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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7일 일요일

글로벌 경제에 드리워진 선진국 국가부채의 그림자

 

글로벌 경제에 드리워진 선진국 국가부채의 그림자

 

 

국가부채 위기는 호황기 직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호황기의 낙관적인 분위기 하에서 국가간의 자본 이동이 확대되다가 금융 상황 변화로 선진국들이 긴축기조로 돌아설 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재정위기가 과거의 국가부도 상황과 구별되는 점은 민간부문의 부채문제가 정부로 이전되었다는 점, 그리고 개도국이 아니라 선진국이 주된 위기대상국이라는 점이다. 현재 재정위기는 선진국 부도를 막기 위한 국제기관 및 국가들의 협력으로 단기간 내에 심각한 부도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00년대 초 누적된 높은 부채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디레버리지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부채 위기의 당사국들이 이제까지 세계시장에서 상품 수요국으로 역할을 해 온 선진국이란 점에서 과거 국가부채 위기들에 비해 그 영향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경기둔화 과정에서 금융위기와 국가부채 위기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러한 위기 상황은 부채문제가 심각한 나라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가부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민간부문 부채 비중이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의 주의가 요구된다.

 

 

 

< 목 차 >

 

1. 과거 국가부도 위기의 발생 배경

2.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의 특징

3. 향후 국가부채 위기의 전개방향

4. 국가부채 위기의 주요 대상국

5. 시사점

 

 

 

1. 과거 국가부도 위기의 발생 배경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대상국가들의 자구노력 안이나 국제기구, EU 차원의 지원대책이 발표되면 상황이 잠시 안정되다가 스페인 저축은행 부실이나 헝가리 재정적자 확대 등 관련된 리스크 요인들이 대두되면 또 불안이 시작되는 위태로운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국가부도 사태는 국가간 자금거래가 시작된 만큼이나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알려진 최초의 국가부도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재정위기의 중심국인 그리스이다. 기원전 4세기 아테네 해상동맹의 도시정부들이 델로스 신전에 대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국가부도는 19세기 이후부터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이는 산업혁명의 과실이 세계경제에 파급되면서 세계경제의 성장 속도가 높아지고 산업의 설비집약도가 높아지면서 금융거래가 활발해진 데 따른 것이다. 실물자본의 축적이 자금 대부에 있어 담보의 역할을 하면서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자금대부가 크게 늘었고 이와 함께 국가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사례도 늘기 시작했다. 1820년대에서 1840년대 사이 전세계 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국가들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바 있다(<그림 1> 참조).

 

 

20세기 들어 1, 2차 세계대전으로 전쟁당사국이 적대국에 대한 채무를 거부한 사례들을 제외하면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서는 두 차례의 대규모 국가부도 시기를 경험했다. 첫 번째는 대공황 기간으로 1931년과 32년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남미국가들이 국가부도를 맞았다.

 

이후 위기는 동유럽 및 남유럽 국가로 확산되었고 결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까지 부도에 이르렀다. 2차 대전 이후 잠잠해졌던 국가부도 사태는 80~90년대 다시 크게 늘었다. 1982년 멕시코 모라토리엄 선언을 필두로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대부분의 주요 중남미 국가들이 채무상환에 실패했으며 이후 아프리카 국과 1990년대 동아시아 외환위기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동아시아국들은 대부분 직접 국가부도 사태를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IMF로부터의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게 되었다. 

 

 

 

위기 이전 국제 자본이동 활발

 

과거 대규모 국가부도 시기의 공통적인 특징들을 살펴보면 우선 위기 이전 기간 중 국가간 자본의 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국가부채가 빠르게 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생산국가들의 개발수요가 늘면서 선진국으로부터 개도국 정부에게로 자본의 흐름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대공황기 직전에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 호황이 국가간 자본이동을 촉진시키는 요인이었다. 선진국으로부터 식료품과 원자재 수요가 늘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남미 등 원자재 수출국들은 이에 기반해 사회간접자본 확대 등 경제개발 목적의 외채를 크게 늘렸다. 1928년 상당수의 남미 국가들의 수출대비 중앙정부 부채 비율이 100%를 넘었다. 

 

한편 1980년대 위기는 선진국 내 금융 여건의 변화가 세계 자본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경우이다. 1970년대 고유가로 선진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자금수요가 줄어들게 되자 금융기관들은 개도국에의 자금 공급을 늘렸다. 특히 회사채 시장의 확대로 국내대출이 어려웠던 미국의 은행들이 중남미국들에 대한 차관을 적극적으로 확대시켰다.

 

사후적인 평가이지만 위기 당시 채권국이나 채무국 모두 경제상황을 과도하게 낙관한 나머지 위험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당시 중남미 국가들은 높은 원자재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함으로써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해외차입 규모를 크게 늘렸다. 또한 당시 국가간 대출금리에서 리스크 프리미엄의 차이가 거의 없었는데 이는 선진국의 금융기관들이 국가의 위험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금융긴축이 개도국 부채위기 촉발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의 자금 흐름은 선진국 금융위기 혹은 금융정책 기조의 중대한 변화 등을 계기로 방향이 반대로 바뀌게 된다. 대공황기에는 미 연준의 1929년 재할인율 인상 등 금융긴축이 주가폭락으로 이어져 공황의 촉매가 되었다.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 은행들은 해외대출 자금을 회수해 국내대출로 전환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개도국에 대한 대출이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1980년대 위기에는 금융위기는 아니었지만 선진국 금리정책의 기조가 바뀌면서 개도국 대출이 급감했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압력으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남미국가의 외채부담이 확대되었고 선진국 은행들의 중남미국에 대한 신규대출이 크게 줄었다(<그림 2> 참조). 세계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동반되면서 개도국들이 수출을 통해 채무를 상환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취약한 국가가 부도를 맞게 되면 비슷한 성향을 가진 국가로 부도가 빠르게 전파되곤 했다. 대공황기는 1931년과 32년 중에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와 그리스, 독일 등 유럽국가가 채무재조정을 겪었다. 1982년 멕시코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되자 주변 국가로까지 국가부도 위기가 급속히 전파되었다. 이는 여러 국가들에 동시에 자금을 대출한 금융기관들이 한 국가의 부도위기 발생시 위험기피 경향이 확대되면서 인접 국가로부터도 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2.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의 특징

 

현재의 남유럽 재정위기는 PIGS 등 일부 국가의 방만한 재정운영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20세기 국가부채 위기와 마찬가지로 2000년대 초부터의 세계경제 호황과 이 과정에서 누적된 과도한 부채에서 찾을 수 있다(<그림 3> 참조).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2000년대 세계경제는 평균 성장률이 과거에 비해 1%p 가량 늘어나는 초호황을 구가하였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의 부채가 빠르게 늘었는데 이는 가계와 금융기관들이 자산가격 하락 리스크를 고려하지 못한 데 기인한 것이다. 인플레를 우려한 선진국 정부의 금리인상이 자산가격 하락을 촉발시켜 이후 금융위기와 국가부채 위기로 이어졌다는 점도 과거 국가부채 위기와 공통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민간부채가 정부부문으로 전이

 

과거의 국가부채 위기와 현재의 위기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선 과거에는 정부부채가 위기의 직접적인 대상이었다면 현재는 민간 부문의 부채위기가 정부부문으로 옮겨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2000년대 선진국에서는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었고 이것이 서브프라임 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금융위기의 수습을 위한 대규모 구제금융으로 인해 민간부채가 정부부문으로 이전되었다. 민간부채의 급격한 조정에 따른 경기침체를 재정적자를 통해 완화시키는 노력도 정부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남유럽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계부실이 은행의 손실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자산이 축소된 금융기관들이 국채를 흡수하지 못하게 되자 정부의 해외 채권 발행이 늘어난 것도 민간부채 문제가 정부위기로 전이되는 경로가 되었다. 민간부문의 부채를 정부가 흡수하면서 금융위기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결국 선진국 정부도 경제주체들의 안전성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 주지 못해 위기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현재의 재정위기는 서브프라임 위기의 연장선상에서 보아야 할 것이며 PIGS 등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2000년대 부채를 크게 늘리면서 성장한 국가들 모두에 해당하는 문제일 것이다.

 

 

위기대상국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위기가 개도국이 아닌 선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과거와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이다.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선진국은 국가부채 위기를 졸업한 것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그 동안 일본, 북유럽 국가들이 심각한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국가부도 가능성은 크게 고려되지 않았다. 금융위기 기간 중 이들 국가들의 신용상태는 부도사태를 우려할 정도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선진국들은 그 동안 축적된 풍부한 실물 및 금융자본, 발전된 금융시스템 등으로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크지 않아 금융시장의 플레이어들에게 위험 대상으로 크게 인식되지 않았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위기 중 선진국이 시장의 안전판이 아니라 중대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기존의 인식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0년대 부채의 절대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는(insolvency)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EMU 체제의 한계로 평가절하를 통한 부채축소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 선진국 부채문제의 가장 취약한 고리로서 남유럽 국가가 지목되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개도국이 이번 위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것은 1980~90년대와는 달리 2000년대에는 자본이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개도국들은 경상수지 흑자로 축적된 외화를 선진국의 채권과 자산에 투자하면서 글로벌 임밸런스(global imbalances) 현상을 이끌었다.

 

또한 과거 위기 경험을 통해 외환보유고를 축적시키고 외채확대를 지양하는 등 위기에 대한 안전판이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었던 점도 개도국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었던 요인이 되었다. 2000년대 들어 선진국이 외채비중을 꾸준히 늘린 데 비해 개도국은 외채 비중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그림 4> 참조). 선진국이 국가부채 위기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점은 향후 위기의 전개방향이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해준다. 

