이 30억원에서 50억원을 오가는 수준에 불과하다.

연간매출액이 이 정도라면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원자재비용과 인건비, 각종 경상비, 판관비 등을 제외한 마진은 그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런 조명업체들의 현실에 비춰 볼 때, 단지 신제품 1개 시리즈에 대해 안전안증 및 전자파적합 등록을 하는데 7,000~8,0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하면 속된 표현으로 “돈을 벌어서 안전인증 받고 전자파적합등록을 하는데 모두 쏟아부어도 모자른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즉, 업체들의 현실을 감안하면 지속하기가 어려운 제도가 아니냐는 말이다. 

업체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 우려

또 하나, 안전인증 제도와 관련해서 꼭 짚고 넘어가지 않면 안될 대목이 잇다. 그것은 조명기구 제조사업이란 것이 전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다품종 소량생산 업종이라는 점이다. “조명은 구색맞추기”라는 말도 있듯이 조명기구는 주택이나 오피스, 상점 등 설치되는 장소에 따라, 그 조명기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성별, 나이, 성격, 취향, 경제적인 여건 등에 따라서 저마다 다른 선택 기준과 취향을 나타내는 제품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은 최대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는 없다.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내놓는 제품의 수가 다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니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조명기구 재조업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안전인증을 취득해야 하는 제품의 수량이 다른 어느 업종에 비해 많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의 현실은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여타의 공산품을 생산하는 업체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들이 1년에 신제품을 몇 종류나 만드는가를 생각해 보자. 요즘 끊임없이 신제품이 나오는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1년에 몇 십 종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라면 1년에 나오는 신제품이 5종류도 안될 수도 있다.

만일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 1달에 10종류씩 새로운 스마트폰을 개발해 낸다고 하더라도 1년에 120종에 불과하다. 여기에 드는 인증 시험비용은 개정된 안전인증 및 전자파적합 시험 비용(기본모델 적용)을 적용하더라도 1억5,036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이 정도라면 대기업으로서는 전혀 부담이 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안전인증 및 전자파적합 시험 비용이 인상된다고 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이 넘으면 중견기업 대열에 들어선 것으로 치고, 300억원에서 500억원에 이르면 나름대로 큰 회사라고 평가받는 조명업계에서, 그리고 자의반 타의반 1년에 수많은 신제품 시리즈를 만들어내야 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소량판매 업체인 소규모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에게는 1개 신제품 시리즈의 안전인증 및 전자파적합 인증을 받는데 7,000만원 내지 8,000만원을 써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가 없다.

만일 이런 상황이 앞으로 계속된다면 그로 인한 부작용은 피할 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인증 시험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조명업체들이 제품 개발을 기피함으로써 시장에 공급되는 조명기구 등 제품의 수량이 대폭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상황은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줄이게 만들어 구매 의욕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조명기구의 유통이 줄어들면서 조명 매장들의 수입 또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 다양하고 개성적인 조명기구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국내 조명기구로 만족할 수 없는 욕구를 외국산 조명기구 구매로 풀려고 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국내 조명기구 및 조명 부품 제조산업은 아예 생존 기반을 상실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볼 때 이번에 개정된 안전인증 제도는 사실 국내 조명기구 제조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견된다.    

‘제도를 위한 제도’되지 않도록 해야

그러므로 안전인증 제도나 전자파적합등록 제도를 시행하다라도 이와 같은 대기업, 중견기업, 소기업 간의 차이나 업종별 특성, 그리고 소품종 대량생산 아이템과 다품종 소량생산 아이템 간의 차이를 감안해서 적절하게 비용부담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1년에 안전인증 취득을 하는 제품의 수가 적고, 차량 1대 당 판매금액이 수 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자동차와, 1년에도 수 십 종류의 신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제품 1개 당 가격이 몇 만원에서 몇 십만 원에 불과한 조명기구의 안전인증 시험 비용을 무조건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것은 경제정의 차원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나 형평성 차원에서도 전혀 타당하다고 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안전인증 내지 전자파적합 시험이나 인증 내지 등록에 들어가는 비용을 시험 제품의 공장도 가격의 몇 퍼센트(%) 이내로 제한한다던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기업 간에 적용하는 퍼센트의 정도를 몇 개 구간으로 나눠 차등화하던가. 아니면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은 시험비용을 대폭 감면해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합리성’과 ‘타당성’ 그리고 ‘공평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곧 조명기구 제조업체를 비롯한 중소 다품종 소량생산 업종의 업체들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안전인증이나 전자파적합등록 제도를 받아들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물론 안전인증 제도는 소비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에서 실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최소한의 규제이며 인증 제도이다. 전자파적합등록 제도 역시 그 나름대로 제정을 하고 규제를 하고 시행을 할 이유가 있기는 할 것이다. 특히 LED조명 같은 반도체조명이 점차 증가하는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전파당국으로서는 조명기구의 전자파적합 여부를 따져보지도 않은 채 방치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아무리 좋은 취지로 마련한 제도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국내 현실에 맞지 않거나, 그 제도의 대상인 업체들의 현실이나 비용 부담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런 제도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으면서 머지않아 사문화되기 쉽다. 그 대신 법과 규제를 피해가려는 사람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요령, 그리고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는 결과만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애써서 안전인증 제도를 개선한 목적과 목표는 사라지고, 잘못된 제도로 불법, 부정, 비리를 양산하는 원인만 제공할  뿐이다. 그러므로 비록 시행한 지 1개월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지속가능하지 못한 개정 안전인증 제도는 지금이라도 다시 고치는 것이 옳다.

더욱이 지금은 정부가 “수많은 인증 제도를 없애고 통폐합해서 업체들로 하여금 인증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밝힌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있는 제도도 통폐합하고 없애서 국내 업체들을 인증이라는 공공연히 제도화된 규제와 족쇄, 그리고 준조세 부담에서 해방시켜주겠다고 밝힌 마당에 느닷없이 하나로 통합돼 있던 안전인증 시험과 전자파적합 시험을 분리하고, 시험 비용을 몇 배씩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이런 식의 안전인증 제도나 전자파적합 등록 제도가 계속된다면, 그것은 일부에서 지적하는 대로 방송통신위원회 측이 전자파연구원의 시험 및 등록 수입을 늘려주기 위해서 굳이 분리하지 않아도 될 안전인증 시험과 전자파적합 등록 시험을 분리했다는 말을 듣게 된다고 하더라도 달리 할 말은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이번의 안전인증 제도 개정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보게 되는 것이 바로 방송통신위원회 국립전파연구원과 그 산하 지정시험기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은 전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수뢰 혐의를 받고 복역 중인 시점이다. 말하자면 “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진 꼴”이란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통신위원회와 국립전파연구원이 영세한 중소기업들로 하여금 시험 및 인증(등록) 비용을 더 받으려고 안전인증 제도를 변경하게 만들었다는 오해를 사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를 위해서도, 국립전파연구원을 위해서도,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조명업체는 물론, 다품종 소량생산 업종에 종사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더 이상 망설일 필요 없이 7월 1일자로 시행에 들어간 ‘개정 안전인증’ 제도를 다시 고치거나, 최소한 시험 비용을 개정 전 수준으로 인하해서라도 인증 비용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조명업체가 생기지 않도록, 그리고 국내 조명기구 및 조명 제품 제조산업의 기틀이 망가져 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증 시험 비용 부담 때문에 조명업체들의 제품 개발 의지가 꺾인다면 이것이야말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잊어서는 안되는 것은 인증 시험 비용을 더 걷기 위해서 안전인증 제도를 개악(改惡)했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할 의무와 책임이 이번에 안전인증 제도 개정에 관여했던 정부기관과 관계자들에게는 있다는 사실이다.

/ 김중배 大記者 ceo@koreanlighting.com

Source : 한국광산업신문

세계 조명업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 … 원인과 전망

 

세계 조명업계에 부는 변화의 바람 …

원인과 전망

 

 

“분업과 협업 대신 상위 20%가 시장 독점하는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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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조명산업에 ‘빅뱅’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조명산업을 지탱해 왔던 ‘불문율’은 사라지고 있다. 그 자리에 ‘규모의 경제’ 논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지난 4월 독일에서 열렸던 ‘Light+Building 2012'에서 이미 나타났다. 사진은 ‘Light+Building 2012'의 모습.

