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1일 화요일

대선주자의 불안한 말실수, 국익을 논하는 자리였다면...

 

대선주자의 불안한 말실수,

국익을 논하는 자리였다면...

 

재미있는 국제경제소식이 없어서 어제 대선후보 토론 관련 이야기를 좀 다뤄볼까 합니다.

우리는 왜 미국의 개싸움 같은 TV 토론이 없는가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지만 지나치게 정견발표회 같은 형식임에도 후보들이 필요한 부분을 잘 들춰내고 있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 느껴집니다.

어제 토론을 보면서 박 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를 통해 복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소리를 듣고 귀를 의심했는데 역시 어제 토론의 핫이슈 중 하나였나 봅니다.

진짜 `지하경제 활성화'를 말하고자 했던 거면 정말 시대착오적인 마인드에서 나온 발상이고,

단순 말실수라면 중요한 자리에서의 잦은 말실수들이 나중에 대통령이 된 이후 대한민국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오바마 같은 토론의 달인과의 정상회담에서 상상을 초월한 문제를 많이 양산할 것 같아 후보에 대한 믿음이 매우 떨어지는 일입니다.

만약 대화 상대자들이 중요한 국가이익을 논하는 정상의 모임이었다면 정말 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그때는 실수를 안 할거라는 기대를 전혀 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새누리당에서 말실수였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는 걸 보면 `활성화'표현이 진정 의도된 건지 아니면 또다시 말실수 구설에 휘말리는 게 두려워서인지 둘 중 하나겠죠.

본인의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미래를 이야기하자면서 현재 정권도 아닌 지난 정권 이야기로 네거티브하는 것도 문 후보에 비해 모양이 빠지는 게 사실이라 매우 안타깝게 토론을 보았습니다.

아무튼, 특정후보를 위해서건 아니건 선관위의 지나치게 점잖은(?) 토론회 운용방식으로 자칫 매일같이 방송과 신문을 통해 나오던 내용만 답습될 수 있었는데 그나마 후보들의 자질이나 정견에 대한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정당의 힘이 아닌 후보 개인의 이미지나 능력에 어필하는 이번 선거의 모습으로 볼 때 새누리당 최고의 약점이 후보 자체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여당이나 이들에 빌붙은 기존언론, 법조/경제계들을 조마조마하게 하고 있는데 아마 3차 토론 즈음해서는 이탈하는 세력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그들은 후보나 정당보다는 권력을 따라 이동하는 사람들이니... 아마 이번에 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그간 수십 년간 철저히 가려져 권력을 행사하던 사람들이 다 드러난 마당이니 인적 청산을 하고 진정한 정치사회개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언젠가 한국의 대선상황에 대해 주요 외신들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도 소개를 하겠지만, 대체로 현재 박후보는 군부독재자의 딸(a military dictator's daughter)이 고유명사처럼 따라다니고, 문후보에 대해서는 독재시절 학생 때 이에 대항하다 감옥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a dissident student during the Park dictatorship) 박근혜보다는 덜 친미고 친기업적인 사람(less pro-business and pro-American)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또 안철수에 대해서는 돈정치의 악취에서 벗어나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untainted by the stench of money politics)라는 표현으로 많이 소개됩니다.

아마 외신을 접하는 전세계 국가 사람들이 볼 때는 미얀마의 탕쉐를 중심으로 한 군부독자세력과 수치를 중심으로 한 반독재 세력 또는 브라질의 군부독재세력과 룰라의 반독재 세력의 싸움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마 박후보의 과거에 대한 변하지 않는 인식이 이런 외신의 시각을 만들어낸 것일 겁니다.

 


 

文측 "지하경제 활성화? 저런 분 대통령 돼선 안돼" 朴에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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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열린 18대 대선 주자 경제분야 2차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토론회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은 1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 “줄푸세는 경제민주화와 다르지 않다” 등 전날 TV토론 발언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앞서 박 후보는 제2차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서 복지재원 마련과 관련,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정비하고 지하경제를 ‘활성화’해 매년 27조, 5년간 135조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해 말실수 논란이 일었다. 박 후보는 또 자신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공약이 경제민주화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무엇보다 ‘줄푸세’가 경제민주화와 같은 것이라는 주장에 정말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며 “또 민생 파탄이 노무현 정무 탓이라는 강변에 대해서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민생파탄이 ‘이명박근혜’의 합작품이라는 것이 잘 드러난 토론회였다”고 말했다.

정 상임고문은 이어 “사람은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실수가 잦으면 문제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실수를 잘 용납하지 않는 자리”라며 “어제 박 후보가 지하경제를 ‘활성화’해서 27조원씩 매년 절감해 135조원을 만들겠다고 하는 실수를 보면서 ‘야, 이거 큰일이구나. 절대 저런 분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가 아마 지하경제를 양성화 한다는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실수 할게 있고 아닌게 있다”고 말했다.

이인영 상임선대본부장도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같다고 얘기하는 것은 깜짝 놀랄만한시대 인식”이라며 “4·19와 5ㆍ16이 같다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 12ㆍ12와 5ㆍ18, 6ㆍ10민주화항쟁이 같다고 하면 누가 정상적인 시대인식을 하는 사람이라고 믿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치를 세우자고 얘기했던 박 후보의 전매특허 ‘줄푸세’가 결과적으로 부자ㆍ재벌의 세금을 줄여주고 재벌ㆍ대기업의 규제를 풀어주고 노동자ㆍ서민의 민생권을 짓밟는 법치만 강조하면서 사회적 양극화, 경제양극화를 초래했는데 그런 것을 시정하기 위한 경제민주화와 같은 것이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언사”라며 “‘줄푸세’를 철회하지 않는 경제민주화는 가짜”라고 말했다.

전병헌 매니페스토 본부장은 “15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 후보에게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던 책임자로서 박 후보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용어를 쓴다는 것은 수치스럽고 모욕적”이라며 “경제용어에 너무 익숙치 않다보니 ‘그거, 이거, 저거를’ 이라는 대명사를 쓰다가 마침내 ‘지하경제 활성화’에까지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덜 되도 한참 덜 된 후보임이 드러났다”며 “더 이상 박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아줄 것을 요구한다. 준비가 덜 된 후보가 준비됐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가짜 슬로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작성자 청년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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