 

 

 

 

3. 향후 국가부채 위기의 전개방향

 

 

고성장과 부채축소 공존하기 어려워

 

현 위기상황의 향후 진행경로를 예측해 보면 우선 실물경기나 금융시장에 별다른 충격 없이 수습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부도 위기를 겪지 않았던 선진국들은 부도에 따른 신뢰상실, 국제 자본시장에의 접근 제한 등의 부작용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채무불이행 상황에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IMF 등 국제기관들도 자본확충 등을 통해 선진국 부도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과거 개도국 위기시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전개할 것이다. 선진국간 자금공여 등 국제 협력도 긴밀하게 진행될 것이다. 부도위기를 피하면서 세계경제가 다시 고성장 추세로 복귀할 경우 세수확대를 통해 국가부채 부담이 점차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필요하다. 즉 세계경제가 부채의 확대 없이 2000년대 중반과 같은 고성장을 이룰 수 있느냐는 것이다. 고성장 과정에서 부채가 축소된 사례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사례가 제시된다. 당시 미국은 높은 성장을 유지하면서 전쟁 기간 동안 누적된 높은 국가 부채를 꾸준히 줄여나갈 수 있었다(<그림 5> 참조).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현재에 재현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재정적자를 줄이면서도 고성장이 유지되었던 것은 전쟁기간 동안 군수물자 집중되었던 자원과 기술이 전쟁 종료 후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에 본격적으로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재정지출이 줄었지만 전쟁수행에 들어갔던 지출이 민간부문에 투입되면서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왔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생산성의 빠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일시적으로는 부채상환이 지연되면서 성장이 다시 높아질 수도 있다. 최근 미국에서 저축률이 다시 낮아지면서 소비가 늘고 성장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 이를 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단기적으로는 나타날 수 있지만 향후 추세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추세에 비해 급격하게 높아진 부채수준에 대해 어느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며 이는 수요 둔화, 즉 성장하락이라는 대가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상당기간 글로벌 경제회복에 부담 요인

 

다음으로 낮은 성장세가 상당기간 동안 지속되는 경로를 예상해볼 수 있다. 민간부문의 부채가 정부부문으로 이전되면서 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만큼 향후 부채의 축소과정은 민간부문과 정부부문에 동시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 등 주요 선진국들은 GDP의 100%가 넘는 높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오랜 기간 소비를 절약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그리스, 스페인 등 위기의 직접적인 대상국뿐 아니라 독일, 영국 등 주요 국가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재정적자를 축소할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재정건전화 노력이 확대될 전망이다(<표 2> 참조). 

 

 

아시아 외환위기 시에는 급격히 절하된 환율로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전세계 경기의 하락폭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간 내 회복될 수 있었지만 전반적인 선진국 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이러한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 크루그만(Krugman) 교수도 환율조정을 통한 회복 메카니즘의 부재로 인해 미국경제가 일본의 장기불황 경로를 따라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선진국에서 대규모 국가부도 혹은 금융위기 상황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는 점, 그렇지만 부채조정 과정에서 선진국의 성장동력이 쉽게 살아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진국의 대규모 부도사태보다는 부채부담이 해소될 때까지 선진국 경제의 낮은 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큰 경로인 것으로 생각된다. 개도국이 아직 세계수요를 이끌어갈 만한 규모가 되지 못한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세계경기 역시 2000년대에 비해 낮은 성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기 재발 및 국가부도 사태 발생 가능성

 

국가부도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부채 조정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재발할 우려도 있다. 금융위기가 국가부채 위기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국가부채 위기 과정에서 상당수 국가들이 금융위기를 겪게 된다. 이는 국가부채 위기와 금융위기를 유발하는 원인들의 상당수가 공통되기 때문이다. 

 

미국뿐 아니라 상당수 유럽 금융기관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로 큰 손실을 입은 상태이고 또 미국과 유럽국가의 부동산 가격의 하락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스페인 저축은행 부실 문제에서 보듯이 부동산 가격 거품이 심한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특히 실물경기의 부진이 심할수록 민간부문의 부실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성장률이 낮을수록 향후 채권자들이 느끼는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커지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자금의 회수 및 신규 대출 축소가 기업과 가계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부채를 축소시키는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거의 대부분 금융위기가 수반되었다. 

 

금융위기 발생은 다시 국가부도 리스크를 확대시키게 될 것이다(<그림 6> 참조). 금융기관의 부실이 재차 정부부채로 이전될 뿐 아니라 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급락으로 정부의 조세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재정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과거 금융위기 사례를 보면 위기 발생 3년 후 실질 중앙정부 부채는 평균 86%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만약 이러한 위기 상황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일부 국가에만 한정된다면 이들 국가는 단기적으로 심각한 경기추락을 겪더라도 채무재조정 등을 통해 부채조정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이후 단기간 내에 회복에 이를 수도 있다. 외환위기시 동아시아가 겪었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채위기의 발생이 다른 나라들, 특히 주요 선진국에 전염될 경우 세계경제는 대공황에 비견되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다른 지역으로 확산 우려

 

최근 국가부채 위기는 재정적자가 단기간 내 급등한 남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2000년대 들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총 부채가 크게 늘었고 이중 상당부분이 정부부채로 이전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채규모 측면에서 안심할 수 있는 국가들은 많지 않다. 특히 가장 취약한 국가에서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이는 투자자들의 위험기피 성향을 극대화시켜 부채위기가 다른 국가로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정부의 대외부채 규모가 큰 국가들이 일차적인 대상이 되겠지만 민간부문의 부채가 큰 국가들도 국가부채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 민간부문 부채가 금융위기를 통해 정부부문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부채의 비중이 높은 나라들도 국가부채 위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과거 발생한 국가부도 사례 중 국내부채에 대한 부도 사례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으며 성장이나 물가에 미치는 충격들이 국내부채에 대한 부도의 경우에 더 크게 나타난다. 국내화폐로 발행되는 부채는 통화발행을 통해 상환될 수 있다는 점, 외국인 채권자들이 국가위험에 더 민감하다는 점 등 때문에 국내부채에 대한 채무불이행 위험이 대외부채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채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게 될 경우 국내투자자들의 국내자산 기피 및 해외자산으로의 도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에 따라 국채발행이 원활해지지 못해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개도국들이 다시 부채위기 전염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선진국에 비해 개도국의 부채규모가 크지 않지만 과거에도 개도국들은 낮은 부채 수준에서도 선진국들의 자금회수로 부도위기에 빠진 적이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어렵다. 외채비중이 높거나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국가들,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하락이 예상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부채위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

 

 

 

4. 국가부채 위기의 주요 대상국

 

 

대외부채 비율이 높을수록 시장 불신

 

국가부채 위험이 큰 나라들은 어디인지 선진국의 주요 지표들을 살펴보았다. 국가부채 리스크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는 정부부채 규모이지만 국가부채 비중만으로 부채위기 리스크를 판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번 그리스 사태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재정문제에서 촉발되긴 하였지만 결국 대외 지급불이행 리스크에서 기인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외부채의 GDP 대비 비중을 보면 가장 높은 나라는 그리스인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7> 참조). 그리스는 정부부채 중 대내조달은 6.5%에 불과할 정도로 대외의존도가 높다. 국내저축의 감소와 유로존 통합에 따른 역내 금융차입이 쉬워졌던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스는 2000년대 고성장기에 주택건설 등 투자가 급증한 반면 민간 저축이 줄어들면서 대외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늘었다. 다음으로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PIGS 국가들과 벨기에 등이 정부의 대외부채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국가부채 규모는 매우 크지만 국내부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쌍둥이 적자국, 부채 위험국가로 분류가능

 

중기적으로는 재정수지나 경상수지가 국가부채 위기를 판정하는 보다 중요한 지표라고 판단된다(<그림 8> 참조). 재정 및 경상수지가 만성적으로 적자를 보인다는 것은 해당 국가가 잠재적인 성장 능력 이상으로 수요를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경직적인 환율제도나 파퓰리즘적 정책 성향 등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 등으로 환율이나 물가, 임금 등의 가격조정 기능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재정수지와 경상수지의 추이를 비교하여 볼 때, 선진국 중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가는 9개국인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9> 참조).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체크 등 선진국으로 분류할 수 있는 동유럽 국가, 그리고 미국, 영국 등이 해당된다. 특히 유로존 국가가 6개국이나 포함되는데 이는 단일통화체제로 인하여 환율변동으로 대외불균형이 조정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섬유, 의복, 가죽제품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 비중이 높아 개도국과의 경쟁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고 노동비용 및 물가상승폭이 다른 유로국보다 높아 대외 경쟁력이 꾸준히 악화된 사례이다. 잠재적 성장능력이 떨어지는 데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재정수지 적자를 늘려 경상수지 적자기조가 지속된 사례이다. 

 

영국의 부채 상황도 주의해서 보아야 할 것이다. 2009년 영국의 재정수지 적자는 GDP의 12.2%에 달했는데 이는 영국의 금융산업 의존도가 높아 서브프라임 위기에 따른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유로국이 아니기 때문에 환율조정으로 대외불균형 문제는 해소될 수 있지만 높은 재정적자를 축소시키는 데 따른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금융산업의 성장이 제약되는 과정에서 성장 잠재력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민간부문의 부채가 높은 국가들도 잠재적 위험국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간부채와 정부부채의 구분은 점차 불분명해지고 있다. 민간부채가 국가경제를 위협할 수준이 된다면 정부가 이를 책임질 것이기 때문이다. 비금융 기업과 가계 부채의 규모를 볼 때 GDP 대비 민간부채 비중이 300%를 넘는 국가는 총 8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0> 참조).