 

세계 조명산업과 시장의 지각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변화의 방향은 한마디로 기존 체제의 붕괴이다. 지금까지 세계 조명업계에서 ‘절대 변할 수 없는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던 원칙들이 깨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이런 변화의 속도와 그 폭이 너무 빠르고 너무 넓다는 사실이다. 세계 조명업계에서도 이제 막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이 이미 국내에서도 거의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조명업체들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

1. 무너진 ‘조명업계의 원칙’들

#1. 지난 4월 15일 개막된 'Light+Building 2012'에 참가한 다국적 기업인 A사는 LED램프뿐만 아니라 주택에서 오피스, 상점, 호텔, 레스토랑, 도로, 터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놓고 공간에 맞는 조명기구들을 설치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종의 모델하우스를 꾸민 셈이다. A사의 모델하우스들은 저마다 몰려드는 관람객으로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가운데 벌어진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A사의 CEO는 “이제 우리 회사는 조명에 관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토털 조명 솔루션 업체이다”라고 선언했다.

원래 A사는 형광램프를 비롯한 램프업체로 잘 알려진 업체였다. 그러나 A사의 전시 부스에서는 ‘우리 회사는 램프 회사입니다’란 메시지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 대신 램프에서 부품, 조명기구, 조명설게에서 조명 관리 시스템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메시지는 여기저기서 넘쳐났다. A사는 이제 조명 램프회사에서 벗어나 조명 토털 솔루션 업체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2. B사는 세계적인 LED 칩 및 패키지 전문업체이다. B사의 LED 칩은 빛의 품질과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에 고급 LED 조명기구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우리 LED조명기구에는 B사의 LED 칩이 들어간다”는 말 자체가 “우리 회사 LED 조명기구는 고급 제품이다. 그러니 비싼 게 당연하다”는 말도 받아들여질 정도이다.

하지만 올해 ‘Light+Building 2012'를 참관했던 한 기자는 B사가 LED 칩과 패키지를 전시하는 기존의 부스와는 별도로 LED가로등과 LED 상점조명기구를 출품한 또 하나의 전시 부스를 내고 조명기구를 홍보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B사가 지난해 LED 조명기구 회사를 인수해서 LED가로등을 개발했다는 것도 알았다.

앞에서 예로 든 사례들은 지난 4월 15일부터 20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렸던 ‘Light+Building 2012'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들이다. 이런 일들은 일반인들의 눈에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보였을 수도 있다. 설령 만에 하나 A사가 세상에서 조명 램프를 가장 많이 팔던 회사였다는  사실을 아는 일반인이 있다고 해도 그저 “어! 이 회사가 이제부터는 조명기구까지 만들어 팔려는가 보네?” 하는 정도로 지나가고 말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명 업체의 경영자나 임직원이 이런 광경을 보았다면 어떨까? 어쩌면 그 전시 부스 앞에 서서 오래 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았을 것이 거의 틀림없다. 그러는 사이에 그의 머리에서는 수많은 질문과 생각이 오고 갔을 것이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왜 이 회사가 이렇게 전시 부스를 따로따로 꾸몄지? 그리고 램프를 파는 회사에서, LED 칩을 파는 회사에서 조명기구를 전시하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마도 그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정말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구나! 이건 일어날 수도,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야!”

사라지는 조명업계의 불문율들

사실이 그렇다. 그 동안,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조명업계나 국내 조명업계를 막론하고 램프업체나 LED 칩 같은 부품을 생산, 공급하던 업체가 완성품인 조명기구를 만들어서 팔겠다고 전시회에 들고 나오는 일은 말 그대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램프업체는 램프를 만들고, 부품업체는 부품을 만들고, 조명기구 제조업체는 램프와 부품을 사다가 조립해서 조명 매장이나, 건설업체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구매자인 공공조달시장이나, 일반 소비자에게 파는 일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곳이 바로 조명업계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계 조명업체와 조명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동안 2가지 묵계와 불문율이 ‘금과옥조’처럼 지켜져 왔다. 그 하나는 “조명사업은 분업이다”라는 것이다. 즉, “램프를 만드는 업체는 램프만 만들고, 부품을 만드는 업체는 부품만 만든다. 조명기구 제조업체는 조명기구만을 만들고, 조명 매장은 남이 만든 조명기구를 판매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램프나 부품을 만드는 업체가 직접 조명기구 제조를 하거나, 제조를 하는 업체가 조명 매장을 운영하는 일은 ‘해서는 안 되는 금기’로 인식되었다. 간혹 이런 생각을 행동으로까지 옮기는 업체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끝은 대체로 좋지가 않았다. 잠깐 반짝 하는 식으로 초기에 사업이 잘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본업인 부품사업도 못 하고, 새 사업인 조명기구 제조사업도 못 하는 상황이 되어 문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부품업체가 조명기구 제조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 그 동안 부품을 구매했던 업체들이 거의 거래를 끊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다 보니 부품업체가 조명기구 제조 사업에 뛰어드는 것처럼 ‘업종의 경계’를 뛰어넘는 일은 ‘망하는 지름길’로 받아 들여졌다.

그래서 나온 또 하나의 불문율이 바로 “남의 사업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조명 부품 업체가 직접 조명기구를 만드는 경우,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부품 생산 내지 판매에서 생기는 마진을 절감할 수가 있다. 그것은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 보니 “남의 사업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다”는 깨서는 안 되는 철칙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불문율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 대신 “램프-부품-조명기구-조명설계-시공 및 납품-조명 유지 보수 관리에 이르기까지 조명에 관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즈니스 컨셉트가 세계 조명산업에 새롭게 등장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이란?

‘조명에 관한 토털 서비스’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조명업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사업을 한 회사에서 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램프도 만들고, 부품도 만들고, 조명기구도 만들며, 조명설계도 하고, 시공 납품도 하며, 조명설비의 관리와 유지 보수도 한다는 말이다.

이 모든 사업들은 지금까지 각각 서로 다른 업체들이 해 왔던 일들이다. 조명은 대체로 18개 내지 20개 정도의 서로 다른 업종으로 구성돼 있는 산업이다. 그래서 한 회사에서 모든 조명 관련 사업을 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이유 때문에 램프 만드는 업체 따로, 부품 만드는 업체 따로 하는 식의 분업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분업이 이루어지다보니 자기의 사업영역을 다른 업종의 업체에서 침범하면 ‘분업체제’가 깨지게 된다. 그래서 “내가 하는 사업만 한다”는 원칙과 함께 “남의 하는 사업을 하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생겼다.

하지만 앞에서 예로 든 A사나 B사처럼 여러 개의 업종을 동시에 하겠다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A사는 램프업체가 조명기구 제조에서 조명설계 및 유지 보수 관리를 하겠다고 나선 경우이다. B사는 부품을 생산, 공급하던 업체가 완성품인 조명기구 제조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경우라고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업종 융복합화 현상은 램프업체나 조명 부품업체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조명설계와 시공, 납품을 하던 업체가 조명기구 생산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조명기구 제조업체가 조명설계 및 시공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조명기구 제조업체가 부품이나 램프를 직접 만들기 위해서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 합병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모두가 지금까지는 ‘할 수 없는 일’ 내지 ‘해서는 안 되는 일’로 받아들여졌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수직계열화의 장점과 단점은?

한 조명업체에서 램프부터 부품, 조명기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업을 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우선 자기가 만든 램프와 부품을 사용해서 완성품인 조명기구를 생산하게 되므로 램프에서 한번, 부품에서 한번, 그리고 조명기구에서 한번 등 모두 3번의 단계에 걸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가 있다. 이렇게 생긴 부가가치는 자기 회사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된다. 반면에 이런 부가가치의 폭을 낮추거나 없애면 그만큼 최종 산물인 조명기구의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 이렇게 조명기구의 가격을 낮추면 시장에서 다른 업체에 비해 한층 차별화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의 수량도 자연히 증가한다. 조명기구의 가격 인하-가격경쟁력 강화-시장점유율 증대-판매 증대-생산비 하락이란 선순환 사이클이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규모의 경제’도 가능해진다.

또한 모든 생산 프로세스를 수직계열화시키면 자기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관리’도 한결 쉬워진다. 기존의 분업방식에서는 다른 회사에서 만드는 램프나 부품의 품질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자기가 원하는 품질의 램프나 부품을 만드는 업체를 찾아내는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 동안 분업으로 이뤄졌던 사업을 하나로 통합을 시키는 경우 가격경쟁력, 품질경쟁력, 시장경쟁력과 제품의 판매 촉진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각각의 생산 및 거래단계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자신이 독차지함으로써 이익을 증대시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런 식의 토털 서비스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이유는 분업화된 생산체제가 잘 작동되는 상황에서 굳이 생산 프로세스를 통합할 필요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생산 프로세스의 통합, 즉 생산공정의 수직계열화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직계열화를 하면 각각의 생산공정마다 분산됐던 위험이 한 회사로 집중된다는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조명기구의 판매가 부진하게 되면 램프 생산 공정이나 부품생산 공정도 타격을 입을 수가 있다.

