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8일 목요일

金 총재 내정자, '한은도 정부' 견제역할 포기?


金 총재 내정자, '한은도 정부' 견제역할 포기?



한은 총재로 김중수씨가 내정되면서 성장잠재력 확충을 주장했던 과거 소신과 이력에 대한 설명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김중수씨는 아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은도 정부이며 정부의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미국의 예를 들었는데,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가 외부에 공개되어 국민 스스로 판단할 여지가 있는 정부와 충성주의 속에 하나의 목소리만 존재하는 현 우리 정부와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은 아니며, 이런 상황이면 한은이라도 정책의 다양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게 맞고 부족하나마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입니다.



2009. 01
이성태 총재 `중앙은행 원론 강의` 속뜻은

2009. 11 금통위 금리동결, 한은총재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기존 이성태 총재 당시에도 정부의 일방적인 확대-부양 기류에 정면으로 대응하진 못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시장에 견제 시그널을 날리곤 했는데, 지금 정부의 인사운영방식을 보건 데 그 사람의 과거 성향이야 어쨌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절대 요직에 앉히지 않는다는 추측은 가능합니다. 태생적 한계라 볼 수 있죠.



정책을 세우는데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음으로 생기는 과잉의 피해는 정보에 어두워 대비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지게 되므로 그것만큼 위험한 건 없습니다. 여러 정황상 이성태 총재 당시 만큼의 무게 감을 한은에 바라긴 어렵더라도 되도록이면 바른말 하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합니다. 







"모든 정책은 성장잠재력 확충에 집중돼야" 합리적 시장주의자



MB정부 첫 경제수석…국제경제 전공한 학자 출신

노무현 정부 시절엔 성장 높이라는 압력에 반대

김중수 신임 총재 내정자는 대외 개방을 중시하는 국제경제 전문가다. 노태우 정부 이후 정부의 색깔과 관계없이 경제정책 입안에 참여해온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던 그가 대외 개방과 개혁,시장 자율을 중시하는 'MB노믹스'(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의 적임자로 평가 받으며 경제수석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배경이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정책관여

그는 1973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김영삼 정부 초기엔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을 지냈다. 이어 OECD 가입준비 사무소장을 맡아 한국의 OECD 가입에 크게 기여했다. 초대 OECD 담당 공사를 역임했다. 박사학위를 미국(펜실베이니아대)에서 받았고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를 지냈다. 개방을 주장하는 것은 이런 외국 경험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에는 경제부총리 특별보좌관과 조세연구원장직을 맡았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KDI 원장으로 발탁돼 3년간 국책연구소를 이끌면서 대통령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노태우,김영삼,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노믹스'를 세우는 데 일조한 것이다.



◆신중한 원칙주의자

그는 '신중한 원칙주의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어지간해선 앞에 나서는 법이 없다. 시장 이슈에 대해 간접화법을 구사해야 하는 한은 총재 이미지와 들어맞는 측면이다. 경제수석 시절에도 그는 줄곧 '그림자 참모론'을 주장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내각 사이의 경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한번 원칙을 정하면 절대 물러서지 않는 집요한 원칙주의자이기도 하다. 소신이 강해 2002~2005년 KDI 원장으로 일할 때 경제성장률과 국민소득 등 경제 전망치를 놓고 당초 노무현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2004년 9월 과천 종합청사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당시 김 원장은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론'에도 반대하며 재정적자 확대-감세 등 단기 경기부양책 역시 더 이상 써서는 안 되며,모든 정책노력은 '중 · 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시 재정경제부가 "내년부터 내수가 살아나면서 체감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을 내놓은 데 대한 반박이었다. 2005년 1월20일엔 '2005년 한국 경제와 경기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환율 하락 등을 감안하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3년간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3~4년 혹은 4~5년 내 2만달러 시대에 진입한다는 것은 무리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주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1월1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2008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전망'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KDI 원장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3년 임기를 마친 2005년 8월 연임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는 합리적 시장주의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시장 자율과 개방,규제완화를 중시한다. 경쟁을 억압하는 규제나 평등주의가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시각을 밝혀왔다.



◆"한은도 정부다"

김 내정자는 평소 한은과 정부 간에 정책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 12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은의 저금리기조 유지가 정부의 압력 때문이라는 외신의 지적과 관련,"통화정책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이지만 한국은행도 정부이며,정부의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미국의 재무성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예를 들었다.

그는 또 △디플레이션 갭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다 △국가 간 정책협의를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대외충격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G-20 한국 리더십' 컨퍼런스 행사에서는 "출구전략의 방향기준을 설정해 시장의 기대를 제어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시행시기와 무관하게 신뢰할 수 있는 출구전략과 재정건전화 계획 등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이는 경기부양 정책으로 확대된 시장의 지나친 기대를 제어하는 효과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독과 근면 스타일

경제수석 당시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관계자들은 김 내정자를 '워커홀릭'이라고 기억한다. 한 측근은 "부하 직원들보다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며 "저녁 약속이 있더라도 끝난 뒤 들르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KDI 원장 재직 시 토 · 일요일 없이 출근해 각종 보고 문건 외에 국제기구 발간 보고서까지 모두 챙겨 읽는 등 다독(多讀)과 근면으로 유명했다. 바둑 당구 테니스 탁구 등 취미활동도 한번 빠져들면 그야말로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는 게 지인들의 평가다.

홍영식/정종태/김현석 기자 jtchung@hankyung.com

 

작성자 청년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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