 

 

남유럽 국가인 스페인, 포르투갈은 정부부채 수준은 낮은 편이었으나 민간부문 부채 규모가 크고 또 부채증가의 속도도 빠르다. 스웨덴, 벨기에, 덴마크 역시 민간부채 수준이 높고 부채증가 속도가 빠른 국가군에 속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위험국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의 자본구조 등에 따라 국가간 구조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2000년대 민간부채가 빠르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볼 때 부채위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 남유럽 국가들은 민간부채의 문제점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은 주택가격 하락으로 가계 부문의 부채조정, 건설기업의 부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카하수르(Cajasur) 은행의 국유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부동산 버블기에 대출여신을 과도하게 늘려왔던 저축은행들의 부실이 큰 상황이다. 포르투갈 역시 민간부채는 GDP 대비 357.4%로 높은 편이며 매년 5.2%p씩 부채가 증가했다. 현재 정부부채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민간부채의 부실이 정부로 이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도국, 대외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들이 위험

 

개도국들의 경우 정부부채 규모나 대외부채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지만 시장의 신뢰도가 낮고 환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작은 충격에도 자본의 유출입이 급격하게 일어나면서 국가부채 위기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선진국과의 직접적인 비교보다는 개도국간의 상호비교를 통해 위험여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대외부채 비율, 그리고 대외불균형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자료비교가 가능한 개도국 중 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이 100%를 넘는 국가들은 총 5개국인 것으로 나타나며, 대부분 동유럽 국가들이 이에 속한다(<그림 11> 참조).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IMF 구제금융을 받은 헝가리, 라트비아는 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이 각각 174.3, 159.7%로 개도국 중 가장 높았다. IMF 지원을 받은 루마니아도 72.4%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들 동유럽 국가들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외불균형 역시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반해 남미나 아시아 개도국들은 평균 30%대 초반의 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상수지 흑자국이어서 부채 위기가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판단된다.

 

 

 

5. 시사점

 

 

현재 재정위기는 선진국 부도를 막기 위한 국제기관 및 국가들의 협력으로 단기간 내에 심각한 부도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00년대 초 누적된 높은 부채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는 디레버리지(deleverage)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둔화 과정에서 금융위기와 국가부채 위기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러한 위기 상황은 부채문제가 심각한 나라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재정 지표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2009년 기준 정부부채는 GDP대비 33.2%로 낮은 편이며, 정부부채 중 대외부채 비율은 3.3%에 불과하여 대부분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다. 경상수지 역시 2000년대 평균 1.8% 흑자를 보여왔으며, 환율제도 역시 외환위기 이후 자유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여 대외불균형 문제는 크지 않다. 

 

그러나 민간부채 문제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인 및 비금융 기업부문의 민간부문 부채는 GDP대비 376%로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였을 때 높은 수준이며, 부채 증가 속도 역시 빠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채구조가 상당히 건전해졌지만 2005년 이후 다시 늘어난 원인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 부문의 빠른 증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2009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에 비해 1.47배 증가해 성장에 비해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기관의 담보인정비율(LTV)이 낮아 단기간 내 가계부채가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이와 같이 빠른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지속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재정적자 문제도 아직 안심하기 어렵다. 2009년 GDP대비 -5.0%를 기록한 관리대상 수지를 정부가 점차 줄여갈 계획이지만, 중장기적인 성장 저하에 따른 세수기반의 축소와 고령화 추세에 따른 복지지출 확대 및 연금지급 증대 등을 고려할 때 균형재정을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재정건전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Source : LGERI

2010년 6월 14일 월요일

그리스 구제금융에도 꺼지지 않는 남유럽 위기의 불씨


그리스 구제금융에도 꺼지지 않는 남유럽 위기의 불씨


구제금융 지원으로 그리스는 국가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된 듯하다. 그러나 유동성지원만으로 채무상환능력 개선에는 한계가 있으며, 순조로운 이행여부에 대해서도 시장의 불신은 남아있다.

특히 유로존 회원국들간의 높은 상호의존성을 고려하여 보았을 때 그리스의 위기는 포르투갈 등 남유럽국가로의 확산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번 사태의 보다 근원적인 원인은 유로존의 구조적인 한계에 있다. 개별 회원국에 대한 거시감독체제가 부재했고, 회원국간 경제격차가 벌어져 왔다.

이번 사태가 확산되면서 유로화 단일체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들도 있다. 그렇지만 환율 안정 등 유로존 통합에 따른 이점과 이전 체제로 돌아갈 때 발생할 환원비용을 고려한다면 유로존 붕괴 가능성은 낮다.

이번 사태로 인해 당분간 유로화 약세는 불가피하며,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실물경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다만 안전자산 회귀현상을 통해 국내 외환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 목 차 >

Ⅰ. 남유럽 위기, 근본적 해결 낙관 어렵다

Ⅱ. 안정성을 의심받는 유로존(Euro Zone)의 향방

Ⅲ.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5월 1일, 그리스에 대한 1,100억 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 지원방안이 결정되었다.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2월 초부터 그리스의 파산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었지만, EU 회원국간의 구제금융을 금지하는 마스트리히트 조약과 독일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지원 프로그램의 확정이 지연되면서 시장의 불안이 커져 왔다. 더욱이 4월 27일 S&P가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의 국채 신용등급을 하락시켜 그리스 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였다.

 

국가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져 자체적인 자금조달 능력을 상실한 그리스는 5월 19일 만기도래하는 85억 유로의 국채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번 구제금융 지원으로 그리스 부도(default)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된 듯하다(<표 1> 참조).

 

그리스를 비롯하여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는 직접적으로는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용과 남유럽 국가들의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되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유럽 단일통화체제의 구조적 문제점이 세계경제의 위기국면에서 표출된 것이다. 때문에 구제금융으로 위기가 일단락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며, 앞으로의 전개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 더욱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전세계가 경기침체를 경험하면서 정부부채가 크게 증가한 것은 남유럽 몇몇 국가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이 직면하고 있는 공동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하에서는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향후 전망,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 유로존의 향방 그리고 국내외 경제에 대한 영향을 살펴본다.



Ⅰ. 남유럽 위기, 근본적 해결 낙관 어렵다


그리스에 대한 EU/IMF 공동의 구제금융 지원규모는 당초 거론되던 450억 유로의 두 배가 넘는 1,100억 유로에 달한다. 이는 유럽 지도자들이 그리스 파산이 가져올 파장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스의 재정위기를 신속히 수습하여 유로 전체로 금융불안이 비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구제금융 시작과 더불어 지난 수개월간 지속된 그리스 재정위기로 인해 야기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은 일단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그림 1> 참조). 그러나 남유럽의 재정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제시된 의무조항을 잘 이행할 수 있을 지 불확실하고, 여타 PIIGS(그리스 외에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에 속하는 국가들의 재정불안 문제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채무상환능력 개선에 제한

향후 2010~2012년의 3년 동안 그리스에 지원될 1,100억 유로 중에서 800억 유로는 연 5%의 조건으로 그리스를 제외한 여타 15개 유로존 국가들이 분담하게 되며, 나머지 300억 유로는 IMF에 의해 지원된다.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액은 그리스 정부가 추가 자금 조달 없이도 2012년까지 만기도래 할 800억 유로의 국채를 상환하고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보전하는 데 충분할 것이라는 평가이다. 3년 동안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한 그리스로서는 재정건전화를 이루면서 정부부채 규모를 줄이고 부채상환능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구제금융에 대한 이행조건으로 그리스는 앞으로 3년간 300억 유로의 고강도 재정긴축에 나서, 2009년 중 13.6%에 달했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014년에는 3% 미만으로 낮춰야만 한다.

 

그러나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재정긴축을 위해 임금삭감 등을 감수해야 할 공공부문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는 어려움이 있다. 이번 그리스의 재정개혁 조치들은 단기간 내 대폭의 재정적자 축소를 목표로 하고 있어 매우 강도가 높다. 실현 가능성은 물론, 시행과정 중에 국민적 반발에 부딪혀 삐걱거릴 우려가 있다. 이 경우 IMF나 EU로부터의 단계적인 자금지원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금융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 지난 2001~2002년 중 IMF의 자금지원이 예정되어 있던 아르헨티나가 이행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IMF로부터 자금지원이 유보된 사례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국민적 합의하에 순조롭게 재정건전화가 진행되더라도 재정긴축은 한동안 마이너스 성장 또는 저성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스의 계획에 따르더라도 금년과 내년 각각 -4%, -2.6%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2012년 이후에나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된다. 그 결과 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는 당분간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리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가 2013년까지 140%로 높아진 후에야 줄어든다. 

 

때문에 루비니 뉴욕대 교수를 비롯하여 여러 전문가들이 여전히 상환금액 삭감 및 만기연장 등의 채무조정을 통해 그리스 정부의 채무상환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 불가피하며 문제 해결에 보다 효과적이라고 본다. 채무상환능력이 없는 국가에게 단순히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포르투갈, 스페인으로의 전이 가능성 잔존

또 다른 난제는 ‘PIIGS’로 지칭되는 다른 4개국(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의 재정불안이 해소될 수 있느냐이다. 그리스의 재정 불안이 가라앉으면 여타 취약 국가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도 전반적으로 해소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구제금융으로 그리스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유럽 각국의 은행들이 당장은 손실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로 내 취약 국가들이 구제금융과 이에 따르는 엄격한 이행조건들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재정개혁을 서두르는 효과도 예상된다.