그런 생산공정의 통합화 또는 수직계열화에서 오는 장점과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바로 A사와 B사 같은 조명업체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사나 B사가 업종의 경계를 넘어 토털 서비스 제공 업체나 조명기구 제조업체로 변신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사업 환경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졌고,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업종을 넘나드는 생산공정의 통합화, 수직계열화, 규모의 경제화가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변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런 변화가 일어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LED조명의 등장이라고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사실 LED조명은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수없이 많은 조명 아이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그것도 어쩌면 세상에 폭넓게 확산되지도 못하고 또 다른 차세대 조명인 OLED에 밀려 하루아침에 사라질 가능성조차 없지 않은 일과성 조명 아이템, 즉 단발성 조명 유행으로 끝날 지도 모를 불완전한 아이템이다. 적어도 2012년 5월 현재 LED조명이 처해 있는 상황이 그렇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ED조명의 영향은 전 세계 조명산업의 기존 틀을 뒤바꾸는 쪽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배경에는 LED의 특성, 즉 LED는 반도체(Semiconductor)이고, LED조명은 반도체조명(SSL : Solid State Lighting)이라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이, 또 우리가 믿는 것과 같이, 조명은 대표적인 조립생산 산업이다. 램프를 램프업체가 따로 만들고, 부품은 부품업체가 따로 만들고, 그렇게 만든 램프와 부품을 조명기구 제조업체가 구매해서 조명기구라는 몸체에 조립해서 넣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 그 자체가 바로 조명산업이 조립산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사람의 손으로 조립을 해야 완성품이 만들어지는 산업에서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기란 불가능하다. 또 많은 자본도 필요하지가 않다. 그러다보니 중소기업이 난립하게 되었다. 조명산업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대표적인 조립산업, 중소기업형 산업, 영세산업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산업은 기존의 조명산업과는 전혀 다른 산업이다. 반도체를 만들려면 우선 반도체 설비와 공장, 인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수많은 돈이 선투자 돼야 한다. 그러니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 막대한 규모의 공장을 짓고, 전자공학을 아는 고급 인력을 뽑아서 생산현장에 투입해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사람이나 기업만이 반도체사업을 할 수가 있다. 반도체산업을 대표적인 장치산업, 설비산업, 대기업형 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조립산업, 중소기업형 산업인 전통조명과 대표적인 장치산업, 대기업형 사업인 LED산업이 하나로 결합된 것이 바로 LED조명이다. 자연히 LED조명 안에는 서로 공존하기 어려운 두 개의 특성이 동시에 존재할 수밖에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LED조명에는 중소기업적 특성과 대기업적 특성이 서로 대립하다가 중소기업형으로든, 대기업형으로든, 어느 한 쪽으로 수렴되지 않으면 계속 지속되기 어렵다는 태생적 한계가 숨어 있다고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LED조명은 지금까지 중소기업형 산업으로 가야 할 것인가, 아니면 대기업형 산업으로 가야 할 것인가를 놓고 장고(長考)를 해 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먼저 LED조명 사업을 시작한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비로소 대기업들이 LED조명 사업에 뛰어든 우리나라의 경우를 뒤돌아보면 이런 상황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반도체와 같은 장치산업, 설비산업은 기존의 전통조명과 같이 다품종 소량생산으로는 유지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LED조명이 규모의 경제로 나가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면 생산 프로세스의 통합, 즉 생산공정의 수직계열화가 필요하게 된다. 수직계열화가 이루어지면 대량생산체제를 통해 만들어진 대량의 제품을 대량으로 소비해 줄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대량생산-대량소비-가격인하-시장경쟁력 강화-규모의 경제 지속이라는 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할 수가 있다.

이것이 지금 왜 세계 조명업계에서 지금까지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졌던 불문율들이 깨지는 사태가 벌어진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다. 기존 조립산업 중심의 전통조명으로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생산공정 별 부가가치의 축소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는 LED조명을 떠받칠 수가 없기 때문에, 조명업체들이 사업의 방식을 바꾸게 된 것이다.

변화의 목표는 LED조명 가격 낮추기

LED조명이 등장한 이후로 많은 업체들이 LED조명 사업에 손을 댔다. 그렇지만 LED조명은 세계 각국에서 그다지 높은 보급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LED조명의 보급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높은 가격 때문이다. LED조명은 가격이 높기 때문에 민간시장에서는 아직 보급되기 어렵다는 것이 어느 나라 정부나 갖고 있는 생각이다. 각국 정부가 LED조명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나 보조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LED조명 사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LED조명 제품의 가격을 소비자들이 기꺼이 구매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느냐 하는데 달려 있다고 해서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을 근간으로 하는 기존의 조명사업 방식으로는 LED조명의 가격을 낮추는데는 한계가 있다. 생산에 투입되는 원자재와 인건비가 동일하다면 생산비용을 낮추기란 불가능한 때문이다.

결국 LED조명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생산 단계마다 발생하는 마진을 줄이거나 없애는 대신 시장의 수요를 확대해서 대량생산-대량판매 사이클을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LED조명 제품의 가격 인하가 LED조명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상황에 몰린 업체들이 LED조명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지금 나타나고 있는 업종 파괴, 생산 프로세스의 수직계열화는 높은 가격 때문에 부진의 늪에 빠진 LED조명 업체들이 LED조명 제품의 가격을 낮춰보려는 몸부림이라고 해도 크게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LED조명 업체’들의 입장

현재 LED조명의 보급 상태는 나라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기대 이하’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일부 국가들이 LED조명의 보급을 독려하고는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큰 구매 의욕을 부러 일으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태양광 산업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보급정책이나 보조금, 지원금에 기대어 움직여 나가고 있는 것이 LED조명의 현실이라는 이야기이다.

반면에 LED조명 사업을 하기 위해 조명업체들이 투입한 비용은 막대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LED 칩 생산장비인 MOCVD(진공증착장비) 한 대만 해도 수 십 억원을 홋가하는 까닭이다. 이런 MOCVD를 100대만 도입한다고 해도 여기에 들어가는 돈이 수천 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해외나 국내 업체를 막론하고 LED조명 사업을 위해서 수직계열화를 위해 패키지업체나 조명기구 제조업체를 인수 합병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 이런 것까지 감안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LED조명에 투자된 돈은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른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LED조명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그리 많지가 않다. 한 다국적 조명기업의 경우 매년 LED조명 매출이 2배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매출 증가율은 전년도 매출 규모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나오는 수치이다. 이 업체가 LED조명으로 올린 매출이 전체 연간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80%의 매출이 전통조명 쪽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한 국내 LED조명 업체 경영자의 말처럼 “다른 사업에서 돈을 벌어서 LED조명 사업에 쏟아 붓고 있다”는 말이 과장된 말로 들리지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하루빨리 타개하지 않거나, 지금 단계에서 LED조명 사업을 중단한다면 LED조명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떻게 해서든 LED조명 사업을 정상화 시켜야 하는 절박한 입장에 처해 있는 셈이다.

그러나 LED조명 보급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높은 가격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런 길이 있다면 LED조명 업체들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다보니 기존 조명산업의 불문율로 생각됐던 원칙을 깨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조명산업 구조 변화는 LED조명 사업이 계속 존재하는 한 시간이 갈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은 시장에서 자연 도태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는 해도 이미 시작된 세계 조명산업의 구조 변화가 멈출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조명산업에 LED조명이 등장하면서 조명산업의 기본 틀은 전기조명에서 반도체조명 쪽으로 전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조명산업도 점점 더 반도체산업화하면서 반도체산업, 전자산업처럼 변화하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 미칠 영향은?

조명사업이 이와 같이 반도체산업 형태로 전환하게 되면 조명업계는 자금력을 갖추고 규모의 경제를 추진할 수 있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로 양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상위에 속하는 소수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

으로 예측된다. 즉, ‘파레토의 법칙’이 지배하는 시장이 된다는 말이다.