 

하지만 그리스를 제외한 나머지 ‘PIIGS’ 국가들을 둘러싼 재정불안이 크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BOX 기사 참조). 현재 그리스 다음으로 위기를 겪을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국가는 포르투갈이다. 그리스보다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낮기는 하지만, 높은 재정적자 비율, 낮은 국내저축률로 인한 높은 대외 채무의존도 등에 비춰 볼 때 채무상환능력이 그리스만큼 취약하다. 이미 포르투갈의 국채금리가 여타 국가들에 비해 크게 급등하는 모습이어서 금융시장 내에서 포르투갈 정부부채의 상환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포르투갈도 외부에서의 자금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의 경우 GDP 대비 정부부채가 그리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데다, 높은 국내저축률로 인해 정부부채의 대외의존도가 높지 않다. 단기간 내 공공부문의 채무상환능력에 문제가 야기되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나 주택버블의 후유증, 높은 실업률, 민간부문의 신용위험 등의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포르투갈이 무너질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나라는 스페인이다. 유로지역 내 국가들은 교역 및 금융거래를 통한 상호의존도가 높아 한 나라의 파산은 금융거래의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나라들로 빠르게 파급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포르투갈이 재정위기에 봉착할 경우, 최대 채권국인 스페인 금융기관들의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가신용등급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아 스페인은 금리가 급등하고 국채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 밖에 아일랜드는 현재 진행 중인 재정건전화 계획이 시장의 신뢰를 받고 있으나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문제는 남아 있으며, 이탈리아는 여타 국가들과 달리 채무상환능력과 유동성 부족 문제가 단기간 내 표면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남부유럽 국가들은 재정건전화를 통해 정부부채 수준을 줄여 나가는 한편, 그 동안 취약했던 대외경쟁력을 개선하여 외부에서 활로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대외경쟁력 개선은 단일통화 사용으로 통화가치 절하가 불가능한 만큼 임금 및 물가 억제 등 내적 절하(internal devaluation)가 불가피하다. 이 모두가 시간이 걸리는 데다, 경기위축과 생활수준의 저하라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다. 재정건전화를 위한 세수확대와 재정지출 감소, 그리고 내적 절하가 불가피한 것이지만 단기적으로 경기침체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아 채무상환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딜레마적인 상황을 여하히 극복할 수 있느냐가 향후 남유럽 국가들이 직면한 과제이다.




Ⅱ. 안정성을 의심받는 유로존(Euro Zone)의 향방

유로존 형성 이후 환율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회원국간의 상호 직접투자가 활성화되고, 경제통합을 뒷받침하는 제도들이 상당부분 개선되었다. 유로 출범 당시, 정책 담당자와 경제학자들은 회원국가들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 무역과 자본이동의 자유화와 단일 통화의 도입에 힘입어 각국 경제가 서로 수렴할 것으로 기대했다. 사실 유럽통합 움직임의 초기부터 ‘경제적 수렴(Economic Convergence)’에 대한 믿음은 유럽통합을 위한 여러 정책들을 뒷받침하는 강한 논거였다.

 

그러나 회원국 경제들의 경기변동과 각종 거시 지표들이 수렴할 것이라는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유로존 전체 차원에서 개별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감독하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존재했고, 경제적 이질성은 여러 측면에서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유로존이 겪고 있는 위기의 근본 원인은 바로 재정 건전성 유지의 실패와 이질화의 심화라 할 수 있다.  




금융위기 해결과정에서 구조적 취약점 노출

단일통화동맹의 출발점인 마스트리히트 조약(1992년)은 회원국들에게 엄격한 자격 조건을 요구했다. ▲재정적자 한도 GDP의 3% ▲국가부채 한도 GDP의 60% ▲가입 이전 2년 내 통화절하 금지 등이 대표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이 조항들은 유럽위원회가 개별 국가의 재정운용을 엄격히 감독하는 것을 보장해주지 못했다. 재정에 대한 감독은 사실상 각국의 경제정책에 간여해야 가능한 것인데, 경제정책은 주권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 문제점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유럽차원의 위기 대응책의 마련은 상징적 구호에 그쳤고, 주요 정책들은 개별 국가차원에서 추진되었다. 이 과정으로 예산적자 한도와 기업에 대한 보조금 금지 등 조약의 준수조항은 실효성을 상실했다. 이와 관련하여 유로존 창설의 핵심 인물인 오트마 이싱은 단일 통화가 제 기능을 하려면 하나의 중앙은행과 하나의 재무부가 있어야 하는데, 정치적 동맹을 결성하기 전에 통화동맹을 출범시킨 것이 잘못이었다고 평가한다. 

 

유로 단일통화체제 하의 10년 동안, 각국 경제의 이질화 경향이 심화된 점도 남유럽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이 과도한 부채와 경쟁력 약화에 직면하게 된 원인이다. 1999년 유로 출범 이후 명목 금리는 수렴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물가상승율이 국가별로 차이를 보여 실질금리가 괴리되는 현상이 지속되었다.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은 물가상승률이 높아 실질 이자율이 낮았던 반면, 물가가 안정적인 독일과 프랑스는 실질 이자율이 높게 유지되었다(<그림 2> 참조). 

남부 유럽은 이자 부담이 줄어 과도하게 채무에 의존하게 되었으며, 저축하기보다는 소비에 관심을 돌렸다. 이로 인해 역내 직접투자의 흐름에서도 규모나 구성 면에서 대조적인 현상이 일어났다.  북유럽은 교역재 부문에 설비투자가 많이 이뤄진 반면, 남유럽은 주택 등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그 결과 북유럽은 경상수지가 개선되었지만 남유럽은 경쟁력이 저하되어 경상수지 적자가 커졌고 부동산 버블이 발생하기도 했다(<그림 3> 참조).   

 



안정화를 위한 움직임 나타나

이번 그리스 지원이 단기적 처방이라면, 중장기적 대안으로는 IMF의 유럽 판인 유럽통화기금(Eurpoean Monetary Fund. 이하 EMF)의 설립이 논의되고 있다. 독일이 먼저 제안한 EMF는 ▲유로존의 금융시장 안정화 ▲회원국 구제 금융 ▲투기활동 억제 등을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제안에 그치고 있어 EMF 설립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설립을 위해서는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구제금융 금지 조항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회원국 전체의 합의와 승인 등 정치적인 과정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독일, 프랑스, 스페인, 유럽위원회 등은 EMF 설립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EMF 설립이 그리스 사태에 대한 보완책이라면, 보다 구조적인 개선방안으로 회원국에 대한 가입 기준 및 규제 강화를 들 수 있다. 유럽의 경제학자들은 10년 간의 유로화 운영 경험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으로 ‘새로운 회원국이 가입할 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꼽고 있다. 일단 가입한 이후에 국가간 차이를 교정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가입 이전에 경제체제간의 이질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관련해서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재정 건전화와 경쟁력 회복을 할 수 없는 국가는 EU 회원국으로는 남을 수 있지만 유로존에서 퇴출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개별 국가에 대한 통제방식의 개선, 거시적 감독의 강화, 버블 방지를 위한 규제 도입 등 보완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제안들은 EMF의 설립 과정 논의에서 제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남유럽 위기는 유로존의 내부적 취약점을 드러내면서 유로화 자체의 위기에 대한 논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책 결정자들과 다수의 학자들은 유럽연방 수립이라는 궁극적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맞닥뜨려진 난관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유로 단일통화체제가 끝내 붕괴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상당하다. 루비니 뉴욕대 교수나 펠트슈타인 하버드대 교수 등은 그리스 위기가 구제금융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그리스에 이어 남유럽 국가들이 도미노처럼 위기를 겪으면서 유로화가 끝내 공중 분해될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위기가 곧바로 유로존의 붕괴와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이미 20년에 걸쳐 준비하고 운영해온 유로 단일체제를 다시 되돌린다는 것은 치러야 할 비용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로체제 10년 동안 역내 거래비용을 감소시켰고 환율에서 오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등 유로존 통합에 의한 이점도 작다고 할 수는 없다. 모든 제도적 변천이 그러하듯이 유로체제는 현재의 제도가 갖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가면서 점차적으로 개선, 보완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 어디로 가나

그리스 위기가 터지면서 달러의 대안으로 여겨지던 유로마저 취약성을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의 기축 통화 판도에서 달러와 유로의 관계가 어떤 양상을 띨 것인가가 관심을 모은다. 

 

유로는 2009년 11월말 1유로 = 1.51달러까지 상승했지만,  그리스 위기가 표면화되면서 급락하여 현재 1유로=1.28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리스 구제금융안이 결정되었지만, 위기에 대한 우려는 당장 수그러들지 않아 유로는 하락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확대되는 데 위기감을 갖고 있는 유럽 주요국들의 정책적 개입이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보여, 유로화는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며 다시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유로가 대외 준비고나 대외결제 부분에서 달러를 대체해 나갈 것인가는 좀 다른 문제이다. 최근 그리스 위기 과정에서 뚜렷해진 것처럼 유로존 내의 각국 경제에 이질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가별 재정정책의 방향이 다르며, 유로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유로존의 통화정책은 회원국 경제들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데 일차적인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 즉 세계적 차원의 생산과 무역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동성을 제공하는 기축 통화의 역할을 하는 데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유로화가 내부의 이질성을 줄여 단일시장, 단일경제에 이르기 전까지는 기축통화 역할 면에서는 보조적 위치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 위기는 유로존과 유로의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났고, 그런 만큼 달러 기축통화의 시대는 좀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Ⅲ.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신용경색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구제금융 지원에 힘입어 유동성 위기는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조치가 그리스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이 아니기 때문에 위기 해소과정에서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여전히 비관적인 시각들이 많다. 더욱이 이번 그리스 사태가 포르투갈로, 나아가 스페인까지 옮겨지게 된다면 신용경색이 재발할 개연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와는 달리 이번 재정위기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시장에 유럽계 은행들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서 서브프라임 사태는 유럽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현상이 빠르게 나타났다. 그렇지만 그리스 등 남유럽의 경우 해외자산 70% 이상이 유럽계 은행에 집중되어 있다(<그림 4> 참조).

 

다만 선진권인 유로존의 금융불안으로 인하여 안전자산으로의 회귀현상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에 서브프라임사태와 같은 극심한 신용경색은 아닐지라도 당분간 금융시장 흐름에 대해서는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진국의 재정위기 상황을 맞이해 이보다 위험이 높을 것으로 평가 받는 개도국의 위험 프리미엄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개도국 중에서도 동유럽이 상관성에 있어서 더 큰 부담을 안을 가능성이 높다. IMF에 따르면 서유럽의 리스크에 동유럽 국가들의 민감도가 1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유럽 국가의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에 동유럽 국가들의 프리미엄도 동반 상승되었고, 그 상승폭이 훨씬 컸던 것이다. 이는 그리스,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신용위기가 동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부채조정으로 유럽 성장세 둔화 불가피

위기 당사국인 그리스나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은 올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등 부실한 경제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역내 교역비중이 높은 유럽경제는 이번 사태와 이들 국가들의 침체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비록 독일 등 북부 유럽 국가들의 견실한 성장세로 유럽 전체의 성장률이 플러스(+)를 보인다고 할 지라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1% 내외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까지 재현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반등효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그리스 재정위기는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경제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지난 호황 때 쌓여온 민간부채가 정부의 개입확대로 정부부채로 단순히 이전되었을 뿐, 부채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글로벌 경제의 견실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부채부담이 축소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부채의 조정은 여러 측면에서 성장세를 제약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시나리오가 순탄하게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가계부채의 조정은 저축률 상승과 민간 소비의 제약요인이 될 것이며, 기업부채의 조정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경험한 것처럼 설비투자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다. 정부부채의 축소는 정부지출 감소, 세율 증가에 따른 민간부문 경제활동 위축, 민간의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도 감소 등을 유발할 것이기 때문에 성장세의 둔화는 불가피한 측면이다. 또한 정부부채의 증가로 향후 경제에 부정적인 충격이 올 경우 정책 개입의 여지가 감소된 것 역시 리스크 요인이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주요 선진국들의 부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그림 5> 참조). 비록 금번 사태가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해온 일부 국가들에서 촉발되긴 하였지만, 주요 선진국 대부분이 향후 수년간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세계경제가 단기적으로는 반등효과로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2000년대 중반과 같은 고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국내경제의 영향 및 시사점

유럽은 부진을 이어가겠지만 개도국 등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국내경제도 이번 사태로 실물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가 EU회원국에 수출하는 금액은 2009년 기준 전체 수출의 12.7%를 차지하지만, 남유럽 국가는 2.4%에 불과하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확산되어 세계경제 전체가 부진에 빠지지 않는 한 국내경제의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그리스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우려스러운 점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개방도가 매우 높은 소규모 경제라는 구조적인 특징으로 국내경제는 외부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크게 받아왔다. 1997년 외환위기, 2000년 IT 버블 붕괴, 2008년 서브프라임사태 당시에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외자 유출로 환율이 급등한 바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건전성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개선되어 왔다는 것이다(<표 3> 참조).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비율은 2008년 말 98.9%에서 작년 말 105.1%로 개선되었고, 중장기 외화대출 재원조달 비율도 양호해진 상황이다. 또한 외환보유고도 올 4월말 2,788억 달러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 최대치를 기록하였고 경상수지 흑자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서브프라임 당시의 충격이 오더라도 국내경제가 받을 영향은 보다 작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안전자산 회귀현상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금융위기의 해소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커지면서 정부부채가 크게 늘어났다. 이번 그리스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는 이러한 정부부채 수준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초점이 되고 있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의 정부부채 수준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구고령화, 사회복지 서비스의 필요성 증대 등 재정지출 소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번 그리스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보다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정부, 나아가 공기업 부채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 관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Source : LGERI

2010년 6월 5일 토요일

제조업 성장의 묘수는 서비스화

 

 

 

제조업 성장의 묘수 : 서비스화.pdf

 

 

요약

 

최근 제조업체들이 제품 서비스화를 통해 차별화를 모색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 증대를 도모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부품의 표준화 및 모듈화, 글로벌 소싱 등으로 제조업체 간 품질의 차이가 줄어듦에 따라 서비스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제조업체는 신흥국 후발업체를 따돌리고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제품의 서비스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목차

 

1. 제조업의 서비스 비중 증대

 

2.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 유형

  

   ① 新서비스 추가型

   ② 서비스 강화型

   ③ 렌털·리스 서비스型

   ④ 서비스 사업型

 

3. 시사점

Source : SERI

2010년 2월 4일 목요일

스마트폰이 열어가는 미래 ㆍ 원자력 산업 동향 보고서.


스마트폰이 열어가는 미래.pdf



요약

스마트폰이 모바일 인터넷 대중화 시대를 열고 있다. 스마트폰은 PC와 같이 운영체제를 탑재하여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설치ㆍ동작시킬 수 있는 휴대폰을 통칭한다. 스마트폰은 실시간(Real-time), 정보ㆍ소통의 무한 확장(Reach), 공간 제약을 극복한 실제감(Reality) 등 '3R'을 통해 개인ㆍ기업ㆍ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목차

Ⅰ.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

Ⅱ.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미래 변화

   1.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2. 新시장ㆍ新비즈니스 모델 창출

   3. 기업 간 경쟁구도의 변화

Ⅲ. 시사점 및 제언






2010년 IT분야 10대 전략 이슈와 시사점.pdf



< 목차 >

Ⅰ. 조사개요

Ⅱ. 2009년 IT 트렌드 전망에 대한 평가

Ⅲ. 2010년 IT 분야 10대 전략 이슈

Ⅳ. 시사점

작성 : 한국정보화진흥원 국가정보화기획단 정보화전략기획부

백인수 선임연구원, 김윤남 연구원






원자력 산업 동향 보고서.pdf



I. 원자력 발전 개요

II. 세계 원전 산업 시장규모 및 경쟁현황

III. 국내 원전산업 현황

IV. 시사점 및 결론



2010년 1월 29일 금요일

2010년 한국경제의 당면과제

 

 

2010년 한국경제의 당면과제.pdf

 

 

요약

 

20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의 탈출을 마무리하고 미래를 대비한 성장기반을 다져야 할 중요한 시점으로, 한국경제의 당면과제와 그 해결방안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0년 한국경제의 당면과제는 크게 '회복: 경제위기의 극복', '安定: 안정적 경제·사회 시스템 구축' 그리고 '도약: 新성장기반 마련'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목차

 

Ⅰ. 경제위기를 넘어 도약으로

 

Ⅱ. 2010년 한국경제의 10大 당면과제와 대응

  1. 출구전략 시행 시기의 신중한 선택

  2. 더블 딥에 대비한 내수 활성화

  3.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로 일자리 창출

  4. '新3高'의 수출악재에 대비

  5. 외환시장 체질개선

  6. 주택거래 활성화와 가격안정

  7. 복합적 사회갈등의 원활한 조정

  8. 베이비 붐 세대 은퇴의 충격 완화

  9. G20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국격 제고

10. 低탄소경제의 인프라 구축

 

 

 

Source : SERI

2009년 12월 23일 수요일

연말 연초 한국경제 7 가지 체크 포인트



연말 연초 한국경제 7 가지 체크 포인트.pdf



» 7 가지 체크 포인트는?

연말 연초 국내 경제 관련해서는,

① 그리스 위기는 한국에게 위협이자 기회 요인,

② 대외 여건 변화: 중국과 미국의 역할 교대?

③ 내수-수출간 모멘텀 역전,

④ 연초(1~2월)에 금리 인상할까?

⑤ 연내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의 동반 고점 형성 가능성,

⑥ 연초 이후 은행권 대출 위축 및 신용위험 상승 가능성,

⑦ 정책 효과 약화에 따른 국내 고용 위축 우려 등 7가지 사안에 대한 세심한 점검이 요망됨.



Source
: miraeasset.com

2009년 12월 14일 월요일

2010년 중국 경제 및 거시 정책 전망


2010년 중국 경제 및 거시 정책 전망.pdf



2009년 제7회 한․중 경제포럼

1. 주 제 : 2010년 중국 경제 및 거시경제 정책 전망

2. 일 시 : 2009. 11. 6 (금) 16:00~18:00

3. 발표자 : CITICS 증권연구소 주젠팡(诸建芳)



중국 경제 현황에 대한 판단

❏CITICS 증권연구소에서는 2009년 경제성장률을 8.6%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정부 예상(8%) 보다 높은 수준임.

❏ CPI지수는 2009년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하였지만, 변동추이로부터 볼 때, 2009년 11월에 플러스로 반전할 것으로 예측함.

❏아울러 공업이윤도 4/4분기부터 호전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어 대체적으로 중국 경제현황은 좋은 양상을 나타내고 있음.


Source : KIEP

내년도 재정정책, 경기긴축적


내년도 재정정책, 경기긴축적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적자재정이 편성되었지만 재정충격지수로 본 2010년 예산안의 정책기조는 올해 본예산 및 추경예산 대비 모두 경기긴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한해 동안 재정정책에는 유례없는 글로벌 경기침체로부터의 조속한 회복이라는 비교적 뚜렷한 경기안정화 목표가 존재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과감한 추경 편성, 감세 조치 등을 통해 逆성장으로부터의 탈출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방향이 빠른 수출 회복세, 유리한 환율 여건, 저유가 등과 결합되면서 조기에 경제성장률을 제고시키는 발판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2010년에는 민간 부문의 자생력 회복 지원과 금번 위기로 크게 악화된 재정건전성의 중장기적 확보라는 모순적인 목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정정책 운용 환경이 올해보다 더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고민이 담겨있는 2010년 정부 예산안이 지난 9월 국무회의의 심의와 의결을 거친 후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이다(<그림 1> 참조).


일단 재정건전성 문제를 논의에서 제외한다면 2010년 정부예산안을 평가할 때 첫 번째 이슈는 경기팽창적인지, 아니면 긴축적인지 여부일 것이다. 세계 각국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용불안, 가계부실 등 경기회복세를 제약하는 불안요인들이 아직 산재해 있다. 우리나라 또한 민간 부문의 고용부진, 원화 강세전환에 따른 수출둔화 가능성 등으로 내년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내년 중에도 요구되는 가운데 예산안의 기조가 필요 이상으로 확장적이거나 긴축적이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적자재정이 편성된 것이 경기변동의 결과인지,
재량적 정책에 따른 것인지 식별하기 어렵다.