‘파레토의 법칙’에서는 상위 20%가 전체 소득의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전 세계 조명업체 가운데 상위 20%에 해당하는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80% 업체는 나머지 20% 시장을 나눠먹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상황은 전 세계 조명업계나 국내 조명시장이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전 세계 조명시장이 됐든, 국내 조명시장이 됐든, 시장을 지배하는 논리가 ‘자본’이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자금력이 없는 업체가 단기간에 자금을 동원하는 능력을 갖추기는 어렵다. 따라서 조명시장은 자금력을 갖춘 업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자금력이 없는 업체들은 20% 시장에서 생존의 길을 찾는 식으로 사업의 패턴을 재설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상위 20%에 속하는 업체들 간에는 시장점유율 높이기 경쟁과 기술 차별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공산이 높다. 상위 그룹 업체의 경우, 이미 자본을 가진 업체끼리 경쟁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본 이외의 차별화 요소가 중요시될 수밖에 없다. 이 때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되는 것은 남이 갖고 있지 못한 기술을 독점적으로 갖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새로운 기술 개발과 특허를 비롯한 지적재산권 확보 경쟁이 매우 격렬하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생산설비의 수율과 같은 생산설비를 갖고 얼마나 많은 제품을 생산해 내느냐에 따라서 생산비용에 큰 차이가 나게 된다. 그러므로 생산공정의 효율성 제고, 품질의 향상, 비용 절감 등 생산관리 측면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런 식의 규모의 경제에서는 제품의 가격은 반복적으로 하락하면서 최소한의 마진을 얻는 쪽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즉, 제품 단위 당 가격은 하락하고, 그 대신 많은 수량의 제품 판매를 통해 총 마진을 늘리는 식의 판매 전략이 추구된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미래에는 LED조명에 대해 높은 마진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될 것이다. 반면에 판매량을 극대화해야 시장점유율도 높일 수 있고, 이익의 규모도 확대할 수 있게 되므로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영업, 판매촉진, 마케팅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맺는 말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세계 조명업계의 구조 변화는 다양한 원인과 요인, 상황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일부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또는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서 벌이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보다는 조립 중심, 중소기업 중심, 전기조명 중심으로 짜였던 전통조명이 장치산업형, 대기업 업종형, 반도체조명인 LED조명으로 전환되면서 일어나는 구조적인 변화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게다가 LED조명이 도입된 지 이미 10년이 넘었고, 그 동안 LED조명에 진출한 업체들이 투입한 비용 역시 엄청난 규모에 이르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은 변화를 과거로 되돌리기는 쉽지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각각의 조명업체들에게 미칠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가 있다. 따라서 지금 일어나는 세계 조명산업의 구조 변화의 폭풍을 최소화 시키고 최대한 많은 조명업체들이 변화에 적응하면서 생존할 수 있게 만드는 ‘영리한 연착륙 시나리오’(Smart Soft-landing Scenario)가 요청된다. 오히려 지금의 변화를 국내 LED조명, 나아가 조명산업 전체를 효과적으로 재편성하고, 이를 한국이라는 국가 단위의 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길을 모색하는 1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조명업체와 조명업계가 담당해야 한다. 반면에 정부는 조명업체들이 찾아낸 방안이 효과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자금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것이 현명한 일이 될 것이다.

 

 

 

“수직계열화 확산되면서 하청 생산 줄어 중소 업체 판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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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조명과는 생산방식이 판이하게 다른 반도체조명이 등장함에 따라 앞으로 세계 조명시장은 수직계열화를 이룩한 업체들이 기술, 제품, 자본을 앞세워 각축하는 B2C시장으로 변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은 지난 6월 9일 개막한 ‘2012 광조우국제조명전시회’의 전경.

 

세계 조명업계에 수직계열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수직계열화란 한 업체가 램프와 부품에서 완제품인 조명기구까지 모두 일괄적으로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수직계열화의 장점은 생산 공정마다 발생하는 마진을 줄이거나 독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관생산이 가능해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기가 한결 쉽다는 점이다. 제품 생산의 속도가 향상된다는 것도 수직계열화의 장점이다. 그러나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면서 그동안 조명산업의 하부에서 분업과 하청을 담당하던 업체들의 판로도 줄어들고 있다.

 

기존의 ‘하청.조립생산’이란 개념 점차 사라져

한 회사가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생산설비 다 갖춰

유통, 조명설계, 관리부문 영역도 통합되는 양상

그 동안 조명산업은 대표적인 하청생산, 조립생산 산업으로 치부돼 왔다. 반도체나 자동차, 조선과 같은 중화학 산업의 경우 대부분의 소재나 부품을 외주 업체에서 하청 생산해서 완제품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한 업체가 완성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모든 부품을 직접 만들고, 이렇게 만든 부품을 한데 모아 조립해 완성품을 만드는 생산 프로세스와 설비를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LCD TV를 만드는 업체라고 하자. LCD TV를 만들려면 우선 LCD가 있어야 한다. LCD를 만들려면 유리기판과 BLU가 있어야 한다. 유리기판과 BLU를 결합시킨 LCD를 몸체에 끼운 것이 바로 LCD TV이다. 물론 LCD TV를 만드는 데는 이것보다 훨씬 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하지만 LCD TV의 핵심부분은 유리기판-BLU-몸체 3가지이다.

문제는 이 3가지 부품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조립을 해서 하나의 LCD TV라는 상품으로 만드느냐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전자업체들은 각각의 부품을 만드는 공장을 자체적으로 갖추고 부품을 생산한 뒤 조립공장으로 가져와서 조립, 완제품을 생산해 시장에 출하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력업체와 계약을 맺고 부품을 하청생산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 TV업체는 대부분 하청업체가 또 다른 TV업체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하기 때문에 하청업체라고는 해도 실질적으로는 자체 보유 공장이나 다름이 없다. 말하자면 부품생산에서 완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가 이뤄져 있는 셈이다.

게다가 전국에 자체 판매직영점이나 대리점까지 갖추고 소비자를 상대로 직접 완제품을 판매하기까지 한다. 부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만 구입하면 부품에서 완제품, 유통과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른 업체의 손을 빌릴 필요가 없이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직계열화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이런 수직계열화가 이루어지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많다. 우선, 각각의 부품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최소화된다. 부품공장의 경우 원자재 구입비와 생산인력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그리고 최소한의 운영관리비만 있으면 부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한 부품 역시 자체 소비를 하는 것이므로 굳이 높은 이익을 붙일 필요가 없다. 직접 부품을 생산하므로 품질과 생산일정 관리도 쉬워지고, 작업의 숙련도 향상을 통해서 생산성도 극대화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의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수직계열화에도 문제점은 있다. 이제부터는 부품을 하청생산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만일 그 동안 부품을 하청생산 하던 업체가 자체적으로 부품공장을 세운다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 보면, 수직계열화를 하면 하청생산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하청생산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이 업체와 거래를 했던 하청업체로서는 ‘거래처가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수직계열화란 곧 하청생산 업체에게는 ‘거래 중단’이란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구매자가 사라지는 B2B시장

그런데 이런 일이 지금 전 세계 조명업계에 불어 닥치고 있다. 지금까지 부품을 하청생산 하던 업체들이 자체적인 부품공장을 만들면서 기존의 하청업체들과 거래를 중단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전통적인 조명산업에서는 생각을 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왜냐하면 조명업계는 램프 생산-부품 생산-완제품 생산-완제품 판매-조명설계-조명 납품 및 시공-관리에 이르는 모든 가치사슬(Value chain)이 각각 독립돼 있었고,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일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는 분업과 협업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동차회사나 전자회사처럼 한 부품회사가 하나의 완성품업체와만 거래를 해야 한다는 ‘전속계약식 거래’의 개념도 희박했다. 말하자면 한 개의 부품업체가 여러 개의 완성품 업체에 동시다발적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일이 가능했다는 말이다. 반면에 완성품 업체는 대부분의 부품을 하청업체에 의뢰를 해 생산하고, 본사에서는 간단한 조립라인만 깔아서 납품 받은 부품을 조립해 완성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식으로 사업을 해 왔다.

이런 식의 사업방식에서는 완성품 업체가 부품공장을 스스로 갖출 이유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출 필요도 없다. 그러니 최소한의 설비와 적은 인력만으로도 충분하게 완성품 생산업체를 운영할 수가 있었다. 자본을 많이 투입할 필요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회사를 차릴 수가 있었다. 조명산업이 국내나 해외를 막론하고 하청산업, 조립산업, 영세기업형 산업, 중소기업형 산업으로 고착화되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변화 초래한 LED조명의 등장

하지만 LED조명이 등장하면서 이런 분업형, 하청생산형, 조립형 생산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변화가 일어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전통적인 조명기구와 달리 LED조명기구는 램프와 기구를 따로 떼어서 생각하기 어려운 램프-조명기구 일체형 제품이라는 데 있었다. LED광원에 맞는 LED엔진, 그리고 LED광원의 특성에 맞는 배광 컨트롤 구조가 서로 맞아떨어져야 비로소 하나의 조명기구로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LED조명기구이다. 이것은 LED소자와 패키지, 모듈, 엔진, 렌즈, 방열판, 반사판과 같은 부품의 품질 관리가 제품의 성능과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최적의 배광특성을 낼 수 있는 조명기구 설계 능력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부품을 저마다 다른 업체에 외주생산을 할 경우, 품질 관리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결국 품질을 일정수준으로 유지 관리하기 위해서는 생산공정의 통합화, 수직계열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이유 때문에 LED조명이 도입된 초기부터 LED조명 업체들의 최대 과제는 생산공정의 수직계열화였다. 그리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LED광원에서 부품, 조명기구 생산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생산설비를 갖춘 거대한 구조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LED 조명업체들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LED칩 업체인 CREE(크리)의 경우를 살펴보자. 크리는 원래 전자부품업체였다. 그러다가 LED칩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아예 조명기구 제조업체를 인수 합병해서 직접 가로등과 상점조명기구 같은 LED 조명기구 완성품까지 생산하고 있다. 이것은 전통조명 쪽에서 램프를 만들던 업체가 완성품인 조명기구를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과 같다.

크리가 이런 식으로 사업의 방식을 바꾼 것은 LED칩 생산과 조명기구 생산이란 2개의 사업을 하나로 합쳤을 때 얻는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크리가 LED칩을 판매하고, 한편에서는 인수 합병한 조명기구 회사가 조명기구를 만들어 팔면 매출과 수익을 동시에 증가시킬 수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LED칩 업체가 조명기구를 직접 만드는 경우 얻어지는 장점은 또 있다. 새로 개발한 LED칩을 조명기구에 장착해 완성품으로 공급할 수가 있으므로 LED칩만을 판매할 때보다 훨씬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가 있다. 반면에 새로 조명기구를 개발할 때는 조명기구에 맞는 LED칩이나 모듈을 자체 개발할 수가 있다. 그만큼 개발비가 절약되고, 자신이 원하는 품질과 성능의 LED칩이나 모듈을 만들 수가 있다.

또한 LED 조명기구의 성능은 결국 LED칩과 모듈의 성능에 정비례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조명기구에 적합한 고효율, 고연색성, 긴 수명의 LED칩을 독점적으로 공급할 수가 있다. 그만큼 조명기구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붕괴되는 협력체제

이렇게 다양한 이유 때문에 LED조명 업체들은 LED칩 생산이 주력사업이던 업체가 됐든, LED 조명기구 제조가 주력사업이던 업체가 됐든, 수직계열화를 추구했다. 그 결과 과거와 같은 램프업체-부품업체-조명기구 제조업체라는 식의 분업과 협업의 시스템은 붕괴되었다. 그 대신 광원(램프) 업체를 가진 완성품(조명기구) 업체와, 완성품 업체를 보유한 광원 업체가 등장하게 됐다. 원래의 본업이 무엇이 됐든 관계없이 똑같은 가치사슬을 갖춘 업체가 2개 생겨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와 같은 램프업체-조명기구 제조업체 간의 분업과 협업의 구조는 사라지게 된다. 즉, 램프업체는 조명기구 제조업체라는 수요처를 잃고, 조명기구 제조업체는 램프업체라는 공급업체를 잃는 것이다. 그 대신 같은 형태의 사업영역과 구조, 제품 아이템을 가진 2개의 경쟁사가 생겨난 셈이다.

이것이 최근 전 세계의 조명업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산업구조 변화의 핵심인 동시에, 시장에서 구매자는 사라지는 대신 경쟁자만 늘어나는 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매자의 급감과 경쟁자의 급증은 LED조명이 계속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확대재생산 될 것이라고 해서 크게 틀린 말은 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LED조명 산업의 구조 그 자체에서 비롯된 것인 까닭이다.

조명시장 4개 그룹으로 재편된다

그러나 구매자, 즉 수요자는 계속 감소하고 경쟁자는 계속 증가하는 산업은 지속 가능한 산업이라고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조명산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조명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또 LED조명이라는 아이템이 단기간 내에 조명업계에서 사라질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는 않다. 끊임없이 LED칩과 LED조명 기술이 개발되면서 조명의 기능에 적합한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까닭이다. 즉, LED가 조명이란 영역에 나름대로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다만 LED조명을 중심으로 한 조명산업의 구조에는 커다란 변화가 올 것임은 분명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B2B시장은 1차적으로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춘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로 양분되면서 수직계열화를 이룩한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시장의 중심은 점차 수직계열화를 이룩한 업체들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반면에 수직계열화를 이루지 못한 업체는 시장경쟁에서 도태되는 업체와,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개척해 생존의 길을 찾는 업체로  다시 나누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살아난 소규모 업체들은 전문화하거나, 특화된 상품으로 소비자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작은 시장, 작은 비즈니스’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직계열화를 이룬 업체들 사이에서 다시 기술, 제품, 가격, 자본으로 경쟁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소수의 업계 상위 그룹과 다수의 하위 그룹으로 나누어지고, 하위 그룹 업체는 또 다시 소수의 상위 그룹과 다수의 하위 그룹으로 분화하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세계 조명업계는 소수의 상위 그룹, 소수의 중위(차상위) 그룹, 다수의 하위 그룹, 그리고 ‘작은 시장, 작은 비즈니스’를 펼치는 소규모 전문 업체로 4분될 가능성이 크다. 이 4개 그룹에 속하지 못하는 업체는 끝내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B2C시장이 승부처

또 하나 예상되는 것은 B2C시장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B2B시장의 소멸은 조명업체들이 조명 제품의 엔드 유저(End user)인 소비자들 쪽으로 다가가는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제품을 사주었던 조명업계의 거래처들이 경쟁자로 변해버린 상태에서 그나마 제품을 사줄 구매력을 가진 것은 조명 제품의 최종 수요자인 일반 소비자, 즉 B2C시장 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조명업계의 상위 그룹을 형성한 업체들은 충분한 자금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광고와 홍보, 마케팅, 판매촉진 등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동원해서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어렵지 않게 채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세계 조명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B2C 타입으로 완전하게 변화할 것이란 이야기이다. 이런 양상은 과거 일본에서 이미 등장했던 바가 있다.

문제는 이런 세계 조명산업의 변화가 국내 조명업계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칠 것이란 사실이다. 이미 그런 조짐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만 지금은 변화의 초기이기 때문에 크게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LED조명, 나아가 OLED조명 같은 반도체조명이 앞으로 계속 이어지는 한, 앞에서 지적한 변화의 바람은 한국도 예외 없이 휩쓸 공산이 크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조명업계의 해외시장 의존도가 더욱 커지면서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이 국내 조명업계를 휩쓰는 강도와 폭은 더욱 강하고 넓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닥쳐올 세계 조명산업과 조명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그 과정에서 생존율을 최대화하기 위해 국내 조명업체들도 미리미리 B2C시장에 대처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출 필요가 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런 체질의 변화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평평해지는 지구,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의 통합화 현상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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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조명의 등장은 조명시장의 글로벌화를 촉진시켰고, 시장이 단일화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사진은 지난 6월 18일 개막한 타이페이 LED조명 전시회의 모습이다.

 

과거 국내 조명업체들 사이에는 소위 ‘내수업체’와 ‘수출업체’라는 구분이 있었다. ‘내수업체’는 수출은 전혀 안 하는 대신 내수시장에만 매달렸고, ‘수출업체’는 내수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수출에만 전념했다. 그러니 내수업체와 수출업체가 서로 경쟁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내수업체’도 ‘해외업체’와 국내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수출업체’도 ‘내수업체’와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것은 외국 업체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유무역경제체제 아래 전 세계가 시장으로 변모

조명, 내수시장만으로는 ‘규모의 경제’ 못 이뤄

해외 진출 증가 따라 내수시장서 해외업체와 경쟁

1. 지난 6월 19일 대만 타이페이시 남항구에 위치한 TWTC(Taiwan World Trade Center) 4층에서는 대만 LED조명전시회(LED Taiwan)이 열리고 있었다. 이 전시회에 참가한 대만의 A사는 약 9개 부스 규모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바로 며칠 전에 끝난 중국 광조우국제조명전시회에 A사는 엄청난 규모의 부스를 마련해서 참가했었다.

“광조우국제조명전시회에는 수 십 개 부스 규모로 참가해 놓고 정작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왜 이렇게 작은 규모로 참가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A사의 해외 마케팅 매니저는 “우리의 주요 시장은 대만이 아니다. 이번 타이페이 전시회에도 국내 거래처들을 위해서, 그들에게 1년에 한번 전시회에서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준다는 뜻에서 참가한 것이다. 타이페이 전시회에 우리 회사가 큰 부스를 마련해서 참가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에 A사는 광조우국제조명전시회와 홍콩국제조명전시회에는 매우 큰 규모로 참가를 했다. 광조우나 홍콩전시회보다는 작았지만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LED/OLED 전시회에도 부스를 마련해 참가했다. “그건 우리의 바이어들이 거기 있기 때문에 부스를 꾸미는 데에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이다. 다른 바이어나 관람객에게 경쟁업체보다 초라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지 않느냐? 우리 회사가 그런 부스를 꾸밀 능력이 없는 회사도 아니고” 한 마디로 시장과 수요가 있는 곳에는 대대적인 규모로, 그렇지 않은 곳은 작은 규모로 참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얘기였다.