 

 

재정수지 적자폭은 감소

재정정책의 목표는 다양하고 복잡하여 그 효과를 측정하는 것이 어렵지만 경기안정화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재정수지, 재정기조 지표 등을 활용해 경기확장, 긴축 여부를 판단해볼 수 있다. 먼저 재정수지를 통해 2010년 예산안의 기조를 파악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통합재정수지1)보다는 관리대상 재정수지2)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통합재정수지는 당해연도의 순수한 수입에서 순수한 지출을 차감하기 때문에 재정수지 적자 보전을 위한 보전수입 또는 흑자 처분을 위한 원금상환 등이 제외된다. 그러므로 재정 건전성을 판단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여기에 정부가 미래에 지급해야 하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의 흑자가 포함되어 있어 연금 적립기에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흑자(적자) 규모가 과대(과소)평가된다는 단점이 있다. 관리대상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흑자를 차감하므로 당장의 재정기조를 파악하는데 보다 더 적합하다. 

1) 통합재정수지는 당해연도의 순수한 수입에서 순수한 지출을 차감한 수치임. 수입은 경상수입+자본수입+융자 및 출자금 회수로, 지출은 경상지출+자본지출+융자 및 출자로 구성됨. 포괄범위는 일반회계와 18개의 특별회계, 49개의 기금(금융성 기금 및 외평기금은 제외)임.
2) 관리대상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지 흑자를 공제하고 공적자금 원금상환을 합산한 것임.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관리대상수지 적자 규모는 32조원(명목GDP 대비 -2.9%)으로 올해 본예산(-24.8조원, -2.4%)보다는 더 팽창적으로 편성되었으나 추경예산(-51조원, -4.9%)보다는 적자 규모가 줄어들었다. 재정수지가 균형일 때와 2010년 예산안을 비교한다면 경기부양 효과가 있는 것이지만, 지난 해의 추경 대비 진작 효과보다는 줄어드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그림 2> 참조). 




2000년대 들어 자동안정화장치의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정충격지수로 본 재정기조 긴축적

재정정책 기조를 판단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재정기조 지표를 활용할 수도 있다. 재정수입과 지출 중에는 경기가 등락함에 따라 자동으로 늘거나 줄어드는 부분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경기가 하강하면 개인 소득의 감소나 기업 실적 악화로 정부의 재정수입인 소득세, 법인세가 줄어드는 반면 실업자수가 증가하고 사회취약계층이 확대되면서 실업급여와 같은 각종 사회보장지출이 늘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의도적으로 재정수입을 줄이거나 지출을 늘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적자재정이 편성되려는 경향이 발생한다. 경기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물론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처럼 경기변동에 따라 세수나 지출이 자동으로 변화하면서 경기 진폭을 완화시켜 주는 것을 자동안정화장치라고 한다(<그림 3> 참조). 따라서 적자재정이 편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경기변동에 따른 결과인지, 아니면 정부가 의도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출을 늘리거나 수입을 줄인 재량적 정책의 결과인지 식별하기 어렵다.

 


재정충격지수(Fiscal Impulse Indicator)

재정충격지수는 정부의 ‘재량적인’ 재정정책 운용에 따라 발생하는 재정수지 변동분의 명목GDP에 대한 비중으로 계산된다. 재정수지 중에서 자동안정화 기능에 따른 경기순환적 지출은 명목GDP 변화에 무관하고 잠재GDP 변화에만 의존하는 반면, 경기순환적 총수입은 실제 명목GDP 변화에 비례한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총수입이 명목GDP 변화에 비례해서 늘어나고 총지출이 잠재명목GDP 변화에만 비례한다면 재정정책의 기조는 기준시점과 비교하여 변화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구한 경기변동에 따른 수입과 지출을 전체 수지 변화에서 차감함으로써 남는 부분이 바로 재량적인 재정수지 변동분이다. 이를 명목GDP로 나눈 값이 재정충격지수가 되는데 양(+)의 값을 갖는 경우 전기에 비해 재량적 재정정책이 경기 팽창적인 것으로, 음(-)의 값을 갖는 경우 경기긴축적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FI = [(△G-△T)-(go△Yp-to△Y)]÷Y

G: 정부지출 T: 정부수입 Yp: 잠재명목GDP Y: 명목GDP

go: 기준년도의 명목GDP 대비 정부지출의 비중

to : 기준년도의 명목GDP 대비 정부수입의 비중

△G-△T: 실제 재정수지 증가분

go△Yp-to△Y: 자동안정화기능에 따른 재정수지 증가분

주 : 기준년도는 Yp와 Y의 격차가 가장 작은 연도로 설정. 잠재명목GDP는 Hodrick-Prescott Filtering으로 추정
 

 



2010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 및 추경예산 대비
모두 경기긴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자동안정화장치가 얼마나 경기변동에 잘 대응했는지를 간단히 계산해본 결과, 1990년대에는 자동안정화장치의 명목GDP갭 대비 비율이 -10.0%였으나 2000년대에는 -14.4%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00년대에는 GDP갭이 1만큼 발생했을 때 자동안정화 장치에 따른 정부부문의 수요가 -0.14만큼 떨어져 그만큼 경기의 진폭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사회보장제도 등이 확충됨에 따라 재정정책의 자동안정화기능이 제고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개발한 재정충격지수(Fiscal Impulse Indicator)는 이러한 자동안정화장치 작동에 따른 경기순환적인 재정수지 증감을 제거함으로써 정부가 의도한, 즉 ‘재량적인’ 정책의 기조가 어떠한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지표 중 하나이다(<박스기사> 참조). 이 재정충격지수를 활용하여 정부정책의 재량적 기조를 평가해보면, 2009년의 본예산은 2008년에 비해 1.5로 팽창적이었으며 추경예산은 경제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과감한 재정지출 확대로 3.0을 기록,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즉 2008년에 비해 늘어난 2009년 추경예산의 재량적 재정수지 규모가 명목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르렀다는 의미이다. 반면 2010년의 예산안은 올해 추경예산 대비 -1.6, 본예산 대비 -0.3으로 추경뿐 아니라 본예산과 비교했을 경우에도 경기긴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표 1> 참조). 


이처럼 2010년 예산안의 기조가 긴축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경제위기 과정에서 크게 증가했던 지출 규모를 정상화시키고 세입 등 총수입 증대를 통해 재정건전화도 함께 고려하려는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만일 올해 추경 대비 경기확장적 효과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최소 18조원 이상, 본예산 대비로는 3조원 이상에 달하는 재원이 더 소요되어야만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내년 재량적 재정지출의 올해 대비 증가분이 마이너스이기 때
문에 성장률 제고 효과가 음(-)이 될 것이다
.



재량적 지출의 성장기여도 마이너스

내년도 정부지출의 규모가 2009년 추경예산에 비해 줄어들 뿐 아니라 재량적 관점에서의 재정수지 증가분 또한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때문에 2010년 재정의 성장기여도는 음(-)이 될 전망이다. 재량적 재정지출이 성장률을 얼마나 제고하는지, 혹은 떨어뜨리는지는 정부지출과 수입, GDP로 구성된 벡터자기회귀모형(VAR, Vector Autoregressive Model)을 추정한 후 재정지출 1%p 증가에 따른 GDP의 충격반응함수(Impulse Response Function)를 구해봄으로써 확인할 수 있다(<그림 4> 참조).


그 결과 2009년의 본예산과 추경예산에 따른 재량적 지출 증가분이 성장률을 각각 0.80%p, 1.46%p만큼 늘린 반면, 2010년 예산안에 따른 재량적 지출 증가분은 2009년 본예산 대비로는 -0.27%p, 추경 대비로는 -0.93%p씩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되었다(<표 2> 참조). 


세계경제 상승세와 우리 민간부문의 회복 추이 유심히 살펴야

2010년 재정운용 목표에는 성급한 긴축정책으로의 선회보다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내용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2013년 이후 균형재정 달성을 함께 고민하려는 의지 또한 엿보인다. 어떤 의미에서는 적자 기조로 예산안을 편성하면서도 경기 침체로 인해 발생하는 재정 악화 요인을 감안하여 재정의 출구전략을 일정 부분 반영시키기 시작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재정충격지수로 판단한 내년도 예산안은 그렇게 경기확장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긴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재량적 재정정책의 국민소득 제고 효과도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세수가 증가하고 재정건전화가 진행되면 다행이겠지만 내년도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더뎌지고 우리 경제에서 정부정책의 효과가 민간부문으로 완연히 이전되지 않는다면 추경 예산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Source
: LGERI

2009년 12월 7일 월요일

금융위기와 新보호무역주의 外

 

 

금융위기와 新보호무역주의 外.pdf

 

 

 

요약

 

 

Ⅰ. 금융위기와 新보호무역주의

 

- 2009년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反덤핑∙反보조금∙특별세이프가드 등의 新보호무역주의가 확산

- 미국의 對中 무역적자 확대와 중국의 美국채 보유에 따른 미묘한 정치적 갈등이 양국간에 감지

- 中美 양국의 무역불균형이 심화되자 미국은 무역장벽을 높여 對中 수입을 제한하고 소비 관련 신용대출을

축소시켜 중국제품에 대한 수요를 억제

 

 

Ⅱ. 중국 통신운영업체의 '사물간 인터넷' 전략

 

- 2009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2009년 중국 국제정보통신전시회>에서 중국 3대 통신운영업체는 '사물간 인터넷 (Internet of Things)' 기술을 대거 홍보

- 물간 인터넷은 RFID 등 정보센서기술과 인터넷을 통해 사물과 사물을 연결시키는 지능형 인식 기술

- 본 보고서에서는 사물간 인터넷 응용 현황과 시사점을 제시

 

 

Ⅲ. 主要 經濟統計

 

 

 

목차

 

Ⅰ. 금융위기와 新보호무역주의

Ⅱ. 중국 통신운영업체의 '사물간 인터넷' 전략

Ⅲ. 主要 經濟統計

 

 

 

Source : SERI

2009년 12월 6일 일요일

리스본조약 발효 이후 EU의 변화와 시사점

 

리스본조약 발효 이후 EU의 변화와 시사점.pdf




요약

회원국들의 비준절차가 모두 완료되어 2009년 12월 1일부터 리스본조약이 공식 발효된다. 리스본조약으로 EU는 통합이 강화된 정치·경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리스본조약 발효로 인한 EU의 변화는 한국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EU 기본협정과 FTA를 토대로 '전략적 동반자 시대'도 새롭게 개막된다.