2. 한국의 LED조명 업체인 B사는 국내에서 열리는 조명이나 LED전시회는 아예 참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홍콩이나 일본, 중국 같이 해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대부분 참가한다. 지난 4월 독일에서 열렸던 ‘Light+Building 2012(2012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에도 비록 1개 부스 규모이긴 했지만 참가했다. 조명 사업을 하려면 좁은 내수시장에 안주해서는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어찌되었든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시장과 소비자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B사 경영층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짧은 기간에 세계 각국에서 온 바이어를 많이 만날 수 있는 해외전시회 참가는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비록 당장 얻어지는 소득은 없지만, 조명 사업의 본질이 ‘세계시장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게 B사 대표의 일관된 생각이다.

3. 수출이라고는 해 본적도 없고, 수입도 해보지 않았던 C사의 경영자는 요즘 자기가 누구와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납품 건을 둘러싸고 경쟁을 하다b보면 외국에서 제품을 들여다가 공급하는 업체와 부닥칠 때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b보니 “이거 나도 수입을 해 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다.

게다가 외국 조명업체의 한국 대리점이나 한국 지사 영업담당자와 입찰에서 맞붙을 때는 “이렇게 국내에서 외국 업체와 경쟁하는 식이라면 차라리 해외에 나가서 넓은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도 한다. C사 사장에게 국내 시장에서 외국산 수입품이나 외국 업체 한국 대리점과 맞붙는 일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C사 사장은 “국내 업체끼리 아웅다웅하면서 경쟁하던 시절이 오히려 더 좋았다”고 생각하곤 한다.

“조명사업은 원래 그렇다”

A사나 B사, C사는 어떤 특정 업체가 아니다. 하지만 A사나 B사, C사 같은 업체는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그것이 비록 독일이나 이탈리아, 홍콩이거나 중국, 홍콩, 대만 같은 것이라도 말이다. 그만큼 내수시장과 해외  시장을 가리지 않고 시장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진출해서 제품을 팔려는 업체가 많다는 이야기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물론 첫 번째 이유는 “조명사업이란 것이 원래 그렇다”라는 데서 찾아야 마땅하다. 현재 지구상에는 150여개가 넘는 나라가 있다. 그 가운데 조명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미국이나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이다. 이런 나라들은 앞선 기술과 제품으로 세계 조명시장의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런 나라는 조명 제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거대한 국내 소비시장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업체들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곳도 많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나라의 조명업체들은 전 세계를 상대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나라의 업체들에게 시장이란 내수시장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시장을 뜻하기도 한다.

이런 조명 선진국은 아니지만 조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들이 또 있다. 예를 들어 대만, 중국, 스페인과 같은 나라들이다. 이런 나라들은

조명 제품 생산, 공급 국가라고 할 수가 있다. 이런 나라의 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은 국내 시장에서 소비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소비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양이 해외에 수출된다. 대만이나 중국이 그런 국가의 좋은 예이다. 이런 나라들에게 있어 조명은 중요한 수출전략산업이다. 외화를 벌어들이는 좋은 길이란 뜻이다.

만일 이런 나라에서 조명 업체들이 자기네 나라 안의 수요만을 보고 조명 제품을 생산했다면 세계 조명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했을지도 모른다. 수요가 따라주지 않는데 제품을 생산해 무엇을 할 것이며, 생산 및 판매량이 적은 데 어떻게 해서 가격경쟁력을 쌓을 것인가? 그러니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소비하는 물량이 많아야 한다. 소비하는 물량이 많아지면 자연히 생산 코스트는 낮아지고 가격경쟁력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자면 수요가 많은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조명을 두고 수출형 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 앞에서 지적한대로 왜 조명업체들이 자기네 나라의 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으로 자꾸만 진출하려는가 하는 질문에 “조명이란 것이 원래부터 그런 산업이다”고 대답한다고 해서 잘못된 말은 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 갖고는 최근에 들어서 내수시장에서 외국 업체와 조우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현상을 충분하게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기존의 조명산업 패러다임만으로는 설명을 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LED조명업체 증가가 글로벌화 촉발“

그런 이유로 가장 꼽을 수 있는 것은 일단 조명 업체의 수가 급증했다는 것을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나라마다 조명 업체의 수가 단기간에 급증을 했고, 그러다 보니 내수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그런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을 피하려다 보니 외국으로 진출하는 업체가 늘어나게 된 것이란 얘기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왜 단기간에 조명 업체의 수가 그토록 엄청나게 늘어났느냐 하는 점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LED조명이다.

비록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LED조명을 시작한 나라에서 어김없이 나타나는 것이 업체의 폭발적인 증가현상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자. 일본은 조명이란 관점에서 볼 때 매우 독특한 나라이다. 왜냐하면 전통조명의 경우, 전체 일본 시장을 좌지우지 한 것은 소위 8대 브랜드 메이커라는 업체들이었다. 여기에는 내쇼날(지금의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고이즈미, 엔도 등 일본 전기전자산업을 선도하는 대기업들이 모두 속해 있었다.

나머지 조명업체들은 소위 이런 8대 브랜드 메이커들의 협력업체로서, 제품을 공급하는 위치에 있었다. 즉, 일본에 조명업체가 있다고 해도 8대 브랜드 메이커의 협력업체였을 뿐, 직접 자기 이름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본 어느 곳을 가나 8개 브랜드 메이커의 상표를 단 제품만이 있을 뿐, 중소 규모의 업체가 제조, 공급하는 제품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LED조명이 등장하면서 이런 일본 전통조명시장의 구조는 무너지게 되었다. 직접 LED조명 제품을 만들어서 자기 이름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난 것이다. 제1회 동경 LED/OLED 전시회(Lighting Fair)가 생긴 2009년 경에 생겨난 LED조명 업체가 1,000개가 넘었던 것으로 동경 LED/OLED 전시회 주최측에서는 잠정 집계했었다. 이것은 8개의 브랜드 메이커를 중심으로 구축되었던 전통조명에서는 결코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일이었다. 물론 그 이후로도 일본의 LED조명 업체들은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최근 일본의 LED조명 업체 수는 약 2,000개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명 유통시장에 자기 상표로 조명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가 불과 몇 년 사이에 8개에서 2,000여개로 250배 늘어났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현상은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전통조명업체는 LED조명이 등장하기 전까지 약 5,000여개 정도로 추산됐다. 그러나 지금 중국에는 LED조명 업체만 해도 최소한 5,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서 LED조명이 등장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이다.

한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전통조명의 경우, 과거 모든 업종의 조명기구 및 조명 관련 제품 생산업체는 약 500개 정도로 추산되었다. 그러나 LED조명이 등장한 이후, LED조명 사업에 진출한 업체만 해도 최소한 8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간에 국내에 조명업체가 1.6배 증가했다는 말이다.

이렇게 새롭게 LED조명에 진출한 업체가 많아졌지만 조명시장이 그만큼 늘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의 경우, LED조명 업체들은 증가한 반면 건설 경기의 침체로 인해 조명시장의 수요는 매년 급격하게 감소했다. 업체는 늘어난 반면에 시장의 수요 규모는 줄어든 것이다. 이런 현상은 불가피하게 내수시장에서의 과당 경쟁을 야기시켰고, 이런 경쟁에서 지친 업체들이 너나할 것 없이 생각해낸 것이 바로 해외시장 진출이다.

“선발 기업에 유리한 LED조명”

문제는 이런 현상이 LED조명에 손을 댄 대부분의 국가에서 거의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한국 업체가 일본 시장을 찾아 나서고, 일본 업체는 유럽 시장을 찾아 나서고, 유럽 업체는 다시 한국이나 중국, 미국, 유럽 시장을 찾아 나서는 소위 ‘모든 시장에 대한 모든 업체의 진출’ 현상이 전 세계 조명업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역시 기술과 제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선진 각국의 전통조명 업체들이다. 그런 업체들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전통적인 조명의 강자인 빅 3(Big 3) 오스람, 필립스, GE 등이다. 과거 오스람, 필립스, GE는 세계 조명시장을 3등분해서 지배해 왔다. 그리고 LED조명을 가장 먼저 개발한 것도 이들 3개 업체들이다. LED조명에 관련된 대부분의 원천기술을 이 3개 업체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 LED소자에서 LED조명기구, LED조명 제어 시스템 구축과 유지 및 보수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LED에 관한 모든 프로세스 상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이미 갖춘 곳도 바로 오스람, 필립스, GE이다.

이런 상황에서 LED조명에 내재된 특성, 즉 조명의 전자산업화 현상, 조명의 기술중심화 현상, 대량생산 및 대량공급을 통한 규모의 경제 현상, LED조명 생산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설비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장치산업화 현상, 그리고 무엇보다 원천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는 데서 오는 기술의 격차 현상 등은 전통조명의 강자였던 오스람, 필립스, GE 등에게 반도체조명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 확보란 ‘날개’를 달아준 셈이나 다름이 없다. 이런 상황을 십분 활용해서 오스람, 필립스, GE는 세계 곳곳의 LED조명 시장 선점에 나섰다.

예를 들자면 국내 조명시장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가장 빠르게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곳도 결국은 오스람, 필립스, GE라고 해서 지나친 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전통조명의 경우 기술은 그다지 커다란 경쟁요소가 되지 못했다. 광원인 램프를 기성품으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제품의 성능과 사양은 거의 비슷할 수밖에는 없었다. 다만 소재와 광학 기술이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판가름하는 변수가 되었고, 여기에 시각적인 가치인 조명기구의 디자인이 더해져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했다.

그렇지만 LED조명의 경우, 산업의 뿌리가 램프-부품-조명기구로 이어지는 전통조명이 아니라 잉곳-웨이퍼-칩-모듈-패키지-엔진-광학시스템-제어시스템-조명기구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수직계열화해야 하는 반도체산업에 있기 때문에 설비-기술-인력-소재-부품-완성품에 이르는 모든 생산요소 상의 역량 차이는 단기간에 습득하거나 따라잡기가 어렵다. 그만큼 업체 간의 경쟁력 차이가 더 커지고 본질적인 것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기술과 제품을 가진 소수 업체가 그렇지 못한 업체들이 몰려 있는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기란 매우 쉬워졌다. 또한 생산공정의 수직계열화는 기술 개발 능력, 제품 개발 능력, 상품화 능력, 생산비 절감 능력 등을 더욱 강회시키는 요소로 작용,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벌어지는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그러니 경쟁력을 이미 갖춘 업체들이 그렇지 못한 국가 내지 시장에 진출하는 현상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는 업게 된 것이다.

“FTA 등장도 글로벌화의 원인”

이러한 환경에서 LED조명의 세계시장화를 더욱 촉진하는 요인이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자유무역체제와 FTA이다. FTA는 지역 간, 국가 간 무역장벽을 없애자는 것으로, 핵심은 FTA를 체결한 국가 간의 무역 관세의 철폐이다. 이런 FTA는 무역 관세 철폐뿐만 아니라 시장 간의 국경을 무너뜨리고, 나아가 시장을 하나로 통합시킨다. 그러다보니 유럽 시장이 한국 시장과 하나가 되고, 미국 시장이 한국 시장과 하나가 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 아래서는 내수시장과 해외시장이란 컨셉트마저 사라지기 십상이다.

게다가 자유무역체제 아래 나타난 글로벌 소싱, 글로벌 아웃 소싱 트렌드는 국가 간의 생산 코스트 차이마저 없애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스람이나 필립스, GE가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세계 각국에 공급하는 구조에서는 소위 선진국이라는 오스람, 필립스, GE도 생산 코스트를 중국 제품 수준에 맞출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게다가 물량이 많으면 생산 코스트는 더욱 내려간다. 중요한 것은 공급할 물량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지, 그 제품을 발주하는 업체가 어느 나라 업체인가 하는 것은 무의미해진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들이 겹치고 겹쳐져서 나타나는 현상이 요즘과 같은 ‘시장 경계의 상실’이다.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의 구분이 없어지고, 내수제품과 수출제품의 차이가 없어지고, 내수 가격과 수출 가격의 차이가 없어진 자리에 남는 것은 전 세계를 상대로 시장을 개척하고, 제품을 파는 소위 ‘시장의 글로벌화 현상’이다.

이런 흐름을 살펴볼 때, 세계 조명산업과 조명시장은 글로벌화 내지 세계화, 또는 시장의 통합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시장의 통합화는 한 마디로 시장이 단일 시장, 동일 시장으로 체질을 바꿔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니 내수업체에게는 내수시장에 없어지는 것이나 같고, 수출업체에게는 수출시장이 없어지는 대신 또 다른 내수시장이 생기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세계의 조명 시장이 이렇듯 글로벌화, 세계화, 통합화, 단일화된다고 해도 변수는 있다. 그것은 하나로 변한 시장에서 누가 제품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 선택은 원칙적으로 최종 수요자인 소비자의 몫이다. 그러므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기업과 제품은 자연스레 시장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런 뜻에서 조명시장의 글로벌화는 필연적으로 조명시장의 마케팅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글로벌화 되는 대신 시장에서 소비자의 최종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을 벌이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로 조명시장의 프레임이 변화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런 모든 변화의 시작에 LED조명이 있다. 애초에 LED조명의 등장은 단순한 광원의 교체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러나 LED조명의 도입에 따라 조명의 생산방식이 바뀌고, 조명 업체의 경영방식이 바뀌고, 조명시장의 범위가 바뀌고, 결국에는 조명시장을 움직이는 권력의 주체가 바뀌게 되었다. 이에 따라 조명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 또한 바꾸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LED조명은 이렇듯 그 시작은 미미했으나, 그 결과는 엄청나게 큰 것이 되었다. 이것은 조명에 몸을 담고 있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인지도 모른다.

 

 

 

“가격과 기술 가진 업체가 시장 독차지하는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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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조명시장은 상위 20%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쪽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화와 특화, 틈새시장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올해 4월에 열렸던 ‘2012 홍콩춘계국제조명전시회’의 모습이다.

 

그 동안 세계 조명시장을 이끌었던 업체들은 앞선 기술, 탁월한 품질의 제품으로 높은 가격과 이익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과 품질을 앞세워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팔던 시대는 끝아 나고 있다. 그 대신 기술도 좋고, 품질도 좋으며, 가격도 저렴한 제품을 가진 소수의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을 독차지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기술과 품질은 기본, 여기에 싼 가격으로 경쟁하는 전략의 등장은 세계 조명시장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과 품질, 가격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 등장 예상

상위 4~20%에 속한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 차지할 것

전문화 등 5가지 전략으로 생존과 번영의 길 모색해야

LED조명이 등장하기 전에 세계 조명시장을 선도한 것은 소위 ‘세계 조명시장의 3대 기업(Big 3)’으로 불리는 오스람(독일), 필립스(네덜란드), GE라이팅(미국)이었다. 이들 3대 메이커는 그 자체가 ‘세계 조명의 역사’라고 할 만큼 오랜 기간에 걸쳐 조명 기술을 앞장서서 개발해 왔다. 그 과정에서 축적한 조명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 역시 방대하다. 이처럼 앞선 기술과 제품의 품질은 오스람과 필립스, GE라이팅이 세계의 조명시장을 선도하게 만든 힘인 동시에, 다른 업체가 쉽게 넘어서지 못하는 강력한 경쟁력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세계 조명시장을 실제로 지배한 것은 오스람과 필립스, GE라이팅이 아니다. 세계 조명시장을 움직여 온 것은 다름이 아니라 조명 제품을 세계 조명시장에 가장 많이 내다파는 국가들이었다. 예를 들어 1980년대의 한국, 1990년대의 대만, 그리고 2000년대의 중국이 그런 나라들이다.

아무리 기술이 탁월하고, 아무리 제품의 품질이 좋고, 아무리 제품의 가격이 높고, 제품 하나 당 판매이익이 높다고 하더라도 오스람과 필립스, GE라이팅이 세계 조명시장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전 세계 조명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제품의 생산 코스트가 높기 때문에 싼 가격으로 시장을 밀고 들어오는 국가들과 매출 경쟁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시장을 선도하기는 했지만, 시장을 완전하게 장악하고 지배할 수는 없었다.

반면에 한국과 대만, 중국은 조명 기술이 탁월하지도 않고, 제품의 품질이 최고 수준에 이르지도 못했고, 제품의 판매가격도 높지 못했지만, 저마다 세계 조명시장에서 ‘최대의 조명 제품 수출국가’란 타이틀은 한 번씩은 차지할 수가 있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적당한 품질에 적당한 가격, 특히 싼 가격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중국이 싼 가격으로 세계 조명시장을 독차지하던 시대도 끝이 나고 있다. 세계 조명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앞으로 세계 조명시장을 지배할 새로운 패러다임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세계 최고의 기술,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그리고 세계 최저 수준의 가격을 하나로 결합시킨 제품이다. 기술도 뛰어나고, 품질도 우수하고, 거기에 가격까지 싼 제품이 앞으로 세계의 조명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뜻이다.

조명시장 최대의 경쟁력은 싼 가격

그렇다면 그런 제품을 누가, 어디서 만든다는 말인가? 대답은 이미 나와 있다. 그런 제품을 만들어서 세계 조명시장에 뿌릴 주인공은 오스람과 필립스이다. 전통조명의 세대를 선도했던 오스람과 필립스 같은 기업들이 LED조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LED조명을 포함한 세계 조명시장을 지배하는 ‘궁극의 조명업체’로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과거 전통조명시대에 비록 기술과 품질은 높지만 시장 장악력은 높지 않았던 오스람과 필립스 같은 업체가 이번에는 시장 지배력까지 갖춘 업체로 다시 태어날 것이란 전망의 근거는 무엇일까? 그것은 앞으로 오스람과 필립스 같은 업체들이 기술과 품질 뿐만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는 ‘상황의 변화’를 토대로 한 것이다.