목차

Ⅰ. 리스본조약 발효의 의의

Ⅱ. 리스본조약 발효 이후 EU의 변화

Ⅲ. 리스본조약 발효 이후 EU의 과제

Ⅳ. 시사점 및 대응방안



Source : SERI

 

2009년 12월 1일 화요일

두바이 쇼크,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두바이 쇼크,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Kotra).pdf

 



요약



I.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및 현지 업체 반응

□ 한국 건설업체에 큰 파급 없을 것으로 예상

◦ 2009년 들어 건설·플랜트 시장의 중심이 아부다비로 이동하였고, Dubai World 자회사 Nakheel의 부실문제는 오래 전부터 예상돼 왔던 부분이라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건설업체는 거의 없음



□ 상품수출 및 대UAE 투자 파급 효과는 미미

◦ 금번 사태의 경우 실물경제 보다는 채권시장 등에 오히려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심리적 효과로 인한 소비위축 등을 예상할 수 있겠지만 단기적인 현상으로 끝날 가능성 높음



□ 현지 업체 반응은 서방언론 보도에 시큰둥

◦ 아부다비에서 구제 금융을 제공하는 등 현재 진행되는 프로젝트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서구 언론의 지나친 경계에 대해 오히려 불만을 가지고 있음




II. 주변국 반응

□ GCC1)지역


◦ 아부다비, 사우디, 쿠웨이트 등은 이번 사태의 규모자체가 중동 지역 국가
들이 운용하는 국부펀드 규모에 비해 작은 편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



□ 기타 국가(미국, 영국, 중국)


<미국>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 가치 상승 기대


<영국> 일시적인 금융시장 충격을 벗어나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중


<중국> 금융시장 개방도가 낮은 편으로 직접적인 충격은 없음




III. 시사점

□ 두바이의 대외 신뢰성 타격은 불가피할 듯


◦ 이번 조치는 연초 이후 투자자들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는 단계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신뢰성 타격은 어느 정도 불가피



□ 아부다비로 경제 중심축 이동 및 아부다비의 영향력 커질 듯


◦ UAE 석유 수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아부다비가 두바이 구제 금융에
나서면서 UAE 경제의 축으로 전면에 나서고, 두바이 구조조정 요청 등으로 아부다비의 UAE내 영향력은 더욱 커질 듯




IV. 두바이 쇼크의 원인

□ 자체 자금 조달능력이 부족한 차입 의존형 경제구조의 취약성


◦ 두바이는 자체 부존자원이 부족2)하여 1980년대부터 자유무역지대 개발
등을 통해 무역 및 관광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여 중동아프리카의 허브로 성장



□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유동성 위기 맞아


◦ 2008년 하반기 이후 금융위기로 전 세계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서 두바이의 각종 프로젝트에 필요한 Project Financing 중단




[목차]

Ⅰ. 두바이 쇼크 원인 및 현지 분위기

Ⅱ.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및 현지 업체 반응

Ⅲ. 주변국 반응

Ⅳ. 시사점

 

 

 

 

2009년 11월 24일 화요일

성장과 물가를 감안한 정책 금리수준



성장과 물가를 감안한 정책 금리수준



실물과 금융시장이 개선되면서 정책금리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경제 및 실질환율 등을 고려한 정책금리 수준을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

2009년 3분기에는 2% 내외로 나타났고 2010년에는 평균 2.7% 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시장의 붕괴와 그에 따른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맞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추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는 정책금리를 0~0.25%로 낮추는 것과 함께 국채 및 모기지증권을 매입하는 ‘양적 완화’ 조치를 시행하였고,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였다.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정책은 금융부문의 중추인 은행부문에서의 자금이탈을 보충하고, 중앙은행이 은행을 통하지 않고 민간에 직접 신용을 제공함으로써 대규모 손실과 위험기피로 기능이 마비된 금융시장을 보완하는데 주목적이 있는 비상대책이었다. 그렇지만 비상대책이기 때문에, 금융시장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는 과정 중 적절한 시점에서 되돌려져야만 비상대책의 부작용인 민간과 정부영역의 상충, 금융기관에 대한 부적절한 보조 및 유인 등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이하 ‘정책금리’) 인하, 은행에 대한 외화 및 원화 유동성 지원, 자기자본 확충지원 등의 조치가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 대내외적인 금융 및 경제 여건 개선에 힘입어 대부분이 만료되었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부분이 정책금리 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표 1> 참조). 물론 대내외적인 여건이 다시 악화되고 금융시스템의 자립기반이 흔들리는 경우에는 비상조치들이 다시 시행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정책금리 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그에 기반하여 향후 정책금리의 향방을 가늠하는 것이 주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3분기 물가를 감안한 실질정책금리는 0%로

장기평균보다 낮아 경기부양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정책금리는 경기부양적인 수준

최근의 개선된 실물 및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9개월 간 동결된 정책금리는 변경될 여건이 마련되어 간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정책금리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이를 가장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정책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정책금리’이다. 실질정책금리가 정책금리의 장기 평균 실질금리 수준인 0.8%(2002~2009년 평균) 보다 낮으면 현재의 정책금리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경기부양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고, 반대로 0.8% 보다는 높으면 긴축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은 2002년 이후 ‘실질정책금리’를 나타낸 것이다. 2005년 4분기에서 2008년 1분기까지 실질정책금리는 1~2% 범위에 있어 긴축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2008년 2분기 이후에는 0.8%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경기부양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년 3분기에는 실질정책금리가 0%로 나타나 경기부양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그림 1>에서 나타난 특징은 경기가 확장국면에 있는 경우 실질정책금리가 장기 수준을 웃돌고, 반대로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 정책금리가 장기 수준 이하로 하락한다는 점이다. 이는 중앙은행이 경기상황을 감안하여 정책금리를 조정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1

1 Alan Blinder는 ‘중앙은행의 이론과 실제’에서 실질정책금리가 0 이하인지 여부를 보고 FRB의 정책을 판단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테일러 준칙으로 정책금리를 추정한 결과는

현행 수준과 비슷하였다.



테일러 준칙으로 본 정책금리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감안해서 이루어진다. 중앙은행의 이러한 의사결정을 수식으로 표현한 것이 ‘테일러 준칙’(Taylor Rule 또는 Taylor-type Rule)이다. 테일러 준칙에 의하면 중앙은행은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고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이 상정하고 있는 목표 수준에서 벗어나면 정책금리를 올려서 경기가 과열되어 물가상승률이 더 올라가는 것을 막는다. 반대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고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의 목표치 보다 내려가면 정책금리를 낮추어서 경기를 진작시킨다.

그리고 실제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과의 차이인 GDP 갭과 물가상승률과 목표 물가상승률과의 격차인 인플레이션 갭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금리를 조정한다고 한다. 만약 경제성장을 물가보다 우선시하는 경우 성장률 변화에 반응해서 금리를 조정하고, 반대로 물가안정을 우선시하는 경우 물가변동에 민감하게 금리를 변화시키게 된다. 테일러가 제시한 통화정책 준칙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의 금리결정 과정을 잘 묘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많은 경제학자들이 테일러 준칙을 기준으로 통화정책을 평가하기도 하고 예측하기도 한다.

2003년 이후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을 테일러 준칙이라는 틀에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분석의 가정은 잠재성장률을 4.5%로, 중앙은행의 GDP 갭과 인플레이션 갭에 대한 가중치는 각각 0.6과 0.4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한국은행이 2003년부터 제시한 물가상승률 목표치(inflation targeting)의 밴드를 물가목표로 활용하였다. <그림 2>는 이러한 가정하에 테일러 준칙에 따라서 도출된 정책금리(이하 ‘테일러 금리’)이다. 이에 따르면 3분기의 정책금리는 1.7~2.1%로 현재의 정책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테일러 준칙을 활용할 때 주의할 점은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 내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한 동원에서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라고 정의되지만, 직접 관측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통계적 기법을 통해서 추정한다. 만약 잠재성장률 추정이 어긋나는 경우에는 테일러 준칙이 제시하는 정책금리도 어긋날 수밖에 없다. 결국 임금상승이나 물가상승률 등을 관찰하여 정책을 취하게 된다. 


  

만약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4.5%에서 0.5%p 하락한 4.0%로 가정하는 경우 테일러 금리는 2.0~2.4%로 다소 올라가게 되고, 잠재성장률이 0.5%p 높은 5%인 경우에는 1.4~1.7%로 떨어지게 된다. 아울러 주의할 점은 테일러 준칙은 국가간 무역과 자본이동이 없는 폐쇄경제(closed economy)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준칙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수출과 수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우리나라 상황을 감안한다면 정책금리를 예측하거나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세계경제 후퇴는 정책금리 인상의 효과를,
실질실효환율 절하는 정책금리 인하의 효과를 보인다.


대외부문을 고려한 경우의 정책금리

대외부문이 없는 경우에 적합한 테일러 준칙을 대외부문이 있는 개방형 경제에 맞게 수정하려면, 대외부문이 경제에 미치는 경로를 생각하여야 한다. 우선 환율을 고려할 수 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실질변수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명목환율보다는 국가간 수출입 비중 등을 고려한 실질실효환율이 상대적으로 적합하다. 