실제로 필립스는 2015년까지 중국 청두에 2,055만 유로(약 290억원)를 투입해 LED조명 생산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오스람 역시 2억5,000만 유로(약 3,500억원)을 들여 중국 장쑤성에 LED 조립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오스람과 필립스가 중국 본토에 LED 생산기지와 LED 조립공장을 세우려는 1차적인 이유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LED를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데 이어 실내외 조명을 LED로 교체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LED조명 소비 진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거대한 LED조명 소비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중국 LED조명 시장을 오스람과 필립스는 중국 본토에 LED 공장을 짓는 것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스람과 필립스가 중국 본토에 LED 생산기지나 LED 조립공장을 짓는 것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다. 그것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오스람과 필립스의 조명 기술에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더하면 기술도 뛰어나고, 품질도 좋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중국산 제품과 동일한, 소위 완벽한 제품(Perfect product)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만일 이런 제품이 탄생한다면 지금 중국 업체들이 싼 가격을 앞세워 차지하고 있는 전 세계 조명시장은 오스람과 필립스의 제품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술도 좋고, 품질도 뛰어난데다가 가격까지 세상에서 가장 싸다는 중국산 제품에 근접한 제품이 있다면 누군들 마다할 것이냐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과 품질의 제품을 갖고도 세계 조명시장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못했던 오스람과 필립스가 한편으로는 기술과 품질로, 한편으로는 가격으로, 중국 제품을 따돌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자 전략이다.

만일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중국 업체들이 오스람과 필립스를 가격으로는 추격할 수 있을지언정, 기술과 품질로는 따라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야 말로 값싼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빼앗아가던 중국 조명업체들을 근본적으로 따돌릴 획기적인 대책을 오스람과 필립스가 찾아낸 셈이다.

이처럼 오스람과 필립스의 중국 본토 진출이 갖는 의미는 크다. 그것은 단순하게 오스람과 필립스가 지금 막 떠오르는 중국 LED조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에 생산기지나 조립공장을 건설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통조명에 LED조명이 등장하면서 세계 조명시장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동한 것이 첫 번째 LED조명의 충격파(LED조명 쇼크 1.0)라고 한다면, 오스람과 필립스의 중국 본토 진출을 계기로 세계 조명시장에 불어 닥칠 후폭풍은 제2의 LED조명 충격파(LED조명 쇼크 2.0)이라고 해서 크게 지나친 말은 되지 않을 것이다.

‘파레토의 법칙’이 지배하는 조명시장

“기술도, 품질도, 가격도 가장 뛰어난 제품이 세계 조명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한다” 이것이 조만간 우리 앞에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세계 조명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즉, 기술과 품질, 가격이란 경쟁요소를 모두 갖춘 완벽한 제품(Perfect product)을 지닌 소수의 슈퍼 브랜드(Super brand)가 세계 조명시장을 독점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의 등장은 “상위 20%가 전체 소득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의 법칙’과도 맞아떨어진다. 상위 20%가 전체 소득의 80%를 갖는다면, 그 상위 20% 안에서도 다시 상위 20%에 해당하는 사람(업체)이 전체 80% 소득 가운데 80%를 차지한다는 논리도 성립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전체 상위 20% 가운데 20%에 속하는 사람이 전체 소득 80%의 80%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즉, 전체 상위 4%가 전체 소득의 64%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조명업계의 상위 4%에 해당하는 업체들이 세계 조명시장 매출의 64%를 차지하는 상황이 일어난다. 그 상위 4%에 해당하는 업체는 바로 오스람, 필립스와 같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세계 최저 수준의 가격이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제품을 만들어내는 업체들이 될 것이다.

상위 4%에 해당하는 소수의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64%를 차지하는 일은 과거에는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사실 램프와 부품이 거의 규격화 돼 있던 전통조명에서는 이런 일은 일어나기가 어려웠다. 같은 램프, 같은 부품을 갖고 만든 제품이란 모양, 즉 디자인만 다를 뿐 기능과 성능, 품질은 대부분 대동소이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어느 업체의 제품이 비싸다면 그 제품과 비슷한 기능과 성능을 가졌지만 가격은 싼 제2, 제3의 제품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LED조명이 등장하면서 이런 식으로 대체 가능한 제품을 찾기란 어려워지게 되었다. LED조명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천기술을 가진 업체와 갖지 못한 업체, 그리고 기술 수준이 높은 업체와 높지 못한 업체 간의 차이가 현격하게 날 수밖에 없게 된 까닭이다.

예를 들어 LED조명에서 필수적인 기술인 청색광을 백색광으로 바꾸는 기술, 즉 ‘화이트 LED 컨버젼스 기술(White LED covergence technology)’을 가진 오스람과, 그 기술을 갖고 있지 못한 업체 사이에는 극복할 수가 없는 기술적인 격차가 존재한다.

이와 같이 어찌어찌해서 품질과 디자인은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기술은 쉽게 따라잡을 수가 없는 것. 이것이 전통조명과 LED조명 간에 가로놓여 있는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차이다. 그리고, 지금은 전통조명에서 LED조명으로, 나아가 LED조명보다 더 기술적인 OLED조명으로 조명의 전체 틀이 변화되고 있는 과정에 있다. 그러니 기술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심해지게 될 것이란 이야기이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은 그러면 과연 언제부터 세계 조명시장을 지배하는 룰(Rule)과 패러다임이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2015년과 2022년이다. 2015년은 LED조명의 성능이 기존 전통조명의 성능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이다. 2022년은 LED조명의 가격이 기존 전통조명의 가격과 동일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시기이다.

이것은 지금으로서는 비록 일부 해외 조명업체 및 부품업체들이 내다보는 전망치이긴 하다. 그러나 LED조명의 기술 발전 상황이나 예상되는 성능 개선 속도, 그리고 LED조명 보급 및 수요 증가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LED조명 제품 가격 인하 속도 등을 감안할 때 달성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수치들인 것으로 판단된다. 요약하면 LED조명은 2015년에 기존 전통조명과 같은 성능에 도달하고, 이후 가격이 계속 하락해서 2022년경이면 전통조명 제품의 가격과 같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볼 때 필립스가 중국 청두에 세울 LED 생산기지의 완공 시점이 2015년인 것은 예사롭지가 않아 보인다. 필립스가 청두 LED 생산기지의 완공 시점을 LED조명의 성능이 기존 전통조명의 성능과 같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2015년으로 잡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20 : 80 시대’의 생존전략 5가지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세계 조명 내지 LED조명 시장의 변화가 닥칠 때 오스람이나 필립스 등 세계 조명시장 상위 4%에 들지 못하는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선택 가능한 답안지가 있다. 물론 가장 좋은 선택은 자신이 세계 조명시장 상위 4%에 드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변화하는 세계 조명시장의 패러다임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 첫 번째 길은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나가는 것이다. 기존의 원천기술과는 다른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서 이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 세계 조명시장을 상대로 판매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선택할 경우, 자체적으로 생산시설을 갖출 것이냐, 아니면 생산은 애플처럼 글로벌 소싱을 통해 OEM으로 처리할 것이냐 하는 것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두 번째 길은 남이 개발한 기술을 빌려서 품질과 디자인이 탁월한 제품을 만드는 길이다. 이것은 일종의 제품 리노베이션을 사업 전략으로 택하는 길이다. 세 번째의 길은 주문생산 전문업체로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 조명전시회에 참가해 제품 주문을 받은 뒤 계획생산, 공급을 하는 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조명 사업을 패스트 패션 방식으로 끌고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니클로나 자라(Zara)처럼 짧은 기간에 즐기듯 조명기구를 소비하는 컨셉트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럭셔리 상품으로 가는 길이다. 장인이 명품을 만들듯 수작업으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탁월한 디자인의 조명기구를 개발하고, 한정된 수량만을 만들어서 한정된 고객에게만 공급하면서 희소성을 높여간다면, 마니아 층을 형성하면서 럭셔리 브랜드화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첫 번째 방법을 제외한 나머지 선택지들은 사실 세계 조명업계에서 메이저 시장을 추구하기보다는 일종의 마이너 시장 내지 니치 마켓을 개척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다는 컨셉트를 바탕에 깔고 있다.

쉽게 말해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만한 능력이 된다면 기술, 품질, 가격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길로 나가고, 그렇지 못하다면 사업의 폭과 영역을 좁혀서 전문화, 특화, 틈새화로 생존의 길을 모색하라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무리 전문화와 틈새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기술과 품질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에 가까워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지 않고 전문화, 특화, 틈새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일종의 신기루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중배 大記者 ceo@koreanlighting.com

Source : 한국광산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