실질실효환율의 변동은 우선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실질실효환율이 절상(원화가치의 상승)되면 원화로 환산한 수입품 가격은 하락하게 되어 물가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질실효환율의 절상이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반면, 우리나라 수출품의 대외적인 가격경쟁력은 악화시켜 경제성장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실질실효환율의 절상은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물가하락을 가져온다. 환율 이외에 세계경기도 주요한 대외적인 경제변수이다. 세계경제가 성장하게 되면 우리나라 수출도 증가하여 경제성장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발생한다. 반면 2008년 초의 유가상승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계경제성장은 주요 수입품인 원유, 구리, 밀 등 원자재 등의 가격상승을 불러와 국내물가의 상승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대외부문을 고려한다면 중앙은행은 우선 환율변동에 따른 물가와 성장의 변화를 고려하고, 세계경제의 국내 물가와 성장에의 영향력도 고려하여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이러한 사항들을 감안해서 세계경제 성장률, 실질정책금리, 실질실효환율,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간의 관계를 경제이론을 감안한 벡터자기회귀모형(Structural Vector Autoregressive model)으로 분석하였다(42페이지 Box 참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실질실효환율 12% 절상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정책금리가 1% 인상되는 것과 비슷하였으며,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누적)은 실질실효환율 10% 절상(전분기 대비)이 물가상승률을 1.0%p(10분기 누적) 정도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세계경제의 후퇴는 국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동시에 낮추면서 정책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부문을 고려하여 테일러 준칙을 수정하여
추정한 정책금리도 2% 내외로 나타났다
.



자산가격 변동에는 미시적 규제로 대응할 수도


미국의 주택가격 급락과 그에 따른 금융부문의 대규모 손실이 가져온 결과는 중앙은행들의 자산 가격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주택가격이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요인으로 언급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정책금리가 주택가격뿐만 아니라 경제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논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안적으로 담보대출비율(Loan to Value ; 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ebt to Income ; DTI)의 규제라는 미시적인 수단을 통해서 주택가격 변동이 초래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단순한 모형으로 담보대출비율 제한의 효과를 살펴본 결과도 이러한 사실에 부합하였다. 1994~2008년까지의 금리, LTV, 전국아파트 가격지수,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등의 변수를 이용해서 LTV 하락의 효과를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LTV를 30%p 줄이는 규제는 주택가격을 장기적으로 0.4%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D금리 0.5%p 상승이 야기하는 효과와 비슷하다.


 



대외부문을 고려한 테일러 금리와 실제 정책금리를 비교하여 보자. 우선 우리나라를 테일러 금리 모델이 상정하고 있는 폐쇄경제로 환원하기 위해서 대외부문의 영향력을 제거한다. 이를 위해 민간소비를 폐쇄경제에서의 GDP라고 가정하고, 물가에서 세계경제와 환율의 영향력을 제거한 후 테일러 금리를 산출한다. 이와 같이 폐쇄경제를 상정한 상태에서 대외적인 변수가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중앙은행이 금리를 변동시킨다고 가정하면 개방경제하에서의 테일러 금리가 도출된다. 예를 들어 세계경제 침체가 발생하면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인하하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 조정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고 정하는 것이다. 

<그림 4>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도출된 개방경제의 테일러 금리와 실제 정책금리를 나타낸 것이다. 테일러 금리를 실제 정책금리와 비교하면 2007년까지는 수준에서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2008년 이후에는 형태가 거의 비슷하고 수준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2009년 3분기만을 비교하는 경우 실질실효환율의 절상효과와 세계경제성장률의 부진 등을 감안할 때 테일러 금리는 2% 내외로 현행 정책금리와 큰 차이가 없다. 



세계경제 성장, 실질실효환율 등의 변화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세계경제성장률, 실질정책금리, 실질실효환율, 경제성장률, 물가간의 관계를 경제이론을 감안한 벡터자기모형(Structural Vector Autoregressive)으로 살펴보았다. 대상기간은 1995년~2009년 3분기로, 국내 경제성장률은 GDP갭, 세계경제성장률은 Hodrick-Prescott 필터를 사용한 추세치와의 차이, 실질정책금리는 명목정책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수치, 실질실효환율은 로그 변환한 값을 기준으로 하여 평균과의 차이, 물가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활용하였다. 그리고 정책금리와 세계경제성장률간에는 당기에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지 않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아울러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간에는 당기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으로 가정하

였다.

추정한 결과를 요약하면, 세계경제성장률이 1%p 상승하면 10분기에 걸쳐 국내물가는 2.9%p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2.8%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실질실효환율의 10% 상승은 성장 및 물가 상승률을 1%p 하락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010년의 경우 연말 3% 수준까지의 정책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형을 통해서 산출한 정책금리와 실제 정책금리에 차이가 나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우선 중앙은행은 정책금리 변동 요인에 대해서 즉각 반응하지 않고 시차를 두어 정책금리를 변동시킨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환율의 움직임과 세계경제의 부진이 추세적이지 않고 일시적이라면, 현재의 물가상승률이 낮다고 해서 정책금리를 낮추는 것은 향후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정책금리를 다소 높게 설정할 수도 있다. 폐쇄경제의 대용지표로 민간소비를 설정하였으나, 투자도 내수의 주요 항목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못한 점도 있다. 

대외부문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 실제 정책금리와 테일러 준칙을 이용하여 산출한 정책금리와의 차이가 2002년~2005년까지는 크지 않았으나, 2005년 이후 다소 큰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대외부문을 고려하여 산출한 테일러 금리와 실제 정책금리를 비교해 보면, 2006~2007년 중 1%p 정도 실제정책금리가 높았던 반면, 2008년 중에는 정책금리가 낮았으나 2009년에는 두 수치 간의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위의 수정된 테일러금리 추정식에 2010년의 민간소비 증가율(3.7%) 및 물가상승률(2.7%), 세계경제성장률(3.0%)과 실질실효환율(5% 내외 상승) 등의 당 연구원 전망치를 대입하면 내년 정책금리는 평균 2.7%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상을 요약하면, 2009년 하반기 정책금리 수준은 물가, 성장, 대외변수 등을 감안한 테일러 준칙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0년의 경우 테일러 준칙에 의거한 금리정책을 수행한다면 연말 3% 수준까지의 정책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물론 국내외 경제가 경기 재 침체 없이 지속 가능한(sustainable) 회복세를 지속한다는 전제하의 이야기다.  

 

Source : LGERI

2009년 11월 22일 일요일

미국경제, 멀어지고 있는 출구전략


미국경제, 멀어지고 있는 출구전략 (DERI)


높은 실업률과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미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



미 연준은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 부양 효과로 주택경기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활동의 회복세는 나타내고 있으나, 지속되는 실업률 및 소득 정체로 인해 기준금리를 제로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

▶ 연내 두 자릿수 실업률이 현실화됨에 따라 재정 및 통화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이 조기에 실행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으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빨라야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





미 연준, 상당기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 고수


서프라이즈는 없었다. 11월 FOMC에서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제로금리(0~0.25%) 수준으로 동결하며 시장의 기대에 부합했다.

앞서 미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연율 3.5%를 기록하며 2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소비지출은 5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반전하는 등 경제지표가 엇갈린 신호를 보여주고 있어 미 연준의 고민이 깊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 연준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예외적으로 낮은 기준금리 수준을 상당 기간에 걸쳐 유지할 필요가 있다(economic conditions are likely to warrant exceptionally low levels of the federal funds rate for an extended period)”는 기존의 문구를 유지하였으며, 이는 확장적 정책의 기간과 강도가 약해질 수도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금융시장의 여건은 9월 회의 이후 지금까지 대체로 변화가 없었으나 주택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이전 9월 성명서에서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Household spending seems to be stabilizing)고 밝혔던 가계소비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appears to expand)’이라는 표현으로 선회했다는 점이다.


 

 

자료 : Bloomberg, 대신경제연구소(DERI)



실제로 신규주택판매는 정부의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8,000달러)으로 1월 연32만 9천 호에서 8월 41만 7천 호로 증가했으며, 신규주택건설착공 건수 역시 4월 연 49만 9천 호에서 7월 59만 3천 호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일 발표된 ISM(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 지수가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기준선인 50을 상회한 55.7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확장국면을 지속한 점도 경기 회복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억제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FRB의 관리수준(2% 내외)을 단기간 내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초저금리 기조 유지 및 경기회복 따른 인플레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FOMC 성명에서도 여러 차례 밝혔듯이 상당한 정도에 이르는 수요 부진은 비용상승 압력을 계속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안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산가격의 버블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와 출구전략의 조기 집행이 필요하다는 견해에 맞서 제로금리 정책의 당위성을 지지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한편,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규모(1조 2,500억 달러)는 동결하고 기관채권 매입 규모를 당초
최대 2,000억 달러에서 1,750억 달러로 변경하였으나, 이는 정책 기조가 변화했다라기보다는 Fannie Mae와 Freddie Mac에 의해 공급되는 증권 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데 따른 제한적인 수량 변동에 불과하며 이를 출구전략의 시그널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고용상황 악화로 인한 소비 부진은 여전히 염려되는 바


미 10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전월 미 실업률이 시장 컨센서스(9.9%)를 상회하는 10.2%를 기록하며 26년 만에 두 자릿수 실업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용이 대표적인 경기 후행성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과 어느 정도의 실업률 상승은 이미 예견되었다는 점에서 시장에 가해진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또한 실업률 상승과는 달리 고용 감소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점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는데, 전월 고용 감소 규모는 지난 1월 74만 1천명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으며 고용시장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신규실업보험 청구건수 역시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용시장의 악화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 연준이 우려했던 지속되는 실업과 소득 증가의 정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시간당 평균 임금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고용 불안에 따른 소비심리의 회복은 최근 정체 현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장 역시 미국의 실업률이 2011년 일정 시점까지 9%대의 고 실업률 상태가 장기화될 것이고 그에 따른 소비지출 역시 장기간 미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


결론적으로 연내 두 자릿수 실업률이 현실화됨에 따라 재정 및 통화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이 조기에 실행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고용 감소 속도는 둔화되는 가운데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패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 연준은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MBS(모기지담보부증권)과 공사채 매입이 마무리된 이후 금리 인상 시점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로서는 빨라야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Source
: DERI  Economist 채 